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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10분 넘기 힘든 집중력 10분 ‘토막공부’로 극복

등록 2010-05-16 16:58

집중력이 부족해 장시간 공부가 힘들고 장차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몰라 고민이라는 박시현군이 3인의 멘토에게 조언을 듣고 있다. 왼쪽 둘째부터 유성룡(이투스 입시정보실장), 이지은(<중학교에서 완성하는 자기주도학습법> 저자), 고정민(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 취업지원과)씨 그리고 박시현군.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집중력이 부족해 장시간 공부가 힘들고 장차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몰라 고민이라는 박시현군이 3인의 멘토에게 조언을 듣고 있다. 왼쪽 둘째부터 유성룡(이투스 입시정보실장), 이지은(<중학교에서 완성하는 자기주도학습법> 저자), 고정민(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 취업지원과)씨 그리고 박시현군.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외고 가고 싶긴 한데 성적이…
아직 늦지않아…합격수준 등 알아보며 꿈을
책상에 오래 있기 힘들어요
1시간 내내 앉아있기보다 10분씩 4~5번 공부
특별히 하고 싶은 것 없어
고등학교 종류와 입시가 다양해지면서 중학교 시기의 진학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잘 모르는 탓에 진로 탐색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중학생은 스스로 하는 공부에도 아직 익숙하지 않다.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럽기만 하다. 멘토(조언자)가 있다면 달라질 수 있을까? 내 적성에 맞는 진로를 설계해주고, 진학 지도를 해주며 내 몸에 맞는 학습법을 잡아준다면 공부가 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함께하는 교육>은 중학생 전문 온라인 교육 사이트인 1318클래스(1318class.com)와 함께 진로·진학·학습법 등을 다면적으로 상담해주는 ‘3인의 멘토를 만나다’를 시작한다. 1318클래스 회원 가운데 한명을 뽑아 한달에 한번씩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각 분야 전문가로 진로에는 고정민(강남종합고용지원센터 취업지원과), 진학에는 유성룡(이투스 입시정보실장), 학습법에는 이지은(<중학교에서 완성하는 자기주도학습법> 저자)씨가 나선다. 이번 상담의 첫 주인공으로는 박시현(서울 대영중2)군이 뽑혔다.

“공부방법이 제일 고민이에요. 방법은 잘 알겠는데 실천이 힘들어요. 성적이 안 돼 가고 싶은 외고도 포기했어요. 외고는 전교 1등이나 2등은 해야 가능하지 않나요?” 2학년 첫 중간고사를 치른 박군의 얼굴과 말투엔 자신감이 없어 보였다. 1학년 때보다 성적이 평균 10점 이상 올랐지만, 스스로 진학 목표를 낮추고 있었다. 박군의 어머니 이주현(41)씨도 “외고에 갈 줄 알았는데, 지금은 어떤 학교에 보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유성룡 실장은 “1학년에 견줘 성적이 많이 올랐고, 외고 입시에서 내신은 중학교 2학년부터 들어가기 때문에 미리 포기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유 실장은 박군에게 이름을 들어본 외고가 몇개인지 물었다. “글쎄요. 대원외고….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어요. 근데 외고에 가면 내신이 불리하지 않나요?” 유 실장은 “대학 입시가 다양해져서 내신이 떨어지더라도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방법은 많다”며 “외고에 가고 싶다면 지원가능한 외고는 어느 곳인지, 성적은 어느 정도 돼야 하는지를 지금부터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부도 곧잘 했던 박군은 사춘기가 오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이사와 전학을 거치며 공부에 흥미를 잃었다고 한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서 공부를 하고 싶지만 집중하기 힘들어요. 컴퓨터 게임을 하면 하루 종일이라도 집중할 수 있는데 책을 보면 졸려요.” 학습법 전문가 이지은씨가 “그럼 이번 중간고사 준비는 어떻게 했어?”라고 물었다. 박군은 “이번엔 마음을 다지고 3주 전부터 준비했어요. 텔레비전과 컴퓨터도 자제했죠. 근데 머리를 써야 하는 수학은 정말 싫어요. 단순한 게 좋은데….” 박군은 평소에는 거의 공부를 하지 않고 시험 때에만 공부를 몰아서 하는 습관이 있었다. 박군의 어머니도 “시현이가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시키는 대로 공부를 해서 그런지 스스로 하는 공부에 익숙하지 않다”며 “쫓아다니면서 공부하라고 말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에 성적이 올랐다고 계속 몰아서 공부를 하면 안 된다”며 “시험 준비 기간을 늘리기보다는 평소에 복습을 매일 하는 공부습관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박군처럼 집중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토막공부를 하는 게 효과적일 수도 있다. 박군의 집중력은 최대 5~10분 정도였다. 이씨는 “박군은 1시간을 계속 앉아서 공부하기보단 10분씩 4~5토막을 내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10분 정도 공부한 뒤 1분 정도는 핸드폰을 보거나 화장실을 가는 등 다른 활동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씨는 “혼자 잘하고 싶은 의지는 강한데, 아직 공부하는 맛을 모르는 것 같다”며 “스스로 해보며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군의 꿈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없다고 했다. “엄마는 외교관이나 의사가 됐으면 해요. 하지만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경쟁도 치열해서 전 못할 것 같아요.” 강남고용지원센터 취업지원과의 고정민씨가 “장래희망에 컴퓨터 프로그래머라고 적었던데, 어때?”라고 물었다. 박군은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고 그냥 자격증이 있어서 적었어요. 단순하게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박군은 정보기술자격증을 3개나 갖고 있었고 특기·흥미란에도 컴퓨터 게임이라고 적었다. 중학교 1학년 1학기 때는 학급 회장도 했을 만큼 리더십도 뛰어난 편이다.

청소년 직업흥미검사 결과 박군은 사회형, 관습형, 진취형 순으로 높게 나왔다. 박군은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게 좋아요. 생각할 게 많고 그러면 귀찮아하는 편”이라며 “하지만 지적이고 분석적인 ‘탐구형’의 특성도 좀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군의 어머니도 “아이가 편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찾는 것 같다”며 “부모가 아는 직업에도 한계가 있고, 이과보다는 문과 쪽이 맞는 것 같아 외교관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군은 부모님의 기대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았다. 목표를 위해 노력을 하기보다는 ‘난 힘들 거야’ 하고 미리 포기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고씨는 “외교관, 의사와 같은 불가능한 선택지만 있어서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것 같다”며 “부모는 아이에게 다양한 직업 정보를 많이 접하게 하고, 비슷한 특성을 가진 다른 직업들도 보여주면서 선택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란 기자 rani@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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