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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토요일에 뭐 할까? 네 안에 답 있어!

등록 2012-02-13 15:48수정 2012-02-13 15:50

초등생 여진곤군은 놀토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학교 밖 체험 활동에 참여한다.(사진 왼쪽에서 두번째까지) 고등학생 박정연양은 놀토에 부족한 수학 공부도 보충하고, 수련관 등을 찾아 미래 진로와 관련된 기자 활동도 한다.
초등생 여진곤군은 놀토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학교 밖 체험 활동에 참여한다.(사진 왼쪽에서 두번째까지) 고등학생 박정연양은 놀토에 부족한 수학 공부도 보충하고, 수련관 등을 찾아 미래 진로와 관련된 기자 활동도 한다.
주5일제 수업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오는 3월부터 전국의 모든 학교가 주5일 수업제를 자율시행한다. 정부에서는 돌봄교실, 토요 방과후학교, 지역아동센터 프로그램 확대 등 주5일 수업제에 맞춘 다양한 대안들을 발표했다. 하지만 학부모는 벌써부터 ‘빨간날’이 무섭다. 이 시간에 다른 집 자녀들은 학원가를 돌며 보충학습을 할 거라고 불안해한다. 어떻게 해야 알찬 토요일을 보낼 수 있을까?

사례 1. 초딩 진곤이네-토요일엔 교과서 밖으로!

겨울에는 8시, 여름에는 6시30분이 평균 기상 시간이다. 토요일은 활동이 많다. 피곤해지기 쉽다. 일찍 시작해서 일찍 종료하자. 5일 동안 학교 가느라 고생했다. 아들은 이제 초등학교 예비 4학년이다. 토요일만큼은 학교 밖 세상을 만나야 한다. 많이 보고, 경험할 때다. 이런 경험이 훗날 공부, 나아가 삶에도 밑바탕이 될 거다. 토요일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선에서 체험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동갑내기 서넛이 함께 한다. 두 명은 ‘비추’다. 한 친구가 참석 못할 일이 생길 수 있다. 다른 엄마들도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아이를 혼자 보낼 일이 생겨도 큰 걱정 없다. 비용은 거의 안 든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의 공원’ 누리집(parks.seoul.go.kr/park)에 가 봐라. 체험학습과 함께 아들이 꾸준히 하고 있는 놀토 활동은 인라인 스케이트다. 아이는 “땀을 흘리니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한다.

초등, 엄마 맘대로 계획 잡지 말길
중등, ‘학습’과 ‘진로’ 안배 해봐요

서울 성북구에 사는 허미숙씨가 올해 4학년에 올라가는 여진곤군과 놀토를 보내는 사연이다.

아이들이 토요일을 잘 보내려면 원칙이 필요하다. 허씨는 “아이가 즐겁지 않은 활동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초등학생의 토요일 계획은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조심해야 할 것은 학습 위주로 계획을 짜는 것이다. 주5일 수업제로 수업일수는 줄지만 수업시간은 예전과 같다. 월 2회 진행하던 토요일 수업시간만큼 평일 수업시간은 는다. 에듀닥터 바른배움 정윤주 대표는 “아이들 처지에서는 주중에 수업시간이 늘어나는 거라 주말까지 공부만 강요하면 오히려 학습동기가 떨어진다”고 했다.


토요일을 꾸려가는 열쇠는 아이한테 주는 게 가장 좋다. 정윤주 대표는 “아이가 뭘 원하는지를 함께 얘기해보는 게 토요일 계획을 세우는 첫 단추”라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를 보면 “주5일제 수업이 시행되면 어떤 프로그램을 희망하느냐?”는 질문에 학생 28.6%가 취미·레저활동을 손꼽았다.

초등학생들이 토요일에 참여하기 가장 좋은 프로그램은 역시 체험학습이다. 하지만 체험 프로그램도 부모가 ‘학습강박증’에 빠져 있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우리아이 창의력 키우는 놀토>를 쓴 여행 파워블로거(capzzang70.com) 장은숙씨는 “계획을 짜는 방법은 다양하다”며 “부모의 직업, 가족 구성원의 상황, 여행 가능 주기, 여행 패턴 등을 정한 뒤에 계절별로 맞춰 가면 좋을 곳을 분기별로 계획해두면 체계적으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녀와서도 학습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아이가 가능한 선에서 활동을 정리하도록 도와주세요. 글을 잘 못 쓴다면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좋죠.”

토요일을 잘 보내려면 컴퓨터 앞에서 ‘손품’을 팔아야 한다. 그래야 저렴한 체험 장소도 물색할 수 있다. 각 지역에서 하는 시티투어, 지역 어린이박물관, 한국관광공사 누리집 등은 즐겨찾기를 해두는 게 좋다.

부모 입장에서 토요일에 대한 부담을 덜려면 다른 가족들과의 ‘연대’도 중요하다. 많은 직장들이 주5일 근무를 하지만 토요일에 밀린 집안일을 해야 하는 학부모들도 많다. 이럴 때 다른 가족과 연대해 모임을 구성하면 정보교류도 하고, 품앗이 식으로 서로의 자녀들을 돌볼 수도 있다.

