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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논술과 면접 두 마리 토끼 잡아요

등록 2011-11-21 11:19

분당고에서 통합논술교과서 수업을 듣는 강수인양과 노재현군.
분당고에서 통합논술교과서 수업을 듣는 강수인양과 노재현군.
통합논술교과서 수강생을 만나다
주요 대학 수시 논술고사로 40% 뽑아
논술·면접 준비 위해 수업 듣는 학생들
1,2학년 시청각 활용 등 흥미 키워줘
“어제 경희대, 중앙대, 성균관대가 논술을 봤어. 복지사회, 대중문화 등이 주제로 나왔지. 여러분도 알다시피 주요 대학들이 수시전형에서 논술을 보고 있어요. 그러니까 논술을 우습게 보지 말라는 거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인 통합논술교과서를 진행하는 이슬 강사의 설명에 학생들의 눈이 반짝거린다.

분당고에서 통합논술교과서 수업을 하는 반은 모두 세 반이다. 한 반에 약 15명의 학생이 듣는다. 이 강좌는 분당고 학생들한테 ‘반응이 좋은 방과후 강좌’로 손꼽힌다. 왜 학생들은 이 수업을 재미있어할까?

기본적으로 방과후학교에서 논술콘텐츠는 수요자가 가장 원하는 항목 가운데 하나다. 학생들이 이 수업을 듣는 이유는 명확하다. 논리력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논술전형 그리고 면접 등의 비교과 영역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실제로 올해 입시에서도 ‘논술’은 중요한 축이다. 주요 대학들이 수시에서 논술 전형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약 40%를 선발한다. 목표 대학에 진학할 때 논술고사는 필요조건이라는 의미다.

2학년 윤영호군은 지난여름까지 무용과 진학을 준비하다가 부모님의 반대로 진로를 바꿨다. 신문방송학과 등 언론 관련 분야로 마음을 굳히면서 뭐가 필요한지 찾아봤다. 바로 면접과 논술이었다.

“무용과를 준비하면서 내신 관리도 잘 못했는데 그래서 더 면접과 논술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학원을 알아봤죠. 수강료가 생각보다 비싸더군요. 그러던 중에 학교에서 좋은 기회를 열어주셔서 신청해 듣고 있습니다.”

2학년 강수인양은 입학사정관제 등을 준비하려고 이 수업을 듣는다.


“논술도 필요하지만 논술과 함께 향상되는 게 발표, 말하기 실력이거든요. 면접을 볼 때도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처음에 학생들은 이 논술 수업을 접하고 조금 낯설어했다. 보통 논술 수업이라고 하면 기출문제부터 펼쳐놓지만 이 수업에서는 시청각 자료나 신문기사 등을 활용해 배경지식 등을 접하고, 자기 생각을 발표하는 등 의견을 나눈 뒤 글을 쓰는 식으로 꾸려갔다. 이런 점이 이 수업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손꼽힌다.

당장 기출문제부터 펼치는 게 아니기 때문에 1, 2학년 학생들한테는 논리적인 글쓰기의 기초체력을 다질 기회를 마련한다. 윤군은 “논술이라는 걸 처음 해보는데 논술 자체는 안 알려주고,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먼저 접하게 해주셔서 좀 의아했다”고 했다.

“근데 몇 차시 해보니까 이제는 왜 그렇게 진행하셨는지 이해가 가요. 이렇게 기본지식 등을 알려주니까 실제 글쓰기에 돌입해서 논술이 정말 잘되더군요. <지식채널이(e)>의 ‘동북공정’ 편을 보고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적고, 그것에 대한 해결책도 적어보라’는 문제로 논술을 했던 것도 생각이 나요. 미국드라마를 보고 토론하는 시간도 있었어요. 흥미 있는 활동들을 하고 나서 글을 쓰니까 자신감도 붙고, 확신도 생겼어요.”

애초 진학대비용으로 강좌를 들었지만 논술 자체에 대해 흥미를 키우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다. 2학년 노재현군은 “주관을 뚜렷하게 밝히는 글쓰기를 하면서 글쓰는 게 재밌어졌다”며 “선생님께서 글을 쓸 때 확신이 없어 보이는 ‘~하는 것 같다’는 표현은 쓰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강수인양은 “진학도 진학이지만 장차 미래 진로와 관련해 도움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저는 아나운서를 하고 싶거든요. 이 수업을 통해서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절차를 알게 돼 좋아요. 인사를 먼저 하고, 자기소개하고, 자기 의견을 말하는 거죠.”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떠들어라!” 이슬 강사는 소규모로 운영하는 수업이라 어떤 주제를 놓고, 학생 모두한테 주제에 관한 생각을 물어본다. 이날도 ‘연인 간의 사랑과 친구 간의 우정 중에서 어떤 가치가 더 중요한지에 대해 말해보시오’라는 문제를 놓고 학생들은 돌아가며 생각을 발표했다.

이슬 강사는 “한 반에 15명이기 때문에 모두 발표할 기회가 열려 있다”며 “우리나라 정규수업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것들을 공교육의 방과후 현장에서 틀을 벗고 시도해보고 싶다”고 했다.

글·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한겨레 방과후학교

한겨레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 선정 언론사 참여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언론사 참여 방과후학교는 언론사가 직접 방과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강사를 발굴해 희망하는 학교에 강사를 보내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한겨레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은 통합논술교과서, 진로진학포트폴리오, 자기주도학습 등 9개로 11월 현재 전국 50여 학교에서 운영중이다. 초·중·고 희망하는 학교 어디나 신청이 가능하다. 관련 정보가 더 필요한 학교 쪽에는 신청 학교에 한해 방과후학교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담은 안내책자를 제공하며 학부모설명회 등을 요청하면 설명회와 시범강의 등도 열어준다. 신청은 방과후학교 누리집(hanischool.com)에서(안내책자/설명회 신청) 받는다. 자세한 문의는 (02) 840-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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