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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졸업 뒤 바로 취업…기술명장 꿈꿔

등록 2011-04-25 09:25수정 2011-04-25 09:30

고등학교 진학수기
고등학교 진학수기
[고등학교 진학수기]
구미전자공고 1학년 박정현양

중학교 때 성적이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더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처음에는 일반계 고등학교에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시험공부를 하던 중 아버지께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소개해 줬다. 처음 들었을 때는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마이스터고가 뭔지도 잘 몰랐고, 전자 분야에 관심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스터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보니, 마이스터고에 다니면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다른 고등학교와 달리 학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입학한 학생들의 성적이 대부분 상위 30% 이내이고 취업 보장이 확실하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도 몇 가지 있었다. 내가 사는 포항과 거리가 멀어 집에 오기가 힘들 것 같았고, 학교의 전공 분야인 ‘전자’가 과연 적성에 맞을까라는 불안한 마음과 함께 처음 해보게 될 기숙사 생활도 걱정이 됐다.

부모님, 선생님과 여러 번 의논한 뒤에 국립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에 원서를 넣게 됐다. 원서를 넣기 전 주변 사람들 중에는 “왜 실업계를 가느냐. 인문계 갈 성적이 충분히 되고도 남는데”라고 걱정을 많이 해줬다. 난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고정관념을 바꿔주고 싶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나와야만 사회에서 대접받는다는 고정관념 말이다. 나는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는 대학생이 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후에 바로 취업할 수 있는 마이스터고를 선택했다.

박정현양
박정현양

하지만 막상 입학원서를 넣고 면접과 적성검사를 볼 생각을 하니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 막막했다. 면접 준비는 학교 누리집에서 면접 질문을 검색하면서 준비했고, 적성검사는 영어·수학을 중심으로 중학교 3학년 내용을 복습해 나갔다. 그리고 면접 날이 다가왔다.

부모님과 함께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 정문을 통과하던 때의 기분은 정말 묘했다. ‘내가 앞으로 이 학교를 정말 잘 다닐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면접을 통과하고 꼭 합격해서 이 학교 학생이 되고 싶다는 기대감이 절반씩이었다. 학교가 너무 크고 생각보다 면접 보러 온 아이들도 많아 떨어질 것 같다는 불안감도 제법 컸다. 하지만 막상 면접과 적성검사 시간이 시작되자 걱정과 기대, 두려움을 생각해 볼 새도 없이 금방 지나가 버렸다.

그리고 마침내 합격 소식을 들었다. 학급당 정원이 20명이어서 그런지 중학교 때와는 수업 분위기도 달랐고, 아이들도 모두 공부에 대한 열의로 가득 차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기업에 취직하고 나중에는 해외에서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대학은 마이스터 성장경로에 따라 취업 후 나중에 학교와 전공을 선택할 예정이다.


지금 나는 마이스터고에 입학한 게 정말 자랑스럽다. 만약 마이스터고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기회를 놓쳐 남들처럼 무턱대고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면, 새로운 꿈과 삶에 뛰어들지 못하고 대충 삶을 꾸려 갔을지도 모른다. 기술인이 인정받는 사회에서 마이스터의 꿈을 다지기 위해 더욱 열심히 기술을 닦으며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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