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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새 교과과정 따라가면 ‘소통’이 보인다

등록 2010-03-14 15:21

7차개정교육과정에 따라 바뀐 교과서는 실생활 사례로 기본 원리를 익힌 뒤 토론 등을 통해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것을 강조한다. 사진은 바뀐 교육과정에 따라 제작한 새 교과서.  미래엔컬처그룹 제공
7차개정교육과정에 따라 바뀐 교과서는 실생활 사례로 기본 원리를 익힌 뒤 토론 등을 통해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것을 강조한다. 사진은 바뀐 교육과정에 따라 제작한 새 교과서. 미래엔컬처그룹 제공
학습자간 토론 통해 문제해결 하도록 이끌어
‘같은 내용 다른 관점’ 교과서 읽어보면 도움
올해부터 7차개정교육과정을 전면적으로 도입함에 따라 중학교 1학년은 바뀐 교과서로 공부하게 됐다. 중학교 2학년은 이미 지난해 영어·수학부터 적용했다. 바뀐 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실생활 사례로 기본 원리를 익힌 뒤 토론 등을 통해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것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전도훈(서울대명중2)군은 바뀐 교육과정이 부분적으로 도입된 지난해 영어와 수학을 공부했다. 전군은 “개념을 실생활에 적용하고 응용할 수 있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었다”고 했다.

1주일 정도 새 교과서로 공부한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은 바뀐 교과서에 흥미를 보였다. 이수호(서울신명중1)군은 “같은 과목인데도 출판사가 달라 국어처럼 실린 지문이 다르기도 하고, 사회나 과학처럼 같은 내용인 것 같은데, 설명하는 방식이 달라서 신기했다”고 했다. 장용찬(경기초당중1)군도 “토의·토론식 수업을 아직 해보진 못했지만, 교과서에 있는 것은 안다”며 “수학문제는 혼자서만 푸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친구들과 같이 대화하고 협동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재미있게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엔컬처그룹(옛 대한교과서)에서 교과서 제작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정준걸 교육사업본부장은 “앞선 교육과정이 원론적 지식을 설명한 뒤 이해·암기시키려 했다면 바뀐 교육과정은 ‘어떻게 학습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인터넷 토론’, ‘휴대전화 문자 쓰는 법’ 등과 같은 실제 생활에서 자주 일어나는 상황을 통해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학습과정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학습과정이 중요한 까닭은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학습자 스스로 방향과 목표를 세우고 과제를 탐구하고 해결하는 것까지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때의 학습자는 개인뿐 아니라 모둠까지 포함한다. 그래서 바뀐 교과서는 ‘학습자-교사’뿐 아니라 ‘학습자-학습자’ 사이의 의사소통까지 강조한다. 정 본부장은 “의사소통능력은 학습과정에서 생각하고 느낀 것을 자유로운 환경에서 토의·토론한 뒤 그 결과를 글로 쓰고 논리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함한다”며 “예전엔 ‘우리말 바로쓰기에 대해 토론하라’고 문제를 낸 뒤, 교사의 역량에 모든 것을 맡겼다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우리말을 바로 쓸 수 있을까?’란 주제를 준 뒤, ‘바로 쓰기란 어떻게 쓰는 것인가’(용어의 정의) ‘우리의 생활 속 언어는 어떠한가’(상황 인식, 반성)와 같은 딸림 질문을 주어서 각자 생각한 뒤 토론을 할 수 있도록 이끌고, 학습결과를 발표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했다.

교사들도 의사소통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용철(경희여중·국어) 교사는 “분필 중심의 수업에서 활동(토론) 중심의 수업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바뀐 교육과정은 ‘읽고 토론한 뒤 쓰는 과정’으로 국어지식과 언어활동을 통합하고 있다”고 했다. 수학에서도 의사소통능력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천태선(수유중·수학) 교사는 “실생활 사례로 주어지는 수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실제 상황에서 쓰는 현실 언어를 수학적 언어로 바꿔 푼 뒤, 실생활 언어로 다시 바꿔 문제의 뜻에 맞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실생활 문제를 푸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토론이 필요하고, 이때 상대방의 진술이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지 판단한 뒤,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천 교사는 “이제는 수학에서도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능력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능력”이라며 “모둠 활동이 어렵다면 평소에 혼자서라도 여러 상황이 나올 수 있게 묻고 답하고 써 보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학생들은 생각을 나누는 연습이 덜 돼 있고, 배경지식도 부족해 토의·토론 활동을 어려워할 수 있다. 이때 같은 단원을 다른 관점으로 서술한 다른 출판사의 교과서들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미래엔컬처그룹에서 교과서 개발의 책임을 맡고 있는 오세찬 검정교과서 팀장은 “교과서는 달라도 학습목표는 같기 때문에 여러 교과서의 서술방식에서 관점의 차이를 찾아 비교하면 토론할 때 도움이 된다”며 “꼼꼼히 읽는 과정에서 읽기 능력이 커지고 같은 내용을 반복해 읽게 되므로 복습효과도 있다”고 했다. 또 오 팀장은 “토의·토론 활동을 할 땐 배경지식을 얼마나 쌓아놨는가에 따라 활동의 질이 달라진다”며 “망원경을 쓰면 맨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 보이듯이 자습서를 참고하면 미처 교과서에 담지 못한 교과 관련 배경지식을 짧은 시간에 습득할 수 있어 교과서 학습의 능률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종법 기자 mizzle@hanedui.com

한겨레교육·1318 클래스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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