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서에 대한 세 가지 질문
[커버스토리]
중학생 참고서 고르는 법
새 학기가 시작됐다. 그동안 소홀했던 공부 의욕을 다지는 한편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새 학년을 어떻게 보낼지 공부 계획도 짜보지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특히 새로운 교과서를 받긴 했는데 어떤 참고서를 사야 할지 몰라 고민이 크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서가 많이 바뀌었고 관련 참고서 또한 크게 늘어났다. 새 학년 첫 학기에 어떤 참고서를 고르느냐에 따라 과목에 대한 흥미가 달라질 수 있다. 모든 과목의 참고서를 다 사야 하는 건 아니다. 자신의 공부 방법이나 목적에 맞게 참고서를 구입할 필요가 있다. 중학생은 교과과정 변화가 가장 큰 편이다. 중학생을 위한 참고서 고르는 법을 살펴본다.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전 과목을 새 교과서로 배우게 된다. 선배들에게 물려받을 수도 없어 참고서 고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지난해 참고서를 보고 공부한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한 출판사에서 내는 참고서 종류도 수십종에 이른다. 검정교과서 체제에 따라 학교마다 교과서가 달라져 출판사들도 바빠졌다. 학교 교과서용과 여러 교과서를 통합한 참고서를 따로 만드는가 하면 과목에 따라 수준별 참고서를 내기도 한다.
과목명도 많이 달라졌다. 예를 들어 중학교 3학년 수학 교과서는 수학9-가(중3 1학기용)의 과목명이 수학3-상으로 바뀌었다. 중2 학생들은 새 교육과정에 따라 ‘역사(상)’ 교과서를 처음 배우게 된다. 고등학생과 견줘 중학생은 내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교과서 이외에 어떤 참고서로 공부하느냐에 따라 학습효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쏟아지는 참고서 속에서 많은 학생들이 고민하는 까닭이다.
중학생 ‘교과과정’ 큰 변화
학습습관과 수준 고려해야 서울 광성중학교 1학년 정재헌(13)군은 참고서를 사기 위해 지난 봄방학 때 아버지와 함께 서울의 한 대형서점을 찾았다. 꼼꼼히 메모를 하면서 참고서 코너를 돌아다녔지만 참고서 한 권을 사기가 쉽지 않았다. “출판사마다 참고서 종류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영어와 수학은 어떻게 고르겠는데, 다른 과목들은 뭘 사야 할지 모르겠어요. 참고서를 펼쳐보면서 내용을 비교하고 있는데 목차도 조금씩 다르고 헷갈리네요.” 서울에 잠시 올라온 광주광역시 주월중학교 2학년 박명민(14)군도 가족과 함께 서점 참고서 코너를 둘러봤다. 이미 2권의 참고서를 구입한 박군은 다른 과목의 참고서도 열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주요 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참고서를 사러 왔어요. 수학과 영어는 반드시 문제집을 풀어봐야 하거든요. 기술·가정은 꼭 필요하진 않지만 외울 게 많아서 사두는 편이죠. 일단 설명이나 사례가 얼마나 잘 나와 있는지를 따져보면서 보고 있어요. 모든 과목의 참고서를 사기보다는 자신에게 부족한 과목부터 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학기 초에는 의욕만 앞서 많은 참고서를 사려고 한다. 자신의 학습 습관이나 수준은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인지도 높은 참고서를 사두는 학생도 많다. <중학교에서 완성하는 자기주도학습법>의 저자인 이지은씨는 수업을 1~2주 정도 들어본 다음에 참고서를 살 것을 권했다. 학교 수업을 듣고 참고서가 필요한 과목인지를 천천히 생각해 본 뒤 구입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과목에 따라 선생님이 개념정리가 잘 된 프린트물이나 문제풀이용 프린트물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업을 열심히 듣고 나눠준 자료를 꼼꼼히 보면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거죠. 미리 참고서를 사뒀다가 풀지도 않고 그냥 버리는 경우를 막을 수 있습니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보는 참고서라고 무턱대고 구입해서도 안 된다. 자신의 학습 수준과는 맞지 않아 오히려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다. 특정 과목을 한 학기 또는 한 학년에 몰아 배우는 ‘집중이수제’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중학교 1학년의 경우 ‘집중이수제’가 적용되는 첫 학년이기 때문에 학교 시간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집중이수제’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한 학기에 12~13과목을 배우던 것을 최대 8과목만 수업할 수 있게 했다. 학교마다 배우는 과목이나 수업 진도가 달라질 수 있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들이 집중이수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많은 학교들이 국영수는 기본적으로 배정해 놓고 있기 때문에 사회나 예체능 과목들은 학교에 따라 배우는 시기에 차이가 난다. 비상교육 중등교재혁신부 채진희 부서장은 “집중이수제 시행으로 같은 중학교 1학년이라도 학교에 따라 1학기에 사회나 도덕을 배울 수 있다”며 “사회 과목은 반드시 학교 시간표를 확인한 다음에 참고서를 사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서는 크게 자습서와 문제집으로 나눌 수 있다. 자습서는 교과서의 목차에 맞춰 내용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과서 지문에 나온 내용을 상세히 정리해 놓아 학생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다. 