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대학생 445명을 대상으로 학기 종료 후 담당 교수에 이미 받은 학점을 더 높여달라고 부탁해 본 적이 있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8.0%(169명)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학점을 높이기 위한 대학생들의 노력이 강의실 밖에서도 치열한 셈이다.
이들은 교수에게 ‘학점 업그레이드’를 요청할 때 보통 ▶이메일로 요청(42.0%)한다고 답했고 아예 교수를 ▶직접 찾아가서 요청(32.5%)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다음으로는 ▶전화로 요청(20.1%)하는 경우가 뒤를 이었다.
또한 이 중에서 학점을 올리기 위해 교수에게 선물을 하거나 식사를 대접해 본 적이 있다는 학생도 14.8%에 달했다. 좀 더 좋은 학점을 얻기 위해 일종의 ‘로비’도 불사한다는 것.
이런 고학점에 대한 학생들의 열망은 최근 한창인 수강신청에서도 잘 드러났다. 수강신청 시 과목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학점을 잘 주는 과목(34.4%)이 단연 1위를 차지한 것. ▶재미있는 과목(29.7%)은 그 뒤를 이었고 ▶취업에 도움을 주는 과목(26.1%)이란 응답도 많았다. 소수지만 ▶다른 학생들이 많이 듣는 과목(0.7%)이란 응답도 있었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이 취업을 할 때 안정권으로 생각하는 학점(4.5 만점 기준)은 몇 점일까. ▶3.5 이상(55.5%)이란 대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4.0 이상(22.7%)이란 응답도 상당해서 쉽게 얻기 어려운 고학점을 안정권으로 여기는 학생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3.0 이상(15.1%)이 뒤를 이었으며 ▶3.0 미만도 크게 상관 없다(6.7%)는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하지만 실제로 학점이 채용조건으로 활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53.0%)이란 대학생이 긍정적(47.0%)으로 생각하는 대학생보다 더 많았다.
그 이유로는 ▶‘학점과 실제 회사에서의 업무수행이 별로 관련이 없기 때문에’(45.8%) 라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로 가장 많았다. 높은 학점이 회사생활을 잘하는 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의견이다.
또한 ▶‘학교마다 학점을 주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20.8%)처럼 학교 간 형평성을 문제로 지적하는 학생들도 있었으며 ▶‘학점인플레로 너도나도 높은 학점을 받기 때문에’(18.2%) ▶‘학점보다 업무수행에 도움을 주는 다른 스펙이 많기 때문에’(8.9%) 등의 답변이 있었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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