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15일 대학로에 위치한 희망카페에서 2011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학생추진단 가운데 학생기획단, 엠시(MC) 등으로 활동하는 학생들이 회의를 한 뒤 사진기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2011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학생추진단을 만나다
진로탐색부터 경험치 쌓으려 시작
학업 병행 힘들지만 얻는 것 많아
진로탐색부터 경험치 쌓으려 시작
학업 병행 힘들지만 얻는 것 많아
“매주 2회 회의. 스펙쌓기와 관련 없는 활동 내용. 부모님의 극심한 반대. 부모님이 선생님이 친구들이 “도움 되는 것도 없잖아. 그만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2011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 학생추진단.”
2011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이하 ‘동아리한마당’) 누리집(www.seouldongari.com)에 올라온 학생추진단 소개 동영상 문구의 일부다.
기존 동아리한마당이 교사지원단의 주도 아래 운영했다면 올해는 학생추진단 주도 아래 교사지원단이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그만큼 학생추진단이 바쁘게 움직였다는 이야기다.
학생추진단에 모인 이들은 서울시내 학교별로 동아리활동 및 여러 가지 활동에 적극성을 보이는 재능 있는 학생들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동아리활동에 적극적이며 기획력이 있는 학생, 카메라 조작이나 디자인, 컴퓨터 활용, 작문 등에 특기가 있는 학생 등을 각 학교에서 한 명씩 추천받아 학생추진단을 공모해 서류접수와 학생들끼리 함께 일하고 싶은 친구를 선택하는 투표로 최종 70여명을 뽑았다.
보통 이런 활동을 하면 “놀려고 하는 거 아니냐?”는 인식이 뿌리 깊지만 학생추진단에는 학업은 기본이고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 등에도 적극적인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학생추진단 가운데에는 동아리한마당을 통해 미래 진로체험을 미리 해보려는 학생들이 많다. 장차 공연기획 분야로 진출을 꿈꾸는 여의도여고 2년 예준미양이 대표적이다. 예양은 “지난해 <한겨레>에서 만든 동아리한마당 신문을 보고 행사를 알게 됐다”며 “직업 체험의 연장선상에서 경험을 쌓으려고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경동고 2년 홍성휘군도 예양과 참여 동기가 비슷하다. 홍군은 “프로듀서가 꿈인데 이 활동을 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고 했다.
꿈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야말로 학창 시절에만 할 수 있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지원한 경우도 있다. 마당별 학생추진팀 대표 박순규(청원고 3년)군은 “아직 명확하게 생각해둔 진로는 없지만 학생이 직접 축제를 기획하는 것 자체가 학창 시절에만 해볼 수 있는 살아 있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며 “장차 무슨 일을 하더라도 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일을 추진해나가는 등의 경험이 뼈가 되고 살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월계고 2년 이승희양은 “특별할 거 없고, 정말 재미있어서 하는 일이라는 게 정답이다”라며 웃었다. “엄마가 물으시기에 ‘내가 정말 재밌어서 하는 일이야! 이건 내 적성이야!’라고 했어요. 말 그대로죠.”
학생들이 이 활동에 반향이 큰 이유는 학교 안 자치활동에 대한 갈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는 학생 주도 아래 행사를 꾸리기가 쉽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학교 안에서 열리는 축제, 연극제 등 행사는 많지만 정해진 틀에 맞춰 형식적으로 꾸려가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학생이 행사의 열쇠를 쥐고 있는 동아리한마당의 의미는 크다. 잠신고 2년 길규영양은 “학교에서 하는 활동들은 대개 교사가 틀을 주지만 이 활동에서는 우리가 틀부터 만든다는 데 다른 점이 있다”고 했다.
