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참고서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산 부흥중 3학년 김승민군이 정리한 사회·과학 노트.
김승민군 제공
개념 설명 부족한 과목은 자습서로 보완
공부목적 명확히 한 뒤 참고서 활용해야
공부목적 명확히 한 뒤 참고서 활용해야
참고서 활용 어떻게 할까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초·중·고교생의 한 학기 평균 학습참고서 구입 비용은 6만8000원에 이른다. 참고서 한권 평균 가격을 1만원으로 잡아도 6권 이상의 참고서를 사는 셈이다. 하지만 참고서 한권을 제대로 푸는 학생은 많지 않다. 참고서가 많으면 공부를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참고서에만 너무 의지하면 학습능력이 떨어질 우려도 높다. 학교 수업을 열심히 따라가면서 교과서나 노트에 필기를 하는 건 기본이다. 수업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거나 놓친 부분이 있다면 그때 참고서를 활용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우선 교과서에 자세한 개념 설명이 나와 있지 않다면 자습서를 보고 개념이나 용어를 익히면 된다. 국어는 해당 지문이 다 실려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습서가 도움이 될 때가 있다. 평촌 귀인중학교 박정숙 교사는 “요즘 국어 교과서는 작품 위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어서 이론적인 설명이 부족한 편”이라며 “학교 선생님의 개념 설명을 우선 들은 뒤 자습서를 활용해 스스로 내용을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개념을 이해하는 것과 문제를 풀어보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개념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문제집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문제’라는 형식에 익숙하지 않으면 시험을 볼 때 출제 의도를 몰라 당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부흥중학교 3학년 김승민(15)군은 주로 수학과 영어 참고서를 사는 편이다. 새 학년에 올라가기 전 기본을 다지기 위해 가장 쉬운 참고서를 고른다. “방학 때 다음 학기에 배울 수학 기본 개념을 확실히 알기 위해 쉬운 책을 먼저 보고요. 학기 중에는 문제 수가 많고 심화 문제가 나와 있는 문제집을 골라서 풀어봐요.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개념이 잘 정리된 참고서로 예습을 하고, 수업이 끝나면 배운 단원의 문제를 풀어보면서 복습을 하는 거죠. 한권을 2번 정도 보고 틀린 문제는 표시해놓고 반복해서 풀어봅니다.” 김군은 영어는 교과서 위주로 공부를 하지만 ‘문법’은 따로 구입해서 공부한다. 중학교 문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참고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내신을 위해서는 영어는 교과서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문법이나 독해처럼 영역별로 부족한 부분은 별도의 참고서를 구입해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사회나 과학 등의 암기과목은 ‘나만의 참고서’를 만든다. 교과서 내용 가운데 시험에 잘 나오거나 중요한 개념을 따로 노트에 정리하는 방식이다. 아직 중학교 1학년이라면 어려울 수 있지만 습관을 들이면 공부가 훨씬 편해진다는 걸 알 수 있다. 김군은 음악 과목까지도 노트를 만들어서 공부한다. “나폴레옹이 나오면 그 인물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두고요. 국제연합(유엔)이 나오면 그 기구의 역할에 대해 내용을 간단하게 적어놔요. 과학도 실험 과정을 그림으로 그려보면서 실험 결과나 중요한 공식 등을 써 놓으면 나중에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죠. 음악도 그날 배운 곡이나 작곡가에 대한 내용을 노트에 정리해 두면 시험 때 한꺼번에 하지 않아도 돼서 편하더라고요.”
서울 목운중학교 3학년 오재연(15)양은 학교 선생님이 나눠주는 프린트물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교과서 내용을 요약한 것을 따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참고서를 살 필요가 없다고 한다. 필요에 따라 참고서를 구입하지만 한 학기에 2권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참고서를 사 놓고도 많이 안 푸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교과서 위주로 공부를 한 다음 시험 때가 돼서 필요한 과목만 사서 풀어보죠. 사회는 문제를 풀어봐야 모르는 부분이 뭔지를 확인할 수 있어서 문제집을 사고요. 영어는 문제집보단 자습서를 자주 활용하는 편이에요.”
오양은 영어 과목 예습을 위해 자습서를 사본다. 영어 노트를 따로 마련해서 미리 배울 단원의 본문을 해석한 다음 자습서의 내용과 비교하는 것이다. “자습서에 해석이 잘 나와 있거든요. 이렇게 하면 어떤 부분이 틀렸는지도 알 수 있고 이 단원에서 중요한 문법 사항이 뭔지도 확인할 수 있죠. 본문 내용도 자연스럽게 외워져서 억지로 암기할 필요도 없어요.” 학교에서 나눠준 프린트물을 차곡차곡 모아놓는 것도 중요하다. 참고서에 나온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서 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교과서, 프린트물, 참고서 등을 종합해 ‘나만의 참고서’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중요 내용을 노트에 오려서 붙여놓고 색깔펜을 이용해 중요도를 표시해 두는 것이다.
학생의 학습 수준이나 공부 목적에 따라 참고서 활용은 달라질 수 있다. 예습용인지 복습용인지, 기본 개념 학습인지 아니면 시험 대비가 목적인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무조건 참고서에 의지하기보다는 과목의 특성에 맞게 선택적으로 참고서를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1년 내내 책장에만 꽂혀 있는 참고서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학습법 전문가 이지은씨는 “시험 기간에만 참고서를 들여다보는 건 효과가 없다”며 “만약 참고서를 구입했다면 학교 수업 내용을 따라가면서 매일 꾸준히 풀어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성적이 하위권이라면 주요 과목 가운데 한권의 참고서를 골라 끝까지 풀어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한권이라도 제대로 완성해보는 경험을 해봐야 참고서 활용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이란 기자 rani@hanedui.com
‘나만의 참고서’가 최고의 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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