자습서는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 출판사에 따라 구입하면 된다. 문제집은 개념 설명보다는 문제풀이에 비중이 실려 있다. 문제집도 ‘평가문제집’이라고 써 있는 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 출판사에 따라 구입하면 되지만 일반 내신 대비 문제집은 ‘통합용’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통합용’은 학교 교과서뿐만 아니라 여러 교과서에 실린 내용들 가운데서 문제를 뽑아 놓은 것이다. ‘평가문제집’ 문제들이 학교 교과서에 배운 내용에 국한되어 있다면 ‘통합용’ 문제집은 문제 형태가 더 다양하고 수준도 높은 편이다. 참고서 필요한 과목인지도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해야 국어와 영어처럼 교과서 지문에 따라 시험이 출제되는 과목은 해당 교과서 출판사의 자습서와 문제집을 사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수학, 사회, 과학 등의 과목은 출판사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어차피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은 모두 반영하고 있고 커리큘럼에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학생의 학습 수준에 따라 학교 교과서 내용을 좀더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다면 ‘자습서’를, 더 많은 문제를 풀어보고 싶다면 ‘문제집’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래엔 참고서개발팀의 최덕용 차장은 “수학이나 암기과목은 학교 교과서 출판사와 상관없이 사도 문제가 없다”며 “기본개념이 잘 정리된 참고서인지 시험에 대비한 참고서인지 명확히 따져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참고서를 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학은 수준별로 참고서를 선택하는 게 좋다. 수학은 크게 개념 기본서, 유형 기본서, 특강 기본서로 나눌 수 있는데, 본인의 수준을 우선 파악한 다음 참고서를 구입해야 한다. 개념 기본서는 개념을 자세히 설명하는 참고서로 중하위권 학생들이 많이 사는 편이다. 수유중학교 천태선 교사는 “학교 교과서와 익힘책도 개념 설명과 답안이 워낙 잘 나와 있어 이것만 봐도 학교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며 “그럼에도 참고서를 산다면 개념 기본서를 먼저 보는 게 수학을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유형 기본서는 개념 설명은 간단히 하고 문제가 유형별로 다양하게 나와 있는 것이다. 특강 기본서는 한 학기에 배울 분량을 얇게 특강용 교재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 개념이 잡혀 있지 않다면 어려울 수 있다. 천 교사는 “개념이 어느 정도 잡혀 있다면 유형별로 문제가 정리된 참고서를 사보는 게 좋다”며 “하지만 유형 기본서에는 보통 많은 문제들이 실려 있기 때문에 본인의 학습량을 고려해서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나 과학 등은 내용 정리와 문제가 적절히 섞여 있는 참고서를 고르면 된다. 비상교육 중등교재혁신부 박상희 팀장은 “중학교 1학년이 배우는 사회에 지리가 들어가면서 특히 어려워졌다”며 “사회는 내용 정리가 잘 되어 있고 관련 자료가 풍부한 참고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은 탐구 활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탐구 과정이 얼마나 자세하고 쉽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어려운 부분을 완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게끔 해주는 코너가 따로 있는지, 기출 문제가 얼마나 잘 반영되어 있는지도 참고서를 선택할 때 주의할 점이다. 이란 기자 rani@hanedui.co.kr
학습습관과 수준 고려해야 서울 광성중학교 1학년 정재헌(13)군은 참고서를 사기 위해 지난 봄방학 때 아버지와 함께 서울의 한 대형서점을 찾았다. 꼼꼼히 메모를 하면서 참고서 코너를 돌아다녔지만 참고서 한 권을 사기가 쉽지 않았다. “출판사마다 참고서 종류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영어와 수학은 어떻게 고르겠는데, 다른 과목들은 뭘 사야 할지 모르겠어요. 참고서를 펼쳐보면서 내용을 비교하고 있는데 목차도 조금씩 다르고 헷갈리네요.” 서울에 잠시 올라온 광주광역시 주월중학교 2학년 박명민(14)군도 가족과 함께 서점 참고서 코너를 둘러봤다. 이미 2권의 참고서를 구입한 박군은 다른 과목의 참고서도 열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주요 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참고서를 사러 왔어요. 수학과 영어는 반드시 문제집을 풀어봐야 하거든요. 기술·가정은 꼭 필요하진 않지만 외울 게 많아서 사두는 편이죠. 일단 설명이나 사례가 얼마나 잘 나와 있는지를 따져보면서 보고 있어요. 모든 과목의 참고서를 사기보다는 자신에게 부족한 과목부터 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학기 초에는 의욕만 앞서 많은 참고서를 사려고 한다. 자신의 학습 습관이나 수준은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인지도 높은 참고서를 사두는 학생도 많다. <중학교에서 완성하는 자기주도학습법>의 저자인 이지은씨는 수업을 1~2주 정도 들어본 다음에 참고서를 살 것을 권했다. 학교 수업을 듣고 참고서가 필요한 과목인지를 천천히 생각해 본 뒤 구입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과목에 따라 선생님이 개념정리가 잘 된 프린트물이나 문제풀이용 프린트물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업을 열심히 듣고 나눠준 자료를 꼼꼼히 보면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거죠. 