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특히 기초가 중요한 과목이다. 여름방학, 학기와 학년을 뛰어넘는 선행학습보다 지난 학기와 학년에 배웠던 내용을 확실히 익히는 게 수학 내공을 다지는 지름길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커버스토리] 방학이용 수학공부 이렇게
중학생 1학기 영역이 중요 ‘복습 위주로’
중학생들이 수학을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중학교 1학년에 나오는 <정수의 사칙연산>과 <문자와 식> 단원이다. 정수의 사칙연산(→1학년 1학기 정수와 유리수)을 제대로 이해하여야 유리수(→1학년 1학기 정수와 유리수)와 무리수(→3학년 1학기 무리수와 실수) 등의 연산도 가능하며, 문자와 식(→1학년 1학기 문자와 식)과 병행하여 방정식과 함수 등과 같은 중요한 학습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학교 수학은 선행학습보다는 1학기 복습이 더 중요할 수 있다.
1학년은 <문자의 사용과 식의 값>, <일차식의 계산과 등식의 성질>을 복습해야 하며, 2학년 학생 중에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웠던 학생은 1학년이 복습해야 하는 내용들을 다시 학습한 뒤 2학년 과정 중 <연립방정식> 부분을 다시 보는 것이 좋다.
3학년은 고등학교 1학년으로 연계되는 부분이 많은 만큼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1학년과 2학년의 학습 내용을 알고 있다면 <제곱근과 무리수>(→3학년 1학기 무리수와 실수)에 대한 학습을 확실히 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이차방정식의 풀이>(→3학년 1학기 이차방정식)를 복습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는 해를 구하는 데 포인트를 맞추기보다는 인수분해와 완전제곱식을 이용하여 해를 구해나가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차식을 완전제곱식으로 변형하는 방법은 결국 이차함수로 연결되며 그래프를 그리고 이차함수(→3학년 1학기 이차함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내가 생각하는 중학교 수학의 흐름은 크게 두 계통이다. 첫째는 위에서 설명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고, 둘째는 중학교에서는 기본만 다루고 고등학교에서 확장되는 영역이다. 이 두 가지 계통만 확실히 학습하면 수학은 쉽다고 본다.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생각할 때는 중학교 수학의 2학기 부분은 기하와 확률 및 통계가 주요 흐름인데 이 부분은 위의 두 계통보다 고등학교와의 연결성이 다소 떨어진다. 내용 역시 그다지 어렵지 않다. 개인적으로 2학기 영역보다 1학기 영역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학이 어렵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2학기의 내용을 선행학습하는 것보다 1학기의 내용에 대한 복습을 중점적으로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2학년 2학기 도형의 성질에서 ‘증명’이 처음 나오므로 미리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생 2학기 함수·미적분 ‘개념 위주로’ 수학 과목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량이 점점 늘어나고 난이도도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학생들은 선행학습을 한다. 그래야 학교 수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그렇게 생긴 여유 시간에 심화·응용문제까지 풀기 위해서다. 그러나 학교에서 관찰해보면 많은 학생들이 선행학습다운 선행학습을 못한다. 방학 때 선행학습을 하면서는 ‘나중에 학교에서 또 배우겠지’라며 촘촘히 이해하기보다 공식을 암기하는 수준에 그치고, 학교 수업 시간에는 ‘나 이거 아는 거야’라며 정의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을 소홀히 하는 잘못된 습관에 물들어 있다. 나름대로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지만 결과적으로 선행학습을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올바른 선행학습은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수준에서 공식을 암기하거나 심화·응용문제를 다루기보다는 기본적인 정의나 개념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하는 게 좋다. 선행학습이라기보다는 한 학기 정도를 미리 공부하는 예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등학교 1학년은 2학기 때 크게 <함수>, <도형>, <삼각함수> 등의 세 단원을 배우게 된다. 이 세 단원 모두 고등학교 2~3학년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영역이다. 이 부분에 대한 선행학습을 하면서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때 배운 <인수분해>, <방정식> 단원을 함께 공부하는 것이 좋다. 