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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엄마 것 사지 마라

등록 2010-12-16 13:11수정 2010-12-16 13:35

[하니스페셜] 베이비트리-특집 ‘장난감, 어떻게 할까요?’ /
무엇을 언제 어떻게 사줘야 좋을까
갖고 노는 건 아이, 눈높이 맞춰 ‘지금 바로’ 좋아하는 걸로
아이들에게 장난감은 사줘도 그만, 사주지 않아도 그만인 기호품은 아닙니다. 아이는 밥으로만 크지 않습니다. 마음과 두뇌가 자라기 위해서는 장난감이 필요합니다. 사실 부모들이 장난감을 사주지 않으면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든 장난감을 만듭니다. 자연에서 구하거나 일상의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여 자신만의 장난감으로 만들죠. 결국 장난감이 없는 아이들은 없습니다. 아이에게 맞고, 안전하며, 도움이 되는 장난감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결국 노는 건 마음속 세계

그럼 부모로서는 어떤 장난감을 사주어야 할까요? 우선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는 장난감을 골라야 합니다. 어떤 엄마들은 우리 아이만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아이의 발달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아이의 발달 수준보다 높은 수준의 장난감을 골라주기도 합니다. 이 경우 아이는 새로 받은 장난감에 당연히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게 되고 엄마는 그러한 아이의 태도에 상처를 받습니다. 물론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그 장난감을 좋아하고 가지고 놀 시기가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왕 마음먹고 사주는 장난감인데 지금 바로 아이가 좋아하고 흥미를 보일 만한 장난감을 사주는 편이 낫습니다.

장난감 고르기의 두 번째 원칙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은 엄마가 아니라 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는 것입니다. 어떤 부모들은 장난감 가게에 가면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장난감들에 흠뻑 빠지곤 합니다. 자신이 어렸을 때 갖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소망을 아이를 통해 충족하는 경우입니다.

한편으로는 장난감을 사주면서 교육적 효과에 집착하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장난감이라도 이용하기에 따라 교육적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어떠한 장난감도 적절한 방법으로 가지고 논다면 나름의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조잡하면 조잡한대로, 유치하면 유치한대로 아이는 그 속에 자신을 투영하여 자신의 정신 세계를 확장시킵니다. 사실 아이가 갖고 노는 것은 장난감이 아닙니다. 아이가 갖고 노는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세계 그 자체인 거죠. 세계를 장난감에 투영시켜서 가지고 놀면서 세상을 다루는 법을 배우고, 감정을 처리하는 법을 배웁니다.

고장 조바심 치면 역효과?


장난감 고르기의 세 번째 원칙은 아이와 함께 골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 3살만 지나도 아이는 분명하게 자기 취향과 주관이 생깁니다. 아이가 가지고 놀 장난감을 사주는 것은 결국 부모일 수밖에는 없겠지만 아이를 결정 과정에 참여시킴으로써 자율과 책임을 아는 아이로 키워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이가 원하는 대로 무조건 사주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 경우 아이들의 장난감이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편중되거나 부모의 부담이 너무 클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통제력이 덜 발달된 상태여서 선택이 극단적일 수도 있습니다. 이를 막으면서도 아이의 자율성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미리 서너 개의 품목을 골라놓고 그 중에서 고르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장난감 고르기의 마지막 원칙은 고장이 잘 나고, 엄마를 피곤하게 하는 것은 사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장난감을 자기 마음대로 가지고 놀게 되죠. 아이의 손은 섬세하지 않으며 아이에게 ‘조심’이란 어울리지 않는 단어입니다. 비싸면서 고장나기 쉬운 장난감을 사주면 부모는 아이를 노심초사하면서 바라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아이와 함께 즐거울 수는 없는 일입니다. 소리에 예민하다면 지나치게 엄마를 자극하는 시끄러운 장난감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큰 맘먹고 장난감을 사준 뒤, 저것만 없으면 좋겠다고 해서야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좋을 까닭이 없습니다.

서천석/소아정신과 전문의·베이비트리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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