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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띄어쓰기 예외 많지만 기본 규칙은 알아야

등록 2011-12-26 15:43

정종법 기자의 초·중등 문장 강화
9. 맞춤법에 주의하라
② 쓰임새에 따른 띄어쓰기에 주의하라
③ 헷갈리기 쉬운 띄어쓰기에 주의하라
④ 외래어 표기법에 주의하라

각 단어 띄고, 의존명사 띄고, 조사 붙이고
전체가 한 단어로 굳어진 낱말은 붙여 써야

‘이같은’(×)과 ‘이 같은’(○) 가운데 어떤 것이 맞을까? ‘내 것, 누나 것’은 띄어 쓰는데, ‘이것, 저것’은 왜 붙여 쓸까? ‘가지않다’는 ‘가지 않다’로 띄어 쓰는데, ‘못지않다’는 왜 띄어 쓰지 못할까?

우리말 띄어쓰기를 공부하면 할수록 궁금증이 꼬리를 문다. 띄어쓰기에 예외가 많기 때문이다. 띄어쓰기 규정 제1장 제2항은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고 돼 있다. ‘원칙으로 한다’는 ‘예외가 있다’는 뜻이다.

독립해 쓰지 못하지만 명사 구실을 하는 의존명사는 띄어쓰기 규정 제42항 ‘의존명사는 띄어 쓴다’에 따른다. ‘것’은 의존명사다. 그래서 ‘내 것’, ‘누나 것’, ‘~할 것이다’처럼 ‘것’ 앞에서 띄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 ‘저것’은 지시대명사 ‘이’, ‘저’와 의존명사 ‘것’이 붙어 ‘이것’, ‘저것’이란 한 단어로 굳어졌기 때문에 붙여 쓴다. ‘요것’도 같은 예다.

앞선 예처럼 두 단어가 결합해 한 단어로 굳어진 경우엔 붙여 쓴다. 그러나 명백히 두 단어인데도 붙여 쓰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지시대명사 ‘이’, ‘저’와 명사 ‘집’을 함께 쓴 ‘이집’, ‘저집’은 두 단어로 이뤄져 있으므로 띄어 써야 옳다. 그러나 제46항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땐 붙여 쓸 수 있다’는 띄어쓰기 규정에 따라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한다.


마찬가지로 ‘좀 더 큰 것’도 한 음절 단어가 잇따라 나와 읽고 쓰기 불편하기 때문에 ‘좀더 큰것’으로 써도 된다. ‘좀’과 ‘더’는 의미가 비슷해 한 덩이로 묶는 편이 읽기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더큰 것’, ‘좀더큰것’, ‘좀 더큰것’은 뜻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워 오히려 독서를 방해하므로 허용하지 않는다.

‘각 단어는 띄어 쓴다’는 원칙 아래 조사는 붙이고, 의존명사는 띄어 쓴다는 규정만 잘 지켜도 웬만한 띄어쓰기 문제는 해결된다. 그리고 각 항에 따른 예외 단어만 그때그때 사전에서 찾아 익히면 띄어쓰기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다음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 올라온 글이다.

예시글 1

(가) 전세가 불리해지면 노인과 어린이들 마저 전쟁에 동원된다.

(나) 문맹률이 높은 나라에선 많은 사람들이 편지는 커녕 자신의 이름 조차 쓰지 못한다.

(다) 현 정부에서 민심이 떠난 이유중 하나는 법의 힘을 빌려 여론과 반대자를 억눌렀기 때문이다.

(라) 정부가 이 달에 내놓은 정책은 보잘 것 없다.

예문 (가)와 (나)에선 조사를 잘못 썼다. ‘마저’, ‘커녕’, ‘조차’는 모두 조사이므로 단독으로 쓰지 못한다. 그런데 띄어 써야 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들 마저’는 ‘어린이들마저’로, ‘편지는 커녕’은 ‘편지는커녕’으로, ‘이름 조차’는 ‘이름조차’로 붙여 써야 한다.

예문 (다)의 ‘중’은 붙여 쓰면 안 된다. ‘중’은 의존명사로서 ‘여럿의 가운데’(영웅 중의 영웅), ‘무엇을 하는 동안’(여행하던 중에),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임신 중),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오전 중으로), ‘안이나 속’(공기 중에)을 뜻하며 띄어 쓴다.

