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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보충수업권도 ‘차별’

등록 2009-08-16 15:54수정 2009-08-16 16:02

상위권은 ‘자율로 해라’
하위권은 ‘빼줄 수 없다’
부산 ㅂ고 양아무개(17)양은 여름방학에 보충수업을 하지 않았다. 덕분에 오전에는 수영을 배우고 오후에는 텝스 및 논술학원과 독서실을 오가며 ‘자기주도적’인 방학을 누릴 수 있었다. 그의 학교는 강제 보충을 실시하는 학교다.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는 그는 담임교사의 특별한 배려로 보충수업을 빠질 수 있었다.

강제 보충에도 예외가 있다. 담임교사의 허락을 받아낼 때 필요한 조건은 단 하나, 성적이다. 양아무개양과는 달리 담임교사의 허락을 받지 못한 정아무개(17)양은 “나도 수영을 배우고 부족한 부분을 학원에서 보충하려고 했지만 선생님은 보충수업 빠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며 “이런 것까지 차별하나 싶어 속상했다”고 말했다.

강제 보충에 대한 학생들의 또다른 불만은 ‘차별’이다. 누구한테는 강제 보충이 자율 보충이 되기도 한다. 경기 ㄱ고 황아무개(18)양은 “학원 때문에 보충수업을 빠지고 싶다고 말씀드렸을 때 선생님은 분명 ‘다른 학생들도 있는데 너만 빼줄 수 없다’고 하셨다”며 “나중에 몇몇 애들이 보충수업을 면제받았다는 것과 대부분 공부 잘하는 애들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오로지 성적을 기준으로 학생을 신뢰하고 불신하는 교사들의 태도는 비교육적이다.

이런 차별은 약과다. 일부 학교는 보충수업에도 우열반을 운영하며 차별적인 대우를 한다. 서울 노원구의 한 학교는 문·이과 통틀어서 전교 20등 안에 드는 학생들은 보충수업 없이 자습만 하도록 한다. 나머지 학생들은 심화반과 일반반으로 나눠 수업을 하는데 심화반은 언어, 외국어, 수리 영역에서 학교가 정한 교사들이 수업을 한다. 일반반은 모든 과목을 혼자 선택해 듣는다. 일반반인 김아무개(18)군은 “내가 수업 듣고 싶은 선생님은 심화반 수업만 하고 나도 심화한 수업을 듣고 싶은데 아예 신청조차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얼마 전 자율형사립고로 지정된 서울의 ㅂ고는 아예 상위 30% 학생들만 대상으로 보충수업을 한다. 보충수업을 하는 학생들도 반을 5~6개로 나눈 뒤 성적대에 따라 교사를 달리 배정받는다. 이 학교의 김아무개(17)군은 “전교 등수에 따라 반이 정해지기 때문에 듣고 싶은 교사도, 과목도 선택할 수 없다”며 “누구한테나 방학은 다 소중한데 학교가 성적에 따라 차별하면 다른 학생들의 방학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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