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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부전공 말리는 사회

등록 2010-04-04 16:13수정 2010-04-04 16:16

입시 이유로 부모·학교 ‘눈치’청소년의 개별성 욕구 억눌러
강남대 교육대학원 구본용 교수는 “청소년기는 부전공을 찾아두는 적기”라고 강조한다. 구 교수는 “청소년기엔 다른 사람과 다른 자신만의 특성을 발달시키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기는데 이걸 ‘개별성’이라고 한다”며 “이런 개별성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라도 청소년들에게 부전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똑같은 교과과정으로 공부해야 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이런 개별성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입시에 대한 압박과 부담 때문이다. 구 교수는 “단순히 제도만 바뀌어선 안 되고 중·고등학교라는 인생의 중요한 시절이 대학을 위한 하나의 준비과정에 불과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고쳐져야 한다”며 “이런 잘못된 인식이 청소년들이 부전공 활동을 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인 것 같다”고 했다.

청소년들이 부전공 활동 때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건 부모의 ‘눈치’다. 안양외고 2학년 ㄱ양은 “어렸을 때부터 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공부와 병행하면서 디자인을 해보고 싶고,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공부에 전념하라는 부모의 말에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대한민국 1318 희망비타민>을 쓴 서울 문일고 김혜남 교사는 “부모나 교사가 청소년들의 부전공 활동에 관심을 갖는다면 활동의 효율성이 오를 것이고, 공간이나 비용 부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노력’은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등 사회 전반적으로 요구되는 부분이다. 구 교수는 “학교 동아리 활동이 학생들이 부전공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가장 가까운 채널이지만 요즘은 이런 활동이 어려운 걸로 안다”며 “정규 커리큘럼에 더해서 특화된 프로그램을 학교 쪽에서 적극적으로 권장하되 그것들이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실제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학생들은 학교 쪽에서 제한하는 동아리 활동에 불만이 많다. 전주 우석고 2학년 ㅇ군은 “학교가 학생들이 원하는 신규 동아리 결성에는 ‘3월 초’까지라는 시간제한을 두면서 공부와 관련된 동아리는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게 허락한다”며 “특별활동 시간에 동아리 활동을 못하게 해 활동이 제한되고, 정작 이 시간은 공부로 채워진다”고 했다.

이은송(홈스쿨러) <아하! 한겨레> 학생수습기자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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