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한테 잘 맞는 취미생활을 찾고, 취미시간을 일상 시간표 안에 적절히 넣어둔다면 자기조절을 잘할 수 있다. 사진은 운동장에서 농구를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자기조절’을 위해 필요한 것들
어른들 세계에서만 ‘자기관리’가 중요한 건 아니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이 자기조절력을 잃으면 성적은 물론이고 몸과 마음의 건강도 함께 잃기 쉽다. 하지만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일은 늘 공부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자기조절을 잘 하려면 평소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 사소하지만 규칙적인 습관 만들기
학생들은 “게임이나 음식 등으로 스트레스를 풀며 지내는 자신이 싫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행동을 멈출 수 없다. 이럴 땐 자신을 미워만 할 게 아니라 자신을 다잡을 다른 요소들을 찾아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학습법전문가 이지은씨는 “‘나’를 다잡기 위해서 어떤 행동에 집중하고, 그것을 규칙적으로 반복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부는 너무 크고 부담스러운 행위죠. 그리고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게임이니 먹는 것에 빠지는 거니까 굳이 공부를 규칙적으로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웃음)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행위들을 규칙적으로 해보세요. 예를 들어, 밖에 나갔다 오면 반드시 신발을 가지런히 놓겠다, 하루에 물 다섯 잔은 반드시 마시겠다, 9시 뉴스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보겠다 등의 원칙을 스스로 세워두는 겁니다. 사소하지만 이런 행위들을 반복적으로 하고 머릿속으로 체크하는 것 자체가 자기 생활을 관리하는 첫 단추입니다.”
■ 명상하기 “게임 그거 안 하면 되는 거지 왜 붙들고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먹는 거 잊고 텔레비전이라도 보면 되지 왜 자꾸 냉장고 문은 여니!” 자기조절력을 잃은 아이한테는 주변의 관심이 중요하다지만 옆에서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미 충동을 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와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 자기조절력이 떨어지는 아이들 가운데에는 충동성이 강한 아이들도 많다. 서울시중구정신보건센터 서동진씨는 “이런 학생들한테는 기본적으로 ‘명상’을 권한다”고 했다. “게임중독의 경우는 약물중독과 뇌가 비슷하다고 하거든요. 약물에 빠지는 것도 충동성이 강하기 때문이죠. 이럴 때 편안하게 숨을 고르고 자신을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명상에선 시간을 얼마나 들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잠깐 명상을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호흡을 할 때도 복식호흡을 하면서 몸의 산소량을 늘리고, 노폐물을 빼내는 훈련을 하면 일단 몸이 건강해지고 마음도 상쾌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 기록하기 스스로를 점검하고 마음을 다잡기 위해 ‘기록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다. 여의도여고 이경란 보건교사는 “특히 폭식을 하는 아이의 경우에는 자신이 뭘 먹었는지를 적어보게 한다”고 했다. “아무래도 내가 뭘 먹었는지 적으면서 반성적인 사고를 하는 것 같아요. 막연히 덜 먹어야겠다는 생각만 하다가 먹은 음식 목록을 눈으로 보면 정말 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 나에게 맞는 취미찾기 “게임으로 풀어요.” “먹는 걸로 풉니다.” 학생들이 자기조절력을 잃는 이유는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 만한 취미활동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청소년미디어중독예방센터 조희원 상담실장은 “무엇보다도 대안활동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 가운데에는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더군요. 고교로 올라가면 시간이 없어 어렵겠지만 가능하면 시간이 날 때 밖으로 나가서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자기조절’에 대한 형식적인 강박 버리기 아이들이 게임이나 폭식 등을 단번에 끊지 못하는 것은 사실상 어른들이 술과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과 같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자기조절력이나 의지가 약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이걸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한다”는 형식적인 강박을 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학습법전문가 이지은씨는 “상위권 아이들 가운데에는 게임을 즐기면서도 게임을 하고 있는 자신을 미워하고, 마음 한편으로는 다른 친구가 공부하고 있을 것을 상상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부모님들도, 학생 스스로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이런 경우에는 생각을 전환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아예 게임시간은 본인한테 주는 여가시간이라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게임하는 나’를 미워하면서 그 행위를 반복하면 스트레스만 더 받죠.” ■ 스스로 점검해보기 학부모들은 흔히 자신의 아이가 자기조절력이 약하다고 생각한다. 게임 분야에서는 특히 그렇다. 이럴 때는 자신이 어느 정도 문제를 안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좋다. 