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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엔 뭐가 있지?

등록 2010-06-20 15:59

고정민의 진로/직업 클리닉
고정민의 진로/직업 클리닉
진로탐색의 핵심은 흥미·적성 제대로 발굴하는 것
과목 호불호·취미·장점으로 찾기…심리검사도 도움

상담실을 통해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들 가운데 하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잘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은 참 하고 싶은 게 많은 것 같던데…. 저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이다.

이는 학생들이 진로 결정의 중요 기준으로 꼽는 ‘흥미와 적성’을 묻는 질문이다. 흥미와 적성은 엄연히 그 정의가 다른데도 정확한 의미 파악 없이 진로지도에 쓰이고 있다. 흥미와 적성은 진로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내적 요인이다. 그러므로 교사나 학부모들이 먼저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에 대해 판단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필요하다.

진로탐색의 기초인 심리검사, 적성검사를 해석하지 못해 난감해하는 교사들도 있다.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한국고용정보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 이를 도와줄만한 시스템들을 찾을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제공
진로탐색의 기초인 심리검사, 적성검사를 해석하지 못해 난감해하는 교사들도 있다.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한국고용정보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 이를 도와줄만한 시스템들을 찾을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제공
흥미란 ‘좋아한다, 관심 있다’라는 말이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신바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면우 서울대 교수는 그의 책에서 “자신이 정말 하고 싶고, 마음이 끌리는 분야의 일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것을 ‘신바람’이라고 표현했다. 신바람이 날 정도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만 그 일을 즐겁게 잘해낼 수 있고, 그것이 곧 유망산업·유망직업이 된다는 것이다. 누가 억지로 시켜서 투덜거리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이성친구를 생각할 때처럼 설레고 기분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곧 하고 싶은 일, ‘흥미를 가진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적성이란 ‘능력’이란 말과 같다. 적성은 어떤 일을 수행해낼 수 있는 잠재적인 능력을 뜻한다. 진로를 고를 때 서태지의 뛰어난 음악성, 이승엽의 천재적인 타격능력 같은 대단하고 뛰어난 능력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소한 장점도 자신의 적성으로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변에 십자수를 잘하는 친구가 있다면 이를 단순한 취미생활로 볼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친구한테서 세밀한 작업을 잘해낼 수 있는 손재주, 한 가지 과제를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인내심이나 끈기 등의 능력, 곧 적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학령기 청소년 시절엔 현재 개발된 능력에만 한정해 직업을 찾기보다, 앞으로 개발될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

학령기 청소년들의 흥미와 적성을 알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흥미검사나 적성검사 등의 심리검사 결과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다. 하지만 심리검사만으론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찾기 힘들 때도 있다. 이런 경우 일상생활 속에서 흥미와 적성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첫째,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을 살펴봄으로 흥미와 적성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어와 영어, 제2외국어 등 어학 과목에 관심이 많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면 교사, 통역사, 해외영업전문가, 외교관 등 말하기 능력이 중요한 직업이나, 작가·번역가·기자 등 글 쓰는 일과 관련된 직업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생물과목에 관심이 많고 좋은 성적이 나온다면 배아줄기세포 같은 연구를 하는 생명공학자나 사람의 인체를 다루는 의사 등의 직업을 고려할 수 있다.

둘째, 자신의 취미생활을 통해 흥미와 적성을 발견할 수 있다.


취미란 좋아하는 일을 자신이 골라서 하는 것인데 이를 자꾸 반복하게 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에 대한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용돈기입장이나 다이어리를 정리하는 것이 취미인 친구가 있다면, 돈이나 숫자에 대한 개념과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 발달하게 돼 금융전문가나 회계사 등 수에 대한 개념, 치밀함, 분석력, 체계성을 요구하는 직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 또다른 예로 라디오 등과 같은 전자기기 분해나 프라모델 조립 등의 취미가 나중에는 티브이(TV)나 자동차 등 전자제품이나 기계제품을 개발하는 적성으로 발달돼 이와 관련한 직업과 연결될 수 있다.

셋째, 일상생활의 사소한 장점들이 흥미와 적성으로 발전한다.

겉으로는 아무 특징이 없고 조용하지만, 언제나 친구들의 불평 섞인 이야기나 투덜거림을 끝까지 잘 들어주는 친구를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얼핏 보았을 때는 아무런 장점이 없어 보이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것은 매우 뛰어난 능력이다. 이런 적성은 상담전문가, 심리치료사, 정신과 의사 등의 직업에서 요구하는 타인에 대한 공감 및 경청능력과 관련이 있다. 학과성적은 별로 좋지 않아도 항상 기발하고 엉뚱한 생각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친구들이 있다. 이러한 적성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광고 분야나 예술 계통의 직업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의사·변호사·교수와 같은 전문직을 가질 만큼, 또는 신문이나 티브이에 나올 만큼 뛰어난 능력만이 직업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학업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은 자신들이 가진 능력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많다.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작지만 소중한 장점이나 사소한 관심들을 찾아 키워가면, 그것이 나중에 대단한 능력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보물과도 같은 개개인의 흥미와 적성을 발굴하는 과정은, 청소년기 진로탐색의 핵심적인 부분이다.

<함께하는 교육> 기획위원/ 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 취업클리닉팀 고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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