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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선생님이 우선 창의력 전문가 돼야

등록 2012-03-26 16:52

초중등 신문활용교육 NIE 글쓰기
25. 연재를 마치며
신문 활용 갈래별 글쓰기
교과 공부와 밀접한 관계

신문을 활용한 갈래별 글쓰기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오래전부터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스스로 한계에 부딪친 적이 있었다. 열심히 가르치는데도 아이들은 항상 글쓰기를 어려워했다. 주제 파악하는 것도, 자신의 생각을 한 편의 글로 완성하는 것도 어려워하는 아이들에게 논리성이나 창의성까지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 우선 제대로 읽기가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글쓴이의 생각을 어떤 글의 형식에 어떻게 담아냈는지를 모르고서 읽는 글은 글자 구경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대로 읽기가 안 되는 아이들에게 책읽기는 즐겁지 않은 일이다. 아이들에게 책은 필요해서 읽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읽고 나서도 책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일주일 전에 읽은 책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책 내용과 작가의 의도 등을 아이들에게 설명하면서 이건 또 하나의 주입식 교육이구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건 책읽기를 통해서 아이들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싶었던 내 꿈과도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일이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활동과 읽기, 쓰기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즈음 문화센터에서 주제신문 만들기와 신문활용학습을 강의하고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신문과 연결해서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이 신문을 활용해서 하는 활동들은 재미있어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신문을 활용한 갈래별 글쓰기와 글 읽기를 함께 했다. 퍼즐을 만들고, 일기를 쓰고, <안네의 일기>를 읽었다. 일기를 쓴 후 읽는 글이라 받아들이는 것이 달랐다. 안네도 자신들과 같은 과정을 거쳐서 일기를 썼다는 것을 알고 신기하게 생각했다. 나아가 잘 쓴 일기는 역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은 어떤 역사를 기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신문에 나오는 과학 관련 기사를 읽고, 설명문을 쓰고, 과학책을 읽었고, 신문에 나오는 인물에게 편지를 쓰고, 정약용의 <아버지의 편지>를 읽었다. 사진이나 그림을 활용하여 동화를 쓰고, 동화를 읽었다. 그동안 선생님의 질문과 설명을 통하여 글을 이해하던 아이들이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이 보였다. 나름대로 책을 분석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하면서 읽는 것 같았다. 그래서 책을 읽고 오는 날은 하고 싶은 얘기가 무척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자기들끼리 토론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갈래별 읽기, 쓰기는 교과 공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중학생들의 국어교과는 갈래별 글의 특징을 알고 제대로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한 학습목표가 대부분이다. 시험문항들도 대부분 글 이해와 관계있는 것들이다. 국어를 제외한 나머지 교과는 대부분 설명문이기 때문에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어떻게 구성하여 썼는가를 알면 훨씬 내용 이해가 쉽다. 요점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활용교육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었을 땐 다양한 활용방법들이 소개되고 실제 현장에서 학습에 활용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에 비해 활용범위가 좁아졌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전문성의 부족이다. 신문의 여러 요소들을 학습목표에 맞춰 가공하는 일은 전문성이 필요한 일이다. 신문을 창의력에 활용하려면 선생님이 창의력 전문가여야 한다. 그래야 창의력 향상을 위해 제대로 신문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 한 선생님이 여러 분야를 다루다 보니 신문 활용에 깊이가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

그래서 현재 신문은 독서, 논술과 교과 학습에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대학입시의 영향으로 가장 관심 분야임과 동시에 가장 전문가가 많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쓴 글도 독서 논술과 가장 관련이 깊다. 앞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신문활용방법을 깊이 있게 연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그렇게 되면 서로서로 필요한 부분을 활용하여 좀더 깊이 있고 재미있는 학습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순자/한겨레글쓰기연구소 엔아이이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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