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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응답제한형’ 개념 정리라면 ‘서술형’생각·주장 담은 논리적 글은 ‘논술형’

등록 2010-05-23 16:35

① 왜 서술형·논술형인가

② 서술형·논술형 뭐가 다른가

최근 서술형과 논술형이 함께 언론에 오르내리다 보니 둘의 차이점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서술형과 논술형은 둘 다 ‘서답형 문항’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둘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우리가 흔히 학교에서 치르는 시험은 종이에 주어진 문제를 연필이나 펜으로 푼다는 뜻에서 ‘지필(紙筆)고사’ 또는 ‘지필평가’라 한다. 시험 종류를 주관식 시험과 객관식 시험으로만 나누는 게 통상의 분류법인 데 비해 교육 현장에서 쓰이는 지필평가 분류는 이보다 복잡하고 다양한데 이를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지필평가는 크게 선택형(selection type)과 서답형(supply type)으로 나뉜다. 먼저 선택형에는 선다형, 진위형, 연결형 등이 있다. ‘객관식 시험’의 대표적 유형이 바로 사지선다형 또는 오지선다형 등으로 출제되는 선다형으로 네가지 또는 다섯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시험이다. 진위형은 주어진 설명이나 서술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가리는 유형이다. 흔히 ‘OX문제’로 불린다. 연결형은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의 선택지를 주고 선으로 연결짓는 방식이다. ‘짝짓기’ 유형인 셈이다.

이에 비해 서답형에는 단답형, 완성형, 서술형, 논술형 등이 있다. 단답형은 주어진 질문에 간단한 단어나 숫자로 답하는 방식이다. 완성형은 한 문장 또는 여러 문장을 나열한 뒤 군데군데에 괄호나 빈칸을 만들어 여기에 필요한 단어나 숫자를 채워넣도록 하는 유형이다.

서술형은 단답형이나 완성형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한 문장 또는 두 문장 이상을 수험생 스스로가 전부 완성하도록 하는 유형이다. 문장 전체를 완성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앞서 말한 유형들보다는 높은 수준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보통 어떤 개념이나 상황, 전후 맥락이나 이야기의 줄거리 등에 대해 ‘이해하기’, ‘요약하기’, ‘이유나 근거 대기’, ‘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기’ 등을 요구하는 식의 문제가 많다. “차이점을 세 가지 제시하시오, 몇 자 이내로 설명하시오, 풀이과정을 쓰시오” 등의 문제가 대표적인 예다. 서술한다고 해서 내키는 대로 무제한적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용이나 분량 등 서술방식을 제한하는 응답제한형이 대부분이다.

논술형은 학생 스스로의 생각이나 주장을 상당한 분량으로 설득력 있게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글을 요구한다. 글의 전개나 구성으로 볼 때 도입부·전개부·결말부라는 3단계의 전개나, 기-승-전-결의 4단계의 전개를 보여야 한다. 어떤 구성을 선택하더라도 중요한 점은 논술형 문항은 답안이 하나의 자기완결적 글의 짜임새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서술형이든 논술형이든 모두 글쓰기 능력을 요구한다는 데 공통점이 있지만, 두 개의 글이 각각 요구하는 완성도나 수준은 앞서 본 것처럼 상당히 다르다. 서술형이 한개 또는 몇개의 문장을 완성하는 데 그치는 데 비해 논술형은 개별 문장 수준을 넘어 두개 이상의 문단을 만드는 정도로 나아가야 한다. 논술형의 경우 분량으로 따지면 500자 안팎 또는 그 이상의 분량으로 글을 쓸 줄 알아야 한다. 시험의 성격에 비춰볼 때 논술형에서는 종합적·입체적·비판적 사고 능력이 더욱 도드라져 보일 수 있다.

앞으로 서술형 문항은 정기 내신시험에서 그 비중이 크게 늘어난다. 서울·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만 우선 시행되던 것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는 교육 당국의 발표가 있었다. 정기 내신시험이 아닌 수행평가에서는 논술고사도 확대될 예정이다. 한마디로 서술형과 논술형 준비를 동시에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된 셈이다.

개별 과목별 특성에 맞춰 서술형·논술형 문제에 대비할 수도 있겠지만, 서술형·논술형 문제가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능력을 기르는 게 우선이다. 현재 제시된 예시문항 채점기준표를 보면 맞춤법, 띄어쓰기, 글자 수 맞추기 등도 객관적인 평가기준으로 제시돼 있지만, 그보다는 서술형·논술형 문제가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창의적 문제해결능력과 지식의 통합적 활용 능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래야 시험도 잘 보고 지적 능력도 근본적으로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kimcs@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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