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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TV 옆에 연표·지도 붙여 놓아보세요

등록 2012-03-19 14:31

꼴찌 아들 우등생으로 만든 엄마표 공부법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학교 옆 아파트 단지를 지나온 적이 있다.

자정이 훨씬 넘은 시간이어서 어두워야 할 시간인데 동네가 대낮처럼 밝았다.

이유를 찾으려 시선을 올려다보니 집집마다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같이 있던 지인 중 한 명이 시험기간이라며 진풍경의 이유를 설명해줬다. 누군가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요즘은 애들이 다들 사법시험을 치르는 것처럼 공부한다고.

이렇게 다들 사법시험 보는 것처럼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치르고 나면 잘 봤든 못 봤든 그날 하루는 아이들은 해방감을 느끼고 엄마들은 긴장을 풀며 한숨 돌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때부터 엄마들은 또 바쁘다. 엄마들끼리 전화기를 붙들거나 모여앉아 아이들 성적 이야기의 막이 오르기 때문이다.

대하·역사 드라마 등장인물
곧바로 파악해 저절로 공부

주로 하는 이야기 중 가장 많은 것을 살펴보면 우리 애는 다 아는 문제를 실수해서 틀렸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하는 것이다. 둘째는 다른 과목은 다 잘 쳤는데 한 과목을 망쳐서 평균이 내려갔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비교적 수학, 과학을 잘하는 아이들이 망치는 한 가지 과목이 있는데 바로 사회다. 사회 과목은 암기과목이라 수학적인 좌뇌를 가진 아이들에겐 최대의 걸림돌이다.

내가 아들과 함께 하는 엄마표 공부를 하기 위해 사회교과서를 공부했을 때 기후, 날씨, 풍랑, 풍속, 산맥, 도시, 작물 재배, 강 이름을 외웠고, 역사는 단군의 고조선 건국부터 연대, 사건, 사고 등을 외웠다. 암기할 게 너무 많아 아이가 천재여야 가능하지 않겠는가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아들은 사회공부에 크게 공들이지 않아도 시험을 아주 잘 치렀다. 중학교 3년 동안에도 사회과목은 거의 100점을 받아 왔으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어떤 비결이 있었을까? 나름대로 분석해본 결과, 답이 나왔다.

아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을 무렵부터 우리집에서 온 식구가 유일하게 함께 모여 보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바로 대하드라마, 역사드라마였다. 아이가 사회공부에 흥미를 느끼도록 하고 역사공부에 조금 도움이 되게 하고자, 역사드라마를 시청하는 것과 함께 우리나라 역대 왕이 그려진 연대표를 텔레비전 옆 벽면에 붙여놓았다. 이에 곁들여 우리나라 지도와 세계지도도 함께 벽면을 차지했다. 그것은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드라마에서 중심인물들의 이름과 사건이 나오면 바로 벽면에 붙어 있는 연대표를 보면서 인물들을 파악했으며, 그것과 관련된 역사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텔레비전으로 시청을 하니 아이도 공부로 느끼지 않아 매우 흥미로워하면서, 자연적으로 공부가 되었다.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도 한몫했다.

교과서에 나오는 지리를 무작정 다 외우려면 머리만 아프고 참 힘들다. 그러나 텔레비전이나 책을 보고 아이 스스로 궁금하여 찾아보니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다. 자연히 관심을 가지면 공부는 즐거워지는 것이다. 그러면서 학교 수업 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선생님께서 질문하면 먼저 손을 들고 대답하니 칭찬을 듣게 되고 계속되는 칭찬에 아이는 더 열심히 수업에 집중하니 완벽한 사회공부가 되지 않았는가 싶다.

또 하나, 엄마와 공부할 때 도움 되는 암기 방법이 있다. 엄마와 함께 교과서에서 문제를 만들어내어 역할을 바꿔가며 질문하는 것으로 암기하는 공부에 매우 효과적이다.

이렇게 초등학교 5, 6학년 때 먼저 흥미를 가지게 하고 재미를 붙인 사회공부는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빛을 발했다. 자신이 좋아하기 때문에 즐겁게 하는 것이다.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찾아서 접하는 것과 교과서를 펼쳐서 접하는 것은 나중에 큰 차이를 가져온다. 무엇이든 자신이 좋아해서 해야 공부도, 실력도 는다.

특히 아이가 암기과목처럼 약한 부분이 있다면 먼저 흥미를 가지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공부를 즐겁게 하도록 도와주는 것, 엄마표 공부법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김민숙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자녀 교육하기/공부하기> 수기 공모전 우수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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