미리 참고서를 사뒀다가 풀지도 않고 그냥 버리는 경우를 막을 수 있습니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보는 참고서라고 무턱대고 구입해서도 안 된다. 자신의 학습 수준과는 맞지 않아 오히려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다. 특정 과목을 한 학기 또는 한 학년에 몰아 배우는 ‘집중이수제’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중학교 1학년의 경우 ‘집중이수제’가 적용되는 첫 학년이기 때문에 학교 시간표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집중이수제’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한 학기에 12~13과목을 배우던 것을 최대 8과목만 수업할 수 있게 했다. 학교마다 배우는 과목이나 수업 진도가 달라질 수 있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들이 집중이수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많은 학교들이 국영수는 기본적으로 배정해 놓고 있기 때문에 사회나 예체능 과목들은 학교에 따라 배우는 시기에 차이가 난다. 비상교육 중등교재혁신부 채진희 부서장은 “집중이수제 시행으로 같은 중학교 1학년이라도 학교에 따라 1학기에 사회나 도덕을 배울 수 있다”며 “사회 과목은 반드시 학교 시간표를 확인한 다음에 참고서를 사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서는 크게 자습서와 문제집으로 나눌 수 있다. 자습서는 교과서의 목차에 맞춰 내용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과서 지문에 나온 내용을 상세히 정리해 놓아 학생 스스로 학습이 가능하다. 자습서는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 출판사에 따라 구입하면 된다. 문제집은 개념 설명보다는 문제풀이에 비중이 실려 있다. 문제집도 ‘평가문제집’이라고 써 있는 건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 출판사에 따라 구입하면 되지만 일반 내신 대비 문제집은 ‘통합용’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통합용’은 학교 교과서뿐만 아니라 여러 교과서에 실린 내용들 가운데서 문제를 뽑아 놓은 것이다. ‘평가문제집’ 문제들이 학교 교과서에 배운 내용에 국한되어 있다면 ‘통합용’ 문제집은 문제 형태가 더 다양하고 수준도 높은 편이다. 참고서 필요한 과목인지도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해야 국어와 영어처럼 교과서 지문에 따라 시험이 출제되는 과목은 해당 교과서 출판사의 자습서와 문제집을 사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수학, 사회, 과학 등의 과목은 출판사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어차피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은 모두 반영하고 있고 커리큘럼에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학생의 학습 수준에 따라 학교 교과서 내용을 좀더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다면 ‘자습서’를, 더 많은 문제를 풀어보고 싶다면 ‘문제집’을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래엔 참고서개발팀의 최덕용 차장은 “수학이나 암기과목은 학교 교과서 출판사와 상관없이 사도 문제가 없다”며 “기본개념이 잘 정리된 참고서인지 시험에 대비한 참고서인지 명확히 따져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참고서를 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학은 수준별로 참고서를 선택하는 게 좋다. 수학은 크게 개념 기본서, 유형 기본서, 특강 기본서로 나눌 수 있는데, 본인의 수준을 우선 파악한 다음 참고서를 구입해야 한다. 개념 기본서는 개념을 자세히 설명하는 참고서로 중하위권 학생들이 많이 사는 편이다. 수유중학교 천태선 교사는 “학교 교과서와 익힘책도 개념 설명과 답안이 워낙 잘 나와 있어 이것만 봐도 학교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며 “그럼에도 참고서를 산다면 개념 기본서를 먼저 보는 게 수학을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유형 기본서는 개념 설명은 간단히 하고 문제가 유형별로 다양하게 나와 있는 것이다. 특강 기본서는 한 학기에 배울 분량을 얇게 특강용 교재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 개념이 잡혀 있지 않다면 어려울 수 있다. 천 교사는 “개념이 어느 정도 잡혀 있다면 유형별로 문제가 정리된 참고서를 사보는 게 좋다”며 “하지만 유형 기본서에는 보통 많은 문제들이 실려 있기 때문에 본인의 학습량을 고려해서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나 과학 등은 내용 정리와 문제가 적절히 섞여 있는 참고서를 고르면 된다. 비상교육 중등교재혁신부 박상희 팀장은 “중학교 1학년이 배우는 사회에 지리가 들어가면서 특히 어려워졌다”며 “사회는 내용 정리가 잘 되어 있고 관련 자료가 풍부한 참고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은 탐구 활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탐구 과정이 얼마나 자세하고 쉽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어려운 부분을 완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게끔 해주는 코너가 따로 있는지, 기출 문제가 얼마나 잘 반영되어 있는지도 참고서를 선택할 때 주의할 점이다. 이란 기자 rani@hanedu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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