특히 그래프의 개형은 실제로 그리는 것을 철저하게 연습해 두면 나중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인문계열의 경우 수능에는 수학Ⅰ에서만 출제가 되는데 수학Ⅰ은 크게 세 영역 <지수로그-지수함수, 로그함수>, <수열-수열의 극한>, <순열과 조합-확률-통계>로 나눌 수 있다. 이 세 영역은 서로 연계성이 약하기 때문에 순서와 상관없이 공부를 해도 괜찮다. 만약 세 영역을 배웠는데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2·3학년 학생들은 교과서를 참고해 각 단원과 연관된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1학년 수학의 단원을 찾아 복습한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Ⅰ의 내용 말고도 수학의 꽃이라는 <미분>, <적분>, <공간도형>, <벡터>를 배우게 될 것이다. 이 단원들은 상당히 흥미있고 재미있지만, 처음에 익히기는 쉽지 않으므로 개념을 이해하는 수준에서 선행학습을 하는 것도 좋다. <미분>, <적분>은 특히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우는 <함수>의 개념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그래프를 그리는 연습을 충분히 하면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만화나 이야기로 쉽게 배우는 미분, 적분 책들이 많이 있는데 이것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게 예습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고1 58점→고3 96점’ 광주 정광고 이대보군 “각 단원의 유기적 관계 정리하면 도움” 중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수학의 늪을 벗어나고픈 학생들은 많다. 그러나 벗어나는 학생은 많지 않다.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대보(18·광주 정광고)군은 지난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한 수능 모의평가에서 수리 영역 96점(원점수/100점 만점)을 받았다. 100점은 아니지만 96점이라는 그의 점수가 빛나는 이유는 2년 전 58점에 그쳤던 그의 ‘과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서 뭘 배우는지도 모르고 입학을 했어요. 수학의 제일 첫 단원을 이해하는 것도 벅찼죠. 공식을 쓰면 간단히 풀릴 문제를 그 공식을 몰라서 시험지 한 바닥을 그림으로 가득 채우곤 했어요.” 중하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도약한 그의 시작은 어땠을까. 우선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급했다. “한동안 공부에 대한 의욕을 잃었어요.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요. 공부를 해도 다시 성적이 오르지 않을 거라는 두려움이 컸죠.” 그래서 아주 쉬운 문제부터 시작했다. 교과서의 기본 문제와 난도가 낮은 문제집을 병행했다. 문제집에 동그라미가 빗금보다 많아지자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모자라는 기초 학습을 보충하는 일도 중요했다. 교과서를 볼 때면 ‘단원의 길잡이’ 등에서 그 단원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개념이나 지식을 확인했다. 모르는 개념이 있으면 중학교 문제집을 뒤져서 반드시 익혔다. 교과서를 볼 때는 각 단원의 목차를 기준으로 내용을 유기적으로 이해하려고 애썼다. “1단원의 큰 제목은 집합이고 소단원은 집합의 상등이다, 이런 식으로 머릿속에 표를 그렸어요. 각 단원을 머릿속에 깨끗하게 정리하면 문제 푸는 데도 도움이 돼요. 각 단원의 흐름은 문제를 푸는 과정과 비슷할 때가 많거든요.” 교과서나 문제집에 나오는 기본 문제는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 “시그마 1부터 10까지의 합은 55다, 이런 기본 문제는 그냥 외웠어요. 어려운 문제를 풀 때는 이런 기초 지식이 시간을 절약하는 데 도움을 주거든요.” 기초 지식을 활용해 심화 문제를 풀 수 있는 수준이 되자 성적이 향상되기 시작했다. “아직 점수 기복이 심해요. 그래서 저는 안주하지 않아요. 늘 막막하던 고1 때를 생각하며 ‘대포’처럼 밀고 나가죠.”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생각할 때는 중학교 수학의 2학기 부분은 기하와 확률 및 통계가 주요 흐름인데 이 부분은 위의 두 계통보다 고등학교와의 연결성이 다소 떨어진다. 내용 역시 그다지 어렵지 않다. 개인적으로 2학기 영역보다 1학기 영역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학이 어렵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이번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2학기의 내용을 선행학습하는 것보다 1학기의 내용에 대한 복습을 중점적으로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2학년 2학기 도형의 성질에서 ‘증명’이 처음 나오므로 미리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정종식 중앙대사범대부속중학교 교사