‘둘 중’, ‘이 중’처럼 의존명사의 형태로 쓰인 경우엔 띄어 쓰나 ‘그중’처럼 명사로 굳어진 단어는 붙여 쓴다. ‘그중’은 ‘범위가 정해진 여럿 가운데’란 뜻을 지닌 명사이므로 ‘책을 세 권 샀는데 그중에 한 권이 파본이다’의 형태로 붙여 쓴다.

‘보잘것없다’(볼만한 가치가 없을 정도로 하찮다)와 ‘하잘것없다’(시시하여 해 볼 만한 것이 없다. 또는 대수롭지 아니하다)도 ‘보잘(하잘)+것+없다’의 형태로 잘못 알고 ‘보잘(하잘) 것 없다’로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잘것없다’와 ‘하잘것없다’는 한 단어이므로 붙여 써야 한다. 따라서 예문 (라)의 ‘보잘 것 없다’는 ‘보잘것없다’로 바꿔야 한다. ‘보잘것없이’, ‘하잘것없이’로 활용해 많이 쓴다.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도 헷갈리기 쉽다. 띄어쓰기 규정 제43항엔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고 나와 있으므로 ‘한 개’, ‘한 달’, ‘한 마리’ 등으로 써야 맞다. ‘달’, ‘시간’도 단위를 나타내므로 ‘한 달’, ‘한 시간’ 등으로 써야 한다. 그러나 예문 (라)의 ‘이번 달’을 뜻하는 ‘이 달’은 한 단어이므로 붙여서 ‘이달’로 바꿔야 한다. 예외적으로 순서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 ‘층’, ‘학년’이나 아라비아숫자와 어울려 쓸 땐 ‘삼층’, ‘삼학년’, ‘1개월’, ‘1시간’ 등으로 붙여 쓰는 걸 허용한다.

(가-1) 전세가 불리해지면 노인과 어린이들마저 전쟁에 동원된다.

(나-1) 문맹률이 높은 나라에선 많은 사람들이 편지는커녕 자신의 이름조차 쓰지 못한다.

(다-1) 현 정부에서 민심이 떠난 이유 중 하나는 법의 힘을 빌려 여론과 반대자를 억눌렀기 때문이다.

(라-1) 정부가 이달에 내놓은 정책은 보잘것없다.

‘안 되다/안되다’, ‘잘 못하다/잘못하다’, ‘못 되다/못되다’처럼 띄어 쓰거나 붙여 써도 틀리진 않으나 글의 흐름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단어들이 있다. 이런 단어들을 무심코 썼다간 전달하려는 내용이 왜곡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시글 2

(마) 정치인은 자신이 뱉은 말을 어겨선 안된다.

(바) 대학에 떨어진 형, 언니들이 정말 안 됐다.

(사) 공부를 잘못한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아)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사람에게는 말 한마디라도 잘 못하면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안 되다’와 ‘안되다’는 뜻이 전혀 다르다. 부정을 나타내는 부사 ‘안’에 동사 ‘되다’를 써 ‘안 되다’로 쓰면 ‘되지 않다’란 뜻을 나타내므로 띄어 쓴다. 그러나 ‘일, 현상, 물건 따위가 좋게 이루어지지 않다’, ‘사람이 훌륭하게 되지 못하다’, ‘일정한 수준이나 정도에 이르지 못하다’, ‘섭섭하거나 가엾어 마음이 언짢다’, ‘근심이나 병 따위로 얼굴이 많이 상하다’란 뜻을 나타낼 땐 ‘안되다’로 붙여 쓴다.

예문 (마)에선 ‘안된다’가 ‘되지 않는다’란 뜻으로 쓰였으므로 띄어 써야 하고, 예문 (바)에선 ‘안 됐다’가 ‘근심이나 병 따위로 얼굴이 많이 상하다’란 뜻으로 쓰였으므로 붙여 써야 옳다.

‘잘못하다’와 ‘잘 못하다’도 뜻이 다르다. ‘잘못하다’는 ‘잘못’에 ‘-하다’를 붙여 ‘틀리거나 그릇되게 하다’, ‘적당하지 아니하게 하다’란 뜻을 나타낸다. 한 단어이므로 붙여 써야 한다. 그러나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거나 할 능력이 없다’란 뜻을 나타낼 땐 ‘못하다’에 부사 ‘잘’을 써 ‘잘하지 못하다’란 뜻을 나타내므로 띄어 써야 한다.