게임에 빠져 지내는 청소년의 경우는 청소년미디어중독예방센터(www.mediajoongdok.com)나 서울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www.teen1318.or.kr) 등을 통해 게임중독 수준을 알아보거나 상담을 신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실상 지훈군처럼 스스로 상담을 신청했다면 충분히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스스로 문제 환경 속에서 빠져나와야 할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미디어중독예방센터 조희원 상담실장은 “스스로 게임에 빠져 있다고 인정조차 안 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인지하고 있다면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고 했다. “게임중독에서 빠져나올 때도 자기주도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합니다. 스스로 이건 문제이고, 실패라고 느끼고, 실패에 대한 문제해결역량을 길러야겠다고 판단하면 희망적인 겁니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 명상하기 “게임 그거 안 하면 되는 거지 왜 붙들고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먹는 거 잊고 텔레비전이라도 보면 되지 왜 자꾸 냉장고 문은 여니!” 자기조절력을 잃은 아이한테는 주변의 관심이 중요하다지만 옆에서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미 충동을 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와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 자기조절력이 떨어지는 아이들 가운데에는 충동성이 강한 아이들도 많다. 서울시중구정신보건센터 서동진씨는 “이런 학생들한테는 기본적으로 ‘명상’을 권한다”고 했다. “게임중독의 경우는 약물중독과 뇌가 비슷하다고 하거든요. 약물에 빠지는 것도 충동성이 강하기 때문이죠. 이럴 때 편안하게 숨을 고르고 자신을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명상에선 시간을 얼마나 들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잠깐 명상을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호흡을 할 때도 복식호흡을 하면서 몸의 산소량을 늘리고, 노폐물을 빼내는 훈련을 하면 일단 몸이 건강해지고 마음도 상쾌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 기록하기 스스로를 점검하고 마음을 다잡기 위해 ‘기록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다. 여의도여고 이경란 보건교사는 “특히 폭식을 하는 아이의 경우에는 자신이 뭘 먹었는지를 적어보게 한다”고 했다. “아무래도 내가 뭘 먹었는지 적으면서 반성적인 사고를 하는 것 같아요. 막연히 덜 먹어야겠다는 생각만 하다가 먹은 음식 목록을 눈으로 보면 정말 덜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 나에게 맞는 취미찾기 “게임으로 풀어요.” “먹는 걸로 풉니다.” 학생들이 자기조절력을 잃는 이유는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 만한 취미활동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청소년미디어중독예방센터 조희원 상담실장은 “무엇보다도 대안활동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 가운데에는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더군요. 고교로 올라가면 시간이 없어 어렵겠지만 가능하면 시간이 날 때 밖으로 나가서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자기조절’에 대한 형식적인 강박 버리기 아이들이 게임이나 폭식 등을 단번에 끊지 못하는 것은 사실상 어른들이 술과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과 같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자기조절력이나 의지가 약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이걸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한다”는 형식적인 강박을 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학습법전문가 이지은씨는 “상위권 아이들 가운데에는 게임을 즐기면서도 게임을 하고 있는 자신을 미워하고, 마음 한편으로는 다른 친구가 공부하고 있을 것을 상상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부모님들도, 학생 스스로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이런 경우에는 생각을 전환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아예 게임시간은 본인한테 주는 여가시간이라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게임하는 나’를 미워하면서 그 행위를 반복하면 스트레스만 더 받죠.” ■ 스스로 점검해보기 학부모들은 흔히 자신의 아이가 자기조절력이 약하다고 생각한다. 게임 분야에서는 특히 그렇다. 이럴 때는 자신이 어느 정도 문제를 안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좋다. 게임에 빠져 지내는 청소년의 경우는 청소년미디어중독예방센터(www.mediajoongdok.com)나 서울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www.teen1318.or.kr) 등을 통해 게임중독 수준을 알아보거나 상담을 신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실상 지훈군처럼 스스로 상담을 신청했다면 충분히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스스로 문제 환경 속에서 빠져나와야 할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미디어중독예방센터 조희원 상담실장은 “스스로 게임에 빠져 있다고 인정조차 안 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인지하고 있다면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고 했다. “게임중독에서 빠져나올 때도 자기주도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합니다. 스스로 이건 문제이고, 실패라고 느끼고, 실패에 대한 문제해결역량을 길러야겠다고 판단하면 희망적인 겁니다.”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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