고등학생 2학기 함수·미적분 ‘개념 위주로’ 수학 과목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량이 점점 늘어나고 난이도도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학생들은 선행학습을 한다. 그래야 학교 수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그렇게 생긴 여유 시간에 심화·응용문제까지 풀기 위해서다. 그러나 학교에서 관찰해보면 많은 학생들이 선행학습다운 선행학습을 못한다. 방학 때 선행학습을 하면서는 ‘나중에 학교에서 또 배우겠지’라며 촘촘히 이해하기보다 공식을 암기하는 수준에 그치고, 학교 수업 시간에는 ‘나 이거 아는 거야’라며 정의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을 소홀히 하는 잘못된 습관에 물들어 있다. 나름대로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지만 결과적으로 선행학습을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올바른 선행학습은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수준에서 공식을 암기하거나 심화·응용문제를 다루기보다는 기본적인 정의나 개념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하는 게 좋다. 선행학습이라기보다는 한 학기 정도를 미리 공부하는 예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등학교 1학년은 2학기 때 크게 <함수>, <도형>, <삼각함수> 등의 세 단원을 배우게 된다. 이 세 단원 모두 고등학교 2~3학년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영역이다. 이 부분에 대한 선행학습을 하면서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때 배운 <인수분해>, <방정식> 단원을 함께 공부하는 것이 좋다. 특히 그래프의 개형은 실제로 그리는 것을 철저하게 연습해 두면 나중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인문계열의 경우 수능에는 수학Ⅰ에서만 출제가 되는데 수학Ⅰ은 크게 세 영역 <지수로그-지수함수, 로그함수>, <수열-수열의 극한>, <순열과 조합-확률-통계>로 나눌 수 있다. 이 세 영역은 서로 연계성이 약하기 때문에 순서와 상관없이 공부를 해도 괜찮다. 만약 세 영역을 배웠는데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2·3학년 학생들은 교과서를 참고해 각 단원과 연관된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1학년 수학의 단원을 찾아 복습한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Ⅰ의 내용 말고도 수학의 꽃이라는 <미분>, <적분>, <공간도형>, <벡터>를 배우게 될 것이다. 이 단원들은 상당히 흥미있고 재미있지만, 처음에 익히기는 쉽지 않으므로 개념을 이해하는 수준에서 선행학습을 하는 것도 좋다. <미분>, <적분>은 특히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우는 <함수>의 개념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그래프를 그리는 연습을 충분히 하면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만화나 이야기로 쉽게 배우는 미분, 적분 책들이 많이 있는데 이것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게 예습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김호경 숭문고 교사
‘고1 58점→고3 96점’ 광주 정광고 이대보군 “각 단원의 유기적 관계 정리하면 도움” 중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수학의 늪을 벗어나고픈 학생들은 많다. 그러나 벗어나는 학생은 많지 않다.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대보(18·광주 정광고)군은 지난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한 수능 모의평가에서 수리 영역 96점(원점수/100점 만점)을 받았다. 100점은 아니지만 96점이라는 그의 점수가 빛나는 이유는 2년 전 58점에 그쳤던 그의 ‘과거’ 때문이다. “고등학교에서 뭘 배우는지도 모르고 입학을 했어요. 수학의 제일 첫 단원을 이해하는 것도 벅찼죠. 공식을 쓰면 간단히 풀릴 문제를 그 공식을 몰라서 시험지 한 바닥을 그림으로 가득 채우곤 했어요.” 중하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도약한 그의 시작은 어땠을까. 우선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급했다. “한동안 공부에 대한 의욕을 잃었어요.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요. 공부를 해도 다시 성적이 오르지 않을 거라는 두려움이 컸죠.” 그래서 아주 쉬운 문제부터 시작했다. 교과서의 기본 문제와 난도가 낮은 문제집을 병행했다. 문제집에 동그라미가 빗금보다 많아지자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모자라는 기초 학습을 보충하는 일도 중요했다. 교과서를 볼 때면 ‘단원의 길잡이’ 등에서 그 단원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개념이나 지식을 확인했다. 모르는 개념이 있으면 중학교 문제집을 뒤져서 반드시 익혔다. 교과서를 볼 때는 각 단원의 목차를 기준으로 내용을 유기적으로 이해하려고 애썼다. “1단원의 큰 제목은 집합이고 소단원은 집합의 상등이다, 이런 식으로 머릿속에 표를 그렸어요. 각 단원을 머릿속에 깨끗하게 정리하면 문제 푸는 데도 도움이 돼요. 각 단원의 흐름은 문제를