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선 기자의 기사 쉽게 쓰기
③ 관점이 다른 기사 비교하기
③ 관점이 다른 기사 비교하기
고등학교에서 논술과 면접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제일 많이 활용하는 학습자료는 신문이다.
이때 교사들은 여러 언론사의 다양한 신문을 비교하고 대조해 볼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한다. 각 언론이 자사의 논조에 따라 같은 사안이라도 다루는 방식과 관점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나의 견해를 주장해야 하는 논술과 면접에서는 상반된 견해와 근거를 두루 이해하고 있어야 설득력이 높아지므로 관점이 다른 기사를 비교해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관점 왜 다른지 비교하면서
논리·사고능력 키울 수 있어 우선, 관점이 다른 기사를 찾기 위해서는 성향이 뚜렷한 신문 2종류를 비교해 보면 수월하다. 학생기자 선발 면접에서 ‘어떤 신문을 보느냐’고 물으면 조선·중앙·동아 가운데 1가지와 한겨레·경향 가운데 1가지를 본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도 같은 이치다. 사안에 따라서는 모든 신문이 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논술이나 면접에까지 출제될 굵직굵직한 이슈는 크게 진보-보수로 구분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11월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 대해 여러 언론사가 보도한 내용을 보자. 집필기준은 교과서를 만드는 저자들이 참고하는 것으로, 집필기준에 들어 있는 항목을 반영했느냐 안 했느냐에 따라 점수를 매겨 검정 통과 여부를 가릴 정도로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교과부가 일부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이라며 수정을 지시한 사례에 비춰 보면, 역사 교과서 문제는 언론사의 논조에 따라 관점의 차이가 크게 갈리는 이슈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각 기사의 제목만 봐도 차이가 확연하다. 5·18 민주화 운동이 삭제되는 것을 보도한 것은 <한겨레>와 <경향신문>뿐이다. 보도 이후 반발이 거세지자 교과부는 출판사에 내려보내는 ‘검정 기준’에는 5·18 민주화 운동을 포함했다. 고등학교 집필기준에도 명시됐다. 사회적인 반향이 큰 일이었지만, 당시 다른 언론사는 기존에 민주주의로 표현되던 것을 자유민주주의로 바꾼 것만 강조했다. 당시 기사를 찾아보면 민주주의-자유민주주의가 한국에서는 진보-보수의 대립임을 알 수 있다. <한국일보>의 제목처럼 다른 언론은 ‘보수의 승리’에 집중한 것이다. 관점이 다른 기사를 비교해 볼 때는 각 기사가 주장하고 있는 바를 어떤 근거로 뒷받침하는가도 살펴야 한다. 견해가 상반된 보도는 간혹 사실(fact)에 대한 해석도 다르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을 두고 <한겨레>와 <조선일보>가 언급한 내용을 보자. 한겨레는 ‘유엔 총회 결의 195’의 ‘한국의 독립의 문제’라는 자료를 근거로, 사학 전공 교수의 말을 빌려 당시 이승만 정부는 한반도 전역이 아닌 선거가 치러진 남한에서의 유일한 정부였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똑같은 ‘195호’를 근거로 들지만, 원문에 ‘그 정부는 코리아(한반도)에서 유일한 그와 같은 정부라는 것(that this is the only such Government in Korea)을 선언한다’고 되어 있다며 해당 표현이 합당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처럼 관점이 다른 기사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어느 사실이 더 설득력이 있는가를 사고하는 과정에서 논리에 대한 근거를 구성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진명선 <한겨레> 사회부 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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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사고능력 키울 수 있어 우선, 관점이 다른 기사를 찾기 위해서는 성향이 뚜렷한 신문 2종류를 비교해 보면 수월하다. 학생기자 선발 면접에서 ‘어떤 신문을 보느냐’고 물으면 조선·중앙·동아 가운데 1가지와 한겨레·경향 가운데 1가지를 본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도 같은 이치다. 사안에 따라서는 모든 신문이 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논술이나 면접에까지 출제될 굵직굵직한 이슈는 크게 진보-보수로 구분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11월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 대해 여러 언론사가 보도한 내용을 보자. 집필기준은 교과서를 만드는 저자들이 참고하는 것으로, 집필기준에 들어 있는 항목을 반영했느냐 안 했느냐에 따라 점수를 매겨 검정 통과 여부를 가릴 정도로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교과부가 일부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이라며 수정을 지시한 사례에 비춰 보면, 역사 교과서 문제는 언론사의 논조에 따라 관점의 차이가 크게 갈리는 이슈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각 기사의 제목만 봐도 차이가 확연하다. 5·18 민주화 운동이 삭제되는 것을 보도한 것은 <한겨레>와 <경향신문>뿐이다. 보도 이후 반발이 거세지자 교과부는 출판사에 내려보내는 ‘검정 기준’에는 5·18 민주화 운동을 포함했다. 고등학교 집필기준에도 명시됐다. 사회적인 반향이 큰 일이었지만, 당시 다른 언론사는 기존에 민주주의로 표현되던 것을 자유민주주의로 바꾼 것만 강조했다. 당시 기사를 찾아보면 민주주의-자유민주주의가 한국에서는 진보-보수의 대립임을 알 수 있다. <한국일보>의 제목처럼 다른 언론은 ‘보수의 승리’에 집중한 것이다. 관점이 다른 기사를 비교해 볼 때는 각 기사가 주장하고 있는 바를 어떤 근거로 뒷받침하는가도 살펴야 한다. 견해가 상반된 보도는 간혹 사실(fact)에 대한 해석도 다르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을 두고 <한겨레>와 <조선일보>가 언급한 내용을 보자. 한겨레는 ‘유엔 총회 결의 195’의 ‘한국의 독립의 문제’라는 자료를 근거로, 사학 전공 교수의 말을 빌려 당시 이승만 정부는 한반도 전역이 아닌 선거가 치러진 남한에서의 유일한 정부였다고 반박한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똑같은 ‘195호’를 근거로 들지만, 원문에 ‘그 정부는 코리아(한반도)에서 유일한 그와 같은 정부라는 것(that this is the only such Government in Korea)을 선언한다’고 되어 있다며 해당 표현이 합당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처럼 관점이 다른 기사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어느 사실이 더 설득력이 있는가를 사고하는 과정에서 논리에 대한 근거를 구성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진명선 <한겨레> 사회부 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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