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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교 선생님만 교사인 건 아니다

등록 2012-05-07 16:35수정 2012-05-07 16:58

지난 4월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열린 ‘장애인 교육권 확보 및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 결의대회’에서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를 비롯한 관련 학과 학생들이 특수교사 부족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지난 4월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열린 ‘장애인 교육권 확보 및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 결의대회’에서 한국특수교육총연합회를 비롯한 관련 학과 학생들이 특수교사 부족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고정민의 진로·직업 클리닉
장애인 가르치는 특수교사, 기업교육 전문가, 평생교육사 등 다양
내향적 성격도 별문제 없어…아이들과 공감능력 더 뛰어날 수도
“저는 중학교 3학년입니다. 진로에 대한 두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첫 번째 고민은 어렸을 때부터 교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부터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구요, 두 번째 고민은 교사는 사람들 앞에서 말도 잘하고 활발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데 저는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성격으로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교사가 될 수 있을까요?”

최근 임용고사의 경쟁률이 높고, 교사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에 흥미를 가진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는 교사라는 직업이다. 그만큼 정보가 많이 알려져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교사의 특성이나 교사가 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3인 민영이도 어렸을 때부터 교사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학교에서 보는 선생님들의 모습 외에는 교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어서 답답한 마음 때문에 진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민영이의 첫 번째 고민에 대한 대답은 교사에 대한 직업정보를 좀더 폭넓고 깊게 알아보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다. 민영이가 앞으로 교사가 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해나가기 위해서는 교사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정보를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교사라는 광범위한 직업은 여러 형태로 세분화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준비과정도 달라진다. 교사라는 직업의 종류는 가르치는 대상에 따라 나누어 볼 수 있다. 아동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면 초등학교 교사로서의 진로를 생각해볼 수 있으며, 아이들을 돌보는 것보다는 청소년층에 관심이 많다면 중·고등학교 교사로서의 진로를 생각해볼 수 있다.

교사에 관한 직업 정보 폭넓게 수집해야

이렇게 대상에 따라 구분을 해보는 이유는 구체적인 준비과정이 달라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그 대상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따라서 직업선택의 만족도가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필자의 지인은 대학입학 원서를 쓰기 직전까지 주변의 추천에 따라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교육대학으로 진학을 할 것인지, 사범대로 진학하여 중·고등학교 교사가 될 것인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사범대 진학을 선택한 이유는 명절 때 친척 동생들을 돌보았던 경험이 생각나서였다고 한다. 명절 때마다 책임감과 의무감에 어린 친척 동생들을 돌보았지만, 재미있고 즐거운 기억보다는 힘들고 불편했던 기억이 더 많았다고 한다. 그 때문에 초등학교 교사보다는 지식을 전달하는 쪽의 비중이 높은 고등학교 교사가 되자는 결심을 굳히고 사범대 진학을 선택했다고 한다. 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교사라는 직업 안에서도 자신의 흥미나 적성을 고려한 세부적인 선택이 이루어지면 다음 단계에서 구체적인 선택을 하거나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등 교사가 되고자 한다면, 각 지역의 교육대학, 한국교원대학, 이화여자대학의 초등교육과 진학을 목표로 진로 및 진학계획을 세울 수 있고, 중·고등학교 교사가 되고자 한다면 사범대학 또는 일반대에서 관련 전공을 하고 교직이수를 하여 중등 정교사 2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알아보고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사회발달하면서 성인교육 수요도 늘어

초등, 중등 교사 외에도 대상에 따라 영유아를 가르치는 유치원 교사나 보육교사,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사, 직업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교육하는 직업훈련 교사 등의 분야를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수명이 길어지고,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성인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초·중·고 등 정규학교의 교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교육학이나 교육공학, 인력개발학 등을 전공하여 기업교육 전문가가 될 수도 있고, 지역사회 및 기관에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하는 평생교육사 등의 형태로 교육과 관련된 유사직업들을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많은 청소년들은 교육대학이나 사범대로 진학을 하지 못하면 교사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조금만 더 몸을 기울여 들여다보면 다른 직업 대안을 찾아볼 수 있으며,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변화시키는 교사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선택지와 대안을 마련해두고 교사라는 꿈을 생각해본다면 좀더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분야를 선택하여 오랫동안 꿈꾸어온 민영이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민영이의 두 번째 고민은 내향적인 성격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야 하는 교사라는 직업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었다. 민영이처럼 내향적 성격을 지닌 아이들은 외향적인 아이들에 비해 자신을 표현하거나 드러내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직업선택을 할 때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다. 그러나 내향적인 성격은 단점이라기보다는 아이가 가진 하나의 특성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내향적인 면이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장점이 될 수도 있는 양면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같은 교사의 업무를 수행할 때 외향적인 면을 가진 교사들은 내향적 성격을 가진 교사에 비해 교단에서 좀더 활발하게 수업을 이끌고, 가르치는 데 장점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내향적 특성을 가진 교사들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공감해주거나, 차분하고 신중하게 학생들과의 관계 형성이나 지도를 하는 면에서는 외향적 특성을 가진 교사들에 비해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도 있다.

발표 능력 훈련으로 키울 수 있어

교사가 하는 일은 단지 교단에 서서 수업을 하는 일뿐 아니라 학생들을 상담하고 지도하는 일,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평가하는 일, 수업방법이나 내용에 대해 연구하고 강의안을 개발하는 일, 학교의 행정 업무, 특별활동 지도 및 학교행사 운영 등 매우 다양하다. 이런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할 때 단지 외향적, 내향적 성격 특성만으로 교사에 대한 적합성을 설명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이나 책임감, 학생들에 대한 애정, 그리고 학생들의 변화와 발전을 돕고자 하는 열정을 가지고 스스로 노력하려는 마음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러므로 민영이처럼 내향적 성격으로 고민을 하는 아이들이 단지 성격적 요소로 인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수업을 하는 데 필요한 발표 능력과 같은 외향적인 활동들은 얼마든지 훈련과 노력을 통해 개발되고 발전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발전은 콤플렉스를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학습장애를 극복한 아인슈타인, 작은 키 콤플렉스를 극복한 나폴레옹, 루게릭병과 싸우고 있는 과학자 스티븐 호킹 등 많은 위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가진 부족함을 메꾸어 가는 과정은 곧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민영이와 같은 아이들이 자신이 갖고 있는 한두 가지의 단점으로 인해 오랫동안 꾸어왔던 꿈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며,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으로 승화시켜나갈 수 있다는 희망적 신념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는 격려와 지도가 필요할 것이다.

고정민 <함께하는 교육> 기획위원·중부지방노동청 직업상담실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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