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내신에서 서술형·논술형이 강화된다고 하자 두 지필고사 평가의 차이점을 궁금해 하는 학생들이 많다. 주관식 단답형에 익숙한 우리나라 시험 방식에선 지필고사에 대한 개념 정립 자체가 안 되어 있는 탓이다.

보통 지필평가는 선다형, 진위형, 연결형 등 선택형(selection type) 문항과 단답형, 완성형, 서술형, 논술형 등의 서답형(supply type) 문항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서술형 문항은 출제자가 제시한 문항에 대해 학생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지식이나 의견 등을 직접 ‘서술’하는 방식이다. 선린중 오묘순 국어교사는 “보통 어떤 개념을 이해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설명해보라는 문제나 짧게 요약해보라는 등의 문제가 서술형 문제로 많이 출제된다”고 했다.

논술형 문항은 학생 나름의 생각이나 주장을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기술하는 걸 말한다. 주로 서론·본론·결론 등으로 구성해 글을 쓰는 방식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 발표한 주요과목의 서술형 예시문항을 살펴보면 서술형·논술형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해선 글쓰기 능력이 관건이다. 교육청 쪽은 “특히 앞으로 학생들이 치를 정기고사의 서술형 문제에선 내용, 분량 등 서술방식을 제한하는 응답제한형이 주로 나올 예정”이라고 했다. “차이점을 세 가지 제시하시오, 300자 이내로 설명하시오, 풀이과정을 쓰시오” 등의 문제가 대표적인 예다.

물론 학교별로, 과목별로 교사들이 어떤 문제들을 내느냐에 따라 준비 전략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이뤄지는 수업 내용을 출제하고, 될 수 있는 한 창의성을 자극할 수 있는 문항을 출제한다”는 계획안이 원칙대로 제대로 반영된다면 개별 과목에 국한하지 않은 서술형 준비 방법도 있다. 무엇보다 교과서 본문을 꼼꼼하게 읽어보고, 단원별로 창의적 문제해결력과 관련한 문제를 꼼꼼히 풀어보는 건 기본이다. 국어나 사회의 경우, 교과서 내용을 읽어보고 글자 수를 정해놓고 요약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 교사는 “설명하기, 요약하기, 이유나 근거 대기, 과정을 보여주기 등을 요하는 문제들이 많은데 ‘예를 들어, 왜냐면, 그리고, 그래서, 어떻게’와 같은 질문을 하면서 문장을 만들어보는 연습도 중요하다”고 했다. 구로구 ㄱ중학교 ㅇ교사는 “예시문항 채점기준표를 보면 글자 수 등이 중요한 평가요소 가운데 하나로 나오는데 실제로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글자 수 맞추기 등을 잘 지켰는지 등이 객관적인 평가 기준으로 세우기 좋아서 교사들이 많이 참고할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이런 것들을 익혀두는 것도 필요하겠다”고 했다.

글·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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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형 평가 예시 문항

예시·중1 국어

※ 다음 글을 읽고, 표의 문자에서 표음 문자로 발전하게 된 이유를 100자 이내(띄어쓰기 포함)로 쓰시오. [5점]

문자가 하나 이상의 의미를 지니면서 인간이 기록할 수 있는 의미는 점차 풍부해졌다. 그러나 인간은 점점 더 다양한 내용들을 보다 정확하게 기록하고자 했으며, 그때마다 그 의미를 나타내기 위하여 새로운 문자를 창안해 내었다. 그러나 문자의 수가 많아지면서 편리한 점도 있지만, 각 문자와 그 의미를 외워야만 하는 불편함이 커졌다. 이러한 문제는 대표적인 표의 문자인 ‘한자’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 삼천에서 오천 자 정도의 문자를 외워야만 한다.

예시답안

풍부해지는 문자의 의미를 나타내기 위하여 많은 새로운 문자를 창안했고, 그에 따라 수많은 문자와 의미를 외워야 하는 불편함이 커졌기 때문이다.

예시·중1 사회

※ 다음은 북부 지방의 생활 모습을 나타낸 자료이다. 이를 참고하여 아래 문장을 완성하시오.

메밀은 서늘한 기후에 알맞아서 산간지방에서 가꾼다. 생육 기간이 60~100일로 짧으며 환경에 적응하는 힘이 강하다.

한편 감자는 저온성 작물로 한랭한 기후에서 잘 자란다. 기후적응성이 높아 산간지역과 평지 모두 재배가 가능하다.

그림1. 북부 지방의 음식

그림 2. 북부 지방의 가옥

남부 지방은 쌀밥이나 보리밥을 먹으며 따뜻한 기후에 상하지 않도록 음식을 대체로 짜게 만든다. 따라서 김치는 매우며 고춧가루와 소금이 많이 들어간다.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기 위해 집은 일자형 구조가 많으며, 바람이 잘 통하고 넓은 대청마루가 있다.

반면 북부 지방은()

예시 답안

서늘한 기후 조건에서도 잘 재배되는 조, 옥수수, 감자 등이 섞인 잡곡밥을 많이 먹으며, 메밀로 만든 냉면이 유명하다. 김치를 비롯한 반찬은 대체로 싱거우며, 고춧가루가 적게 들어간다. 가옥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폐쇄적인 구조에 창문이 적으며, 부엌과 방 사이에 정주간을 두어 추운 겨울의 작업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거실로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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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순수 서술형 30%…2012년까지 50%로 확대

지난 2월23일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창의성 계발을 위한 평가 개선 기본 계획’은 기존의 평가 방법을 바꿔서 학교 수업 방법을 변화시키고, 창의적인 인재를 길러내자는 뜻에서 나온 안이다. 서술형 평가 확대, 특색 있는 수행평가 활성화, 창의성 관련 학생부 기재 내실화 등의 세부 추진계획들 가운데 학생들이 가장 주목할 부분은 ‘서술형·논술형’ 평가의 확대 실시다. 구체적으로 보면 정기고사에선 서술형 시험을, 수행평가에선 논술형 시험을 확대 실시한다는 내용이다.

‘확대 실시’란 말에서 알 수 있듯 이는 기존에 어느 정도 실시가 돼왔던 부분이기도 하다. 초등의 경우 정기고사 때의 서답형 평가는 올해 처음 실시하지만 중등에선 이미 2005년도부터 단답형과 완성형을 포함하는 서답형 반영 비율을 30%로 정하고 점차 확대해왔다.

올해부턴 초·중등 동시에 단답형, 완성형을 제외한 순수한 서술형 문항의 반영 비율이 30% 이상으로 높아진다. 학교들은 올해 1학기부터 단답형 문제를 제외하고 전체 시험문제 가운데 30% 이상을 문장 형태로 서술하거나 답안 선택 이유를 다는 방식의 서술형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 서술형의 출제 비율은 앞으로도 2011년 40% 이상, 2012년 50%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한편 논술형 시험은 수행평가를 통해 치르게 되며 이는 교실 안에서 주어진 시간에 이루어지게 할 예정이다.

김청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