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깎아 장구를 만드는 모습을 보는 어린이들.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① 난계국악박물관
주위를 둘러보면 피아노·바이올린·플루트 학원이 주위에 즐비하지만 우리 음악인 국악(國樂)을 다루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문득 우리의 것을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 걱정된다. 우리 음악을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충북 영동에 난계 관련 시설이 모여 있다. 난계(蘭溪)는 고구려 왕산악, 신라 우륵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분인 박연(1378~1458) 선생의 호다. 조선 초 세종대왕과 더불어 우리 음악을 정비한 난계 선생의 고향이 충북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로 난계 선생 생가와 묘소, 난계사당이 있고, 난계국악박물관,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 등 다양한 국악 관련 시설이 모여 있어 한 번의 걸음으로 얻을 것이 많다.
먼저 난계국악박물관(nangye.yd21.go.kr)을 둘러보자. 편경, 편종, 박, 어, 축 등 전통악기가 전시되어 있고 고문헌실, 명인실, 죽헌실 등 음향 및 영상시설과 고서 등 2500여점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국악의 기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함께 있는 난계국악기제작촌(www.nangyekukak.or.kr) 중 현악기 공방에서는 거문고·가야금·아쟁 등 현으로 된 악기를, 타악기 공방에서는 장구·북 등 때리는 악기를 제작한다. 명주실과 개량실이 소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칠은 어떤 순서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히 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더불어 전통악기의 실물 제작뿐 아니라 미니 장구, 미니 해금 등 미니어처 제작 프로그램도 있다. 국악기체험전수관에는 15종 300여점의 국악기가 비치되어 있으며, 전문 강사에게서 장단, 연주법 등을 배울 수 있다. 공연장과 체험전수실, 세미나실, 개인연습실과 숙박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방학이면 연수 장소로도 인기 만점이다. 난계국악관에서 전통국악 공연까지 보면 우리 음악이 정겨워지고 친근해진다. 우리 것이 소중한 것임은 누구나가 알고 있지만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바이올린 소리보다 가야금 소리가 아름다우며 베토벤보다 난계 박연이 멋진 음악가라는 것을 익힐 수 있는 장소들이다.
글·그림 이동미 <여행작가 엄마와 떠나는 공부여행>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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