사례 2. 고딩 박정연양-공부와 꿈, 두 토끼 잡아!

보통 10시에 기상해 독서실로 향한다. 토요일에는 텔레비전 등의 유혹을 견디기 힘들다. 부모님이 맞벌이라 토요일 시간표도 스스로 짜고 실천한다. 평일에는 모든 과목을, 토요일에는 취약 과목인 수학을 공부한다. 오후 2시부터는 서울시중구청소년수련관으로 향한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수련관에서 ‘티제이’(TJ, Teens Journalist) 기자단 활동을 해왔다.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우연히 참여한 활동이다. 덕분에 언론 분야로 진로도 찾았다. 수련관 활동은 돈이 들지 않는다. 활동이 6시에 끝나면 집에 온다. 그 뒤에는 영어 관련 활동을 한다. 교과목 공부가 아니다. 영어를 좋아해서 교과서 밖에서 심화된 공부를 하고 싶었다. 이 시간부터는 <뉴욕 타임스> 기사를 골라 단어공부를 한다. 저녁에는 ‘기아대책’(www.kfhi.or.kr)이라는 기관에서 편지 번역 봉사를 한다. 외국 어린이를 후원하는 사람들이 쓴 편지를 번역해준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이런 시간표로 토요일을 보냈다. 토요일에 이런 활동들을 한 이야기를 진학 때 자기소개서에 진솔하게 적었다.


지자체, 어린이박물관 누리집 등을 잘 이용하면 놀토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학교 밖 체험을 할 수 있는 저렴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지자체, 어린이박물관 누리집 등을 잘 이용하면 놀토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학교 밖 체험을 할 수 있는 저렴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중·고교생들은 토요일도 ‘입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기에 ‘진로탐색’에 대한 부담도 크다. 그런 점에서 대일외고 예비 2학년 박정연양의 시간표는 학습과 진로탐색 활동을 적절히 안배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경우다.

중고생이 토요일에 학습을 버릴 수는 없다. 하지만 토요일 공부에도 원칙은 필요하다. 토요일을 잘 보내는 학생들 대부분이 “토요일에는 예습이 아닌 ‘복습’에 집중하라”고 충고한다. 싫은 과목 하나를 붙잡고 있는 것도 좋지 않다. 가온고 예비 3학년 오수정양은 “평일에 하기 싫은 과목을 주말에 끝내버리려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렇게 동기부여 자체가 없는 과목을 토요일에 몰아 하면 제대로 못할 게 뻔하다”며 “토요일에는 좋아하거나 흥미가 있지만 성적이 잘 오르지 않았던 과목 위주로 공부하고, 정말 싫은 과목은 매일 조금씩 해두는 게 좋다”고 했다.

토요일 공부만큼은 나한테 맞는 최적의 공부공간을 찾아 해보는 것도 좋다. 진명여고 예비 2학년 이재경양은 놀토에는 반드시 양천도서관에 간다. “갑갑한 독서실보다는 숨통이 트이는 공간이 저한테 맞았거든요. 밤 10시경까지 운영하니까 도서관에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꽤 됩니다.”

그나마 시간 여유가 있는 중학생은 역동적인 취미 활동을 찾는 것도 좋다. 놀토를 활용해 밴드 활동을 하는 목일중 예비 3학년 박예원양은 토요일에 일렉트릭 기타를 친 지 약 1년이 됐다. 박양은 “전에는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었는데 기타를 배운 뒤에는 새로운 한주를 시작할 때 확실히 기분이 좋다”고 했다.

중학교 이상 학생들이 토요일을 보낼 때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은 진로와 관련한 활동들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진로탐색은 먼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당장 고교, 대학 진학을 위해서도 중요한 요소가 됐다. 오수정양은 보육원에서 초등학생들에게 국어, 수학 등을 가르친다. 봉사의 의미도 있지만 자신의 꿈을 미리 체험해보는 과정이다. 오양은 “교대 진학이 꿈”이라고 했다.

진로활동에 대한 정보는 멀리서 찾을 것 없다. 지역사회에 있는 수련관이 청소년들한테는 최적의 공간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교 공부로만 알 수 없는 것들도 만난다. 박정연양이 수련관 기자단 활동을 통해 얻은 건 꿈만이 아니다. 박양은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모르는 사람한테 말도 걸어봤다”며 “학교에서 해보지 못한 활동을 하면서 사람을 대할 때 어떤 태도가 필요한지를 알게 됐다”고 했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초등 토요일 시간표 짤 때 알아둘 것

◎ 체험학습 선택은 부모가 아닌 아이가 한다.

◎ 체험학습은 또래 3, 4명이 그룹으로 참여하면 좋다.

◎ 땀 흘려 운동하고 발산할 시간을 한 시간 정도 넣는다.

중등 토요일 시간표 짤 때 알아둘 것

◎ 공부를 할 때는 예습보다는 복습 위주로 한다.

◎ 나만의 최적화된 학습공간을 찾는다.

◎ 학습시간과 함께 진로탐색을 위한 학교 밖 활동 시간을 반드시 넣는다.

◎ 학습 스트레스를 풀 만한 역동적인 활동을 한 가지 넣는다.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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