학업과 병행해 방과후, 주말에 시간을 쪼개 이런 활동을 하기 때문에 부모님 눈치도 보인다. 강수정(수명중 3년)양은 “부모님 걱정도 있었지만 학교활동만큼 얻는 게 많다고 잘 말씀드렸다”고 했다. 올해 학생추진단한테는 권한이 많은 만큼 실수도 많다. 참신하지만 실현이 어려운 기획을 내놓는 일도 종종 벌어졌다. 학생들 스스로 생각할 때도 ‘이건 정말 엉뚱한 발상’이라고 여기는 아이디어도 많았다. 예양은 “도끼로 테이프 커팅을 하자는 둥 정말 엉뚱한 이야기도 나왔다”며 웃었다. 실제 버려야 했던 기획도 많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배운 게 더 많다. 박순규군은 “가족들끼리 하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일을 추진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하고, 기획이라는 게 막연히 좋을 것 같다고 해서 다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며 “그리고 무슨 일을 진행하든 지 예산을 생각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고 했다. 행사 준비기간 동안 소통하고 조율하는 법 등을 톡톡히 배운 학생도 있었다. 예준미양은 “7월에는 회의안 준비하고 정리하면서 새벽 3시 전에 잠든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힘들었지만 서기 역할을 하면서 문서처리 능력이 정말 빨라졌고, 다른 팀원들과 회의하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소통·정리 능력도 생겼다”고 했다. 이승희양은 이 활동을 통해 계열 선택 고민도 진지하게 하고 있다. “저는 이과거든요. 2학년 올라와서 보니까 계열 선택을 생각 없이 막 한 게 아닐까 싶은 거예요. 엄마가 학생회 활동도 했으니까 문과에 가서 경영 쪽을 전공하면 어떠냐고 하셨는데 이 활동 해보면서 정말 경영이나 공연기획 분야로 가면 어떨까 싶었어요.” 학생들이 얻은 더 큰 소득은 학교, 나이, 관심사 등이 다른 학생들이 끼와 재능의 한마당을 통해 그야말로 ‘소통’하게 됐다는 점이다. 강수정양은 “오프라인 회의를 하고 돌아가도 온라인 회의가 이어지니까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기획이라는 게 어떤 건지도 배우고 학교 밖에서 만난 언니, 오빠들을 통해 이런저런 조언도 구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학생기획단 대표 박상우군은 “이 행사를 위해서 학생추진단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모인 것처럼 앞으로도 좋은 선후배 관계로 돈독함을 유지하는 게 또다른 목표”라고 했다. “플래시몹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플래시몹처럼 특정한 목표를 이루고 흩어지는 게 아니라 이 활동이 끝나더라도 가족처럼 돈독함을 유지하는 게 목표가 아닐까 싶어요.” 글·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학업과 병행해 방과후, 주말에 시간을 쪼개 이런 활동을 하기 때문에 부모님 눈치도 보인다. 강수정(수명중 3년)양은 “부모님 걱정도 있었지만 학교활동만큼 얻는 게 많다고 잘 말씀드렸다”고 했다. 올해 학생추진단한테는 권한이 많은 만큼 실수도 많다. 참신하지만 실현이 어려운 기획을 내놓는 일도 종종 벌어졌다. 학생들 스스로 생각할 때도 ‘이건 정말 엉뚱한 발상’이라고 여기는 아이디어도 많았다. 예양은 “도끼로 테이프 커팅을 하자는 둥 정말 엉뚱한 이야기도 나왔다”며 웃었다. 실제 버려야 했던 기획도 많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배운 게 더 많다. 박순규군은 “가족들끼리 하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일을 추진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하고, 기획이라는 게 막연히 좋을 것 같다고 해서 다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며 “그리고 무슨 일을 진행하든 지 예산을 생각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고 했다. 행사 준비기간 동안 소통하고 조율하는 법 등을 톡톡히 배운 학생도 있었다. 예준미양은 “7월에는 회의안 준비하고 정리하면서 새벽 3시 전에 잠든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힘들었지만 서기 역할을 하면서 문서처리 능력이 정말 빨라졌고, 다른 팀원들과 회의하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소통·정리 능력도 생겼다”고 했다. 이승희양은 이 활동을 통해 계열 선택 고민도 진지하게 하고 있다. “저는 이과거든요. 2학년 올라와서 보니까 계열 선택을 생각 없이 막 한 게 아닐까 싶은 거예요. 엄마가 학생회 활동도 했으니까 문과에 가서 경영 쪽을 전공하면 어떠냐고 하셨는데 이 활동 해보면서 정말 경영이나 공연기획 분야로 가면 어떨까 싶었어요.” 학생들이 얻은 더 큰 소득은 학교, 나이, 관심사 등이 다른 학생들이 끼와 재능의 한마당을 통해 그야말로 ‘소통’하게 됐다는 점이다. 강수정양은 “오프라인 회의를 하고 돌아가도 온라인 회의가 이어지니까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기획이라는 게 어떤 건지도 배우고 학교 밖에서 만난 언니, 오빠들을 통해 이런저런 조언도 구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학생기획단 대표 박상우군은 “이 행사를 위해서 학생추진단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이 모인 것처럼 앞으로도 좋은 선후배 관계로 돈독함을 유지하는 게 또다른 목표”라고 했다. “플래시몹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플래시몹처럼 특정한 목표를 이루고 흩어지는 게 아니라 이 활동이 끝나더라도 가족처럼 돈독함을 유지하는 게 목표가 아닐까 싶어요.” 글·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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