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자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수업시간 필기와 연계한 공부전략이 도움
시험 끝난 뒤엔 틀린문제 복습 습관 길러야
시험 끝난 뒤엔 틀린문제 복습 습관 길러야
중학교는 초등학교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중1들의 경우 초등학교와 달리 과목도 복잡해지고 프린트도 많고 과목별로 문제집도 갑자기 많아진다. 중학교 첫 중간고사의 공포는 이런 현실적 조건 때문에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어떻게 하면 중간고사를 잘 치를 수 있을까. 선행학습 영향, 주요과목만 보는 중간고사로 수준 파악은 무리 중1 학생들의 학습 경쟁은 여러 초등학교 출신으로 구성된 반 분위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시험에 대해서도 여러 소문이 나돌게 되는데 ‘첫 시험 성적이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간다’ ‘작년 1학년들이 시험을 너무 잘 봐 이번에는 어렵게 낸다’ ‘중학교에 가면 등수가 두 배로 떨어진다’와 같은 것들이다. 중간고사는 중학교에 올라와 처음 치르는 정기고사이므로 그에 대한 걱정이 해를 거듭해도 줄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 휩쓸려 흔들릴 필요는 없다. 그렇게 긴장할 만큼 타당한 평가 기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짧게는 2개월, 길게는 2년 이상 선행학습을 하고 중학교에 온다. 이를 고려해 중간고사 문제는 대체로 어렵게 출제되는 편이다. 개인의 능력을 판단한다기보다 학원공부를 피해가려는 문제들이므로 나의 수준을 판단하기에 부적당하다. 또한 중간고사는 주요 과목만 치르기 때문에 암기과목, 실기시험 등의 변수를 포함하지 못한다. 앞으로의 공부는 중1 첫 시험처럼 ‘학원발’로 해낼 수 없다. 주어진 기간 안에 정해진 범위의 공부를 누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해내느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진다. 문제에 맞는 답을 찾는 것은 아주 작은 부분이고 시간 관리, 스트레스 관리, 학습전략, 생활통제 등 통합적인 실력이 필요하므로 첫 중간고사를 실력의 잣대로 삼는 것은 무리다. 오히려 두번째 시험인 1학기 기말고사가 공정할 것이다. 기말고사 즈음은 학교생활에 대한 긴장도 어느 정도 풀린 상태이므로 더욱 그렇다.
7차 교육과정개편 실생활 적용, 문장제 문제 유념 학생들은 교과서에 공부할 것이 없다고 해 문제집으로만 눈을 돌리는데 그렇지 않다. 교과서에는 학습의 방향과 평가의 의도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눈치챌 수 있는 것이 바로 학습목표다. 7차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바뀐 교과서에는 ‘적용하기’ ‘생각해보기’ 등이 많아졌다. 즉, 사고의 힘을 가진 인재를 키우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당연히 시험에도 이 방향성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특히 국어는 1종의 국정교과서에서 23종의 검정교과서로 늘어났다. 다른 학교 다니는 친구와 시험공부를 함께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분량도 많아져서 문제집이나 자습서를 구입하기도 부담스럽다. 생활 속의 우리말과 글에 대한 문제, 논리적 표현 등이 점수 차를 낼 것으로 보인다. 참고서에만 의존해서는 학교별, 교사별 출제의 특이성을 대비할 수 없으니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교과서 지문을 충분히(3회 이상) 읽고 프린트나 필기내용 등 수업자료와 연계한 공부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학은 문장제 문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생활 속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묻기도 한다. 기본적인 개념 이해를 했다면 수학적 사고를 언어로 풀어내는 연습을 하자. 계산 문제를 공부할 때에도 말로 설명하며 풀면 수학적 논리가 언어로 표현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다. 영어도 국어와 마찬가지로 교과서 지문을 충분히 읽되, 해당 단원의 주요 문법사항과 관용구 등의 표현을 암기해야 한다. 문제에서 주어진 상황이나 내 생각을 묻는 질문에 문장을 만들어 쓸 수 있어야 한다. 과학은 실험과 일상생활과 연계된 적용이 중요하다. 문제에서 주어진 조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추론해 풀어내는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사회는 기존 2, 3학년에 해당되었던 일반사회 영역이 중1 교과과정으로 편입됐다. 이를 반영해 학교마다 시험 난이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과 개념을 사회 현상과 관련해 푸는 문제에 대비해야 함은 물론이다. 첫 시험은 성적보다 시험에 대한 태도 형성이 중요 학생들은 첫 시험을 치르며 시험과 공부, 성적에 대한 태도를 체득한다. 부모 생각에는 첫 시험이고 아이의 자존심도 걸려 있으니 어떻게 해서든 좋은 성적을 내도록 공부시키고 싶겠지만, 이 욕심이 첫 시험의 중요한 구실을 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은 첫 시험을 치르며 시험공부 요령과 과목별 공부 감각을 익혀야 한다. 시험이 끝난 뒤에도 등수나 점수는 일단 제쳐두고 시험지를 펼쳐 보아야 한다. 스스로 공부하며 골라낸 요점이 시험문제와 얼마나 일치했는지 살펴야 하고, 틀린 문제는 왜 틀렸는지 바로 복습해야 한다. 시험 자체에 대한 관심을 복습 습관으로 돌리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다. 첫 시험은 앞으로 보게 될 많은 시험의 본이 되기 때문이다. 시험에 대한 능동적인 학습태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습관, 공부하며 겪는 어려움을 가족에게 이야기하는 방법 등은 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들이다. 이지은/교육·학습법전문가 <중학생 공부고민 상담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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