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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정답’ 말고 ‘문제’ 찾는 아이들로 키워보자!

등록 2011-05-30 10:54

2010년 혁신학교로 지정된 한 학교의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와 수업을 하는 모습이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2010년 혁신학교로 지정된 한 학교의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와 수업을 하는 모습이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커버스토리] 경기도교육청 주최, 국제혁신교육 심포지엄
핀란드·스웨덴·미국…교육선진국 참여 행사

“정답이 아니라 문제를 찾는 게 더 중요한 시대입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에는 정답이 없죠. 정답이 없는 문제를 스스로 찾아 질문하고, 그 문제에 대한 최적의 답, 근삿값을 찾아나가려는 인재가 필요합니다. 학교가 그런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죠. 이번 심포지엄은 문제를 찾는 인재를 길러주는 학교혁신의 여러 흐름을 탐색하고, 우리한테 맞는 발전 방안도 엿보게 해줄 겁니다.”

지난 5월23일, 이성대 경기도교육청 기획예산담당관은 6월2일부터 3일까지 고양 킨텍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국제혁신교육 심포지엄’의 의미를 위와 같이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여는 이 심포지엄은 우리나라에서 ‘혁신교육’을 주제로 거의 처음으로 여는 대규모 행사다. ‘학교혁신과 창의지성교육의 세계적인 흐름’을 주제로 세계 각국의 학교혁신 동향을 살피고 경기도교육청의 ‘창의지성교육’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틀 동안 열리는 심포지엄은 모두 4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첫날인 6월2일(목)에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 랜돌프 던 미국 워싱턴주 교육감이 각각 ‘경기 혁신교육의 성과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도전’, ‘미국 워싱턴주의 창의교육 혁신사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기조연설 뒤에는 ‘21세기 혁신교육의 철학’을 주제로 첫번째 세션이 열린다. 이 세션에서는 스웨덴, 핀란드, 경기도교육청 쪽의 교육인사가 각각 ‘스웨덴 의무교육의 혁신과 창의성’, ‘변화하는 핀란드의 기초교육’, ‘배움 중심 교육을 지향하는 경기도 혁신교육’을 주제로 발표한다. 발표 뒤에는 토론이 이어진다. 홍익대 이윤미 교수, 대구대 안현효 교수, 조현초 이중현 교장, 경기도교육청 윤창하 장학관 등이 토론자로 나올 예정이다.

3일(금)에는 모두 세 개의 세션이 열린다. ‘학교교육 혁신방안’을 주제로 한 두번째 세션에서는 일본, 영국, 덴마크 등의 교육인사들이 나라별 교육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또 세번째 세션에서는 혁신교육의 핵심으로 불리는 창의지성을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를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이 세션에서는 ‘창의지성 함양 방안 탐색’을 주제로 프랑스, 스웨덴 교육인사 그리고 한신대 송주명 교수 등이 발표를 맡는다. 세번째 세션 뒤에는 모든 해외 인사가 ‘국제혁신교육 네트워크 구축 방안’을 주제로 발표 및 토론을 하는 마지막 세션이 진행된다.

‘경기 혁신학교’ 등 우리 성과도 살필 기회

이번 심포지엄은 흔히 말하는 해외 인사들만의 잔치는 아니다. 김상곤 교육감이 취임 뒤 지난 2년 동안 ‘혁신학교’를 세워 ‘혁신교육’을 눈에 띄게 실현해왔기 때문에 혁신교육은 이제 우리 교육 현장의 생생한 사례로 논의되고 있다.


심포지엄 주제의 열쇳말인 ‘혁신교육’은 ‘혁신학교’를 세운 김 교육감 교육정책의 뼈대였다. 혁신학교는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배움과 성장 중심의 교육을 하며 인성, 창의성, 감성이 조화로운 인재를 육성하는 미래형 학교’로 시작을 알렸다. 혁신학교는 기존의 공교육이 정상화되려면 문제나 답을 외우는 방식의 주입식 공부가 아닌 흥미에 기초한 배움을 경험해야 하고,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가 교육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나온 학교였다. 2009년 경기도교육청은 초등학교 7곳, 중학교 6곳 총 13개 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하면서 학교운영과 교육과정 자율권을 줬다. 혁신학교는 학급당 25명 이하, 학년당 6학급 이하로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2010년 43개교, 2011년 71개교로 빠르게 늘고 있다.

이성대 기획예산담당관은 “2009년부터 시작한 학교들의 경우는 제대로 자리를 잡아 교육과정 면에서도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다”고 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이같이 성장한 지난 2년 동안의 혁신학교 성과를 돌아보면서 앞으로의 숙제도 동시에 살필 수 있다.

‘경기 창의지성교육’ 방향도 그려볼 예정

이번 심포지엄에서 주목할 부분은 경기도 혁신교육의 중요한 열쇳말인 ‘창의지성교육’의 방향성을 그려볼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형 교육과정을 창의지성교육으로 이름 붙이고, 구체적인 교육 내용을 포함해 전반적인 교육시스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창의’는 자발성, 지역성, 창의성, 공공성이라는 혁신학교 철학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을 받는 부분이다. ‘창의’는 한동안 교육분야에서 단골손님 격으로 쓰이던 단어였지만 ‘창의지성교육’에서의 ‘창의’는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추진위원회 위원장 송주명 교수(한신대학교 글로벌협력대학)는 “인류사회의 다양한 지적 전통, 문화적인 소양, 경험과 실천 등을 바탕으로 반성적인 사고활동을 하고, 창의성을 기를 수 있게 하는 교육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 담당관은 “흔히 창의라고 하면 특별한 생각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경험과 맥이 닿아 있는 의미에서의 창의성”이라며 “뜬금없이 나오는 창의성이 아니라 기존 생각의 틀이나 관념, 지식의 틀을 깰 수 있는 사고 과정,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사고력 등을 포함하고 있다”고 했다.

창의지성교육에 대한 논의가 나온 것은 교육현장에서 교육과정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송 교수는 “수업 혁신과 관련해서는 경기도의 실험이 세계수준이라고 봐도 좋다”며 “집중해서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은 교육과정과 관련해서 아이들한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해답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거의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혁신교육 심포지엄인 만큼 이번 행사에 대한 국내 연구자들의 기대는 크다. 송 교수는 “한국 공교육의 정상화, 혁신 등 슬로건은 많았는데 근본적으로 공교육이 변화하는 본질적인 출발점을 분명히 논의하고 선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담당관은 “세계적으로 교육혁신이나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며 스웨덴, 핀란드 등을 가는데 실제 우리가 하고 있는 게 세계적 흐름과 맥이 닿아 있고, 우리의 사례도 충분히 주목받을 만하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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