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법원 “동덕여대 설립자는 고 조동식 아니다”
비리퇴진 일가 복귀 제동 걸릴까

등록 2011-07-04 20:50수정 2011-07-05 11:29

사분위가 만든 “건학이념 계승” 등 근거 사라져
서울 동덕여대의 학교법인 동덕여학단의 최초 설립자가 고 조동식(1887~1969)이 아닌 고 이석구(1880~1956)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동덕여대는 2003년 비리로 재단에서 퇴출됐던 조씨 자손들이 최근 정이사 추천을 통한 복귀 움직임을 보여 교내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등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판결이 동덕여대가 임시이사 체제에서 정이사 체제로 전환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부(재판장 고영구)는 지난해 고 이석구의 손자 이원(53)씨가 낸 설립자 기재 정정 등에 관한 소송에 대해 “동덕여학단이 운영하는 학교가 발행하는 모든 문서(홈페이지 포함)에서 설립자 조동식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이석구로 정정하라”고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교법인의 설립자는 설립 당시 재산을 출연하고 정관을 마련해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 건학이념을 구현한 사람을 일컫는다”며 “1926년 인가 때부터 상당한 재산을 출연하고 설립자로서의 공적을 인정받아 사망 이후에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까지 받았던 점 등을 종합해봤을 때 설립자는 이석구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송을 제기한 손자 이씨는 “최근 불거진 동덕여대 비리 재단 복귀 논란을 겪으면서 설립자가 뒤바뀌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할아버지의 명예를 되찾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현재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동덕여대는 정이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조씨 일가에게 새로 선임될 정이사 추천권을 주는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을 겪고 있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는 그동안 “사립대 법인에 자본을 투자한 이해관계인이며 설립자의 건학이념을 이을 수 있다”는 이유로 종전 이사에게 정이사 선임 추천권을 부여해왔다. 이 때문에 비리로 물러난 사립학교 재단 쪽 이사가 정이사를 추천해 사실상 재단 운영에 복귀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맹원재 동덕여학단 임시 이사장은 “조 선생 일가 쪽에서 이미 정이사 추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항소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지막까지 설립자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정이사 선임 문제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씨 일가의 재단 복귀를 반대해온 동덕여대 유극렬 교수협의회장은 “그동안 학교가 가짜 설립자들에 의해 좌지우지됐었으나 이제부터라도 창학정신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이번 판결로 동덕여학단의 정이사 선임뿐 아니라 설립자 논쟁으로 마찰을 빚어온 덕성여대, 계명대, 단국대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