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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전·현직 교장 138명 ‘수학여행 뒷돈’

등록 2010-07-08 22:03수정 2010-07-09 09:35

업체들에게 ‘학생 1명당 1만원꼴’ 받아챙겨
2천만원 이상 행사땐 전자공개입찰 의무화
서울지방경찰청은 학교 수학여행 대행 업무를 몰아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서울 강북구 ㅅ초등학교 김아무개(60) 교장 등 전·현직 교장 3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수뢰액수가 적은 102명(현직 65명)은 관할 교육청에 통보했다고 8일 밝혔다. 또 이들 교장에게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이아무개(54)씨 등 업체 대표 2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에 입건된 김 교장은 2006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학교 수학여행과 수련회, 현장학습 등을 대행하는 계약을 맺는 대가로 이씨 등 관광·버스·숙박업체 대표한테서 14차례에 걸쳐 모두 4840만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전·현직 교장 138명이 이런 방법으로 이씨 등에게서 6억80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교장들이 학교단체 행사를 재량에 따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며 “학생 1인당 특정 액수의 사례금을 미리 정해 놓고, 교장실에서 직접 업자들한테 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2박3일 행사의 경우 숙박은 학생 1인당 8000~1만2000원, 버스는 1대당 하루 기준으로 2만~3만원의 사례금을 받았으며, 분기별로 업자들과 뒷돈을 정산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2박3일 수학여행 비용이 학생 1인당 15만~2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교장이 5%인 1만원 남짓을 챙긴 셈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내 초등학교에선 하반기에 사상 초유의 무더기 ‘교장 공백’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적발된 138명 가운데 116명이 서울 지역 전·현직 초등학교 교장들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현직 교장은 불구속 입건된 17명을 포함해 모두 72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62명은 업체에서 받아 챙긴 금액이 1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적극적으로 요구해 받아낸 교원은 모두 파면·해임 등 배제징계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수의계약 위주의 초·중·고교 수학여행 계약방식을 전자공개경쟁 체제로 바꾸는 것을 뼈대로 하는 ‘수학여행·수련활동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교과부는 이 방안에서 수학여행 비리를 막기 위해 5000만원 이하까지는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한 규정을 바꿔, 2000만원이 넘는 수학여행은 반드시 전자공개경쟁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도록 했다. 전자공개경쟁은 조달청이 심사를 통해 다수 업체와 미리 계약을 체결하면, 학교가 이들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황춘화 정인환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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