예문 (사)의 ‘공부를 잘못한다고’는 ‘공부를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거나 할 능력이 없다고’란 뜻으로 쓴 단어이므로 띄어야 한다. 반대로 예문 (아)의 ‘잘 못하면’은 ‘적당하지 아니하게 하면’이란 뜻으로 쓴 단어이므로 붙여 써야 맞다.

(마-1) 정치인은 자신이 뱉은 말을 어겨선 안 된다.

(바-1) 대학에 떨어진 형, 언니들이 정말 안됐다.

(사-1) 공부를 잘 못한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아-1)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사람에게는 말 한마디라도 잘못하면 다툼이 일어날 수 있다.

‘잘못하다’와 ‘잘 못하다’는 글의 흐름에 따라 어느 쪽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므로 자신이 전달하려는 바에 맞춰 정확히 써야 한다. 예를 들어 ‘셈을 잘 못해 손해를 보다’란 문장은 ‘셈하는 능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아예 할 줄 몰라 손해를 보다’란 뜻이므로 만일 ‘셈을 틀리게 해 손해를 보다’란 뜻으로 쓰려면 ‘셈을 잘못해 손해를 보다’로 써야 한다. 또 ‘수술을 잘 못하다’란 문장 역시 ‘수술 능력이 없거나, 일정 수준에 미달하다’란 뜻으로 읽히므로 만일 ‘수술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란 뜻을 전달하려면 ‘수술을 잘못하다’로 써야 맞다.

‘못되다’와 ‘못 되다’도 주의해 써야 한다. ‘못되다’는 ‘성질이나 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하다’(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못되면 다른 사람 탓만 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를 뜻한다. 이와 달리 능력을 부정하는 ‘못’과 서술어 ‘되다’를 띄어 ‘못 되다’로 쓰면 ‘다른 것으로 바뀌거나 변하지 않다’(신화와는 달리 마늘과 쑥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곰은 인간이 못 된다), ‘새로운 신분이 되지 않다’(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왔지만 교수가 못 되는 사람도 많다)를 뜻한다.

■ 연습 문제

다음 문장에서 띄어쓰기가 잘못된 곳을 찾아 올바로 고쳐 보세요.

1. 고마워하기는 커녕 아는 체 조차 않더라.

2. 길거리에 구르는 하잘 것 없어 보이는 돌멩이도 다 쓸모가 있는 법이다

3. 잔디밭에 들어가면 안된다.

※ 예시답안은 <아하! 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우리말 돋보기

한글 맞춤법 띄어쓰기 규정 ②

제3절 보조 용언

제47항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

‘늘어나다’의 ‘나다’와 ‘고난을 겪어 났다’의 ‘나다’는 차이가 있다. 한 단어라면 붙이고, 두 단어라면 띄어야 하지만 분별이 어려워 ‘각 단어는 띄어 쓴다’는 일관된 표기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쓰는 것도 허용한다.

그러나 ‘-아/-어’ 뒤에 ‘서’가 줄어진 형식에서는 뒤의 단어가 보조 용언이 아니므로, 붙여 쓰는 게 허용되지 않는다.

예) 참아 낸다(○)/참아낸다(○), 떠들어 댄다(○)/떠들어댄다(○), (시험 삼아) 고기를 잡아 본다(→잡아본다), 고기를 잡아(서) 본다(→잡아본다)

의존 명사 ‘양, 척, 체, 만, 법, 듯’ 등에 ‘-하다’나 ‘-싶다’가 결합해 된 보조 용언(으로 다루어지는 것)도 앞 말에 붙여 쓸 수 있다.

예) 아는 체한다(○)/아는체한다(○), 올 듯 하다(○)/올듯하다(○)

제4절 고유 명사 및 전문 용어

제48항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다만,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띄어 쓸 수 있다.

예)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독고준/독고 준(‘독고’가 성인 경우)

제49항 성명 이외의 고유 명사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단위별로 띄어 쓸 수 있다.

단어별로 띄어 쓰면 각 단어가 각각 지니는 뜻은 분명하게 이해되지만, 그것이 하나의 대상으로 파악되지 않아 읽기에 불편하다. 그래서 단위별로 붙여 쓰는 표기법을 허용한다.

예) 한국 정신 문화 연구원→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 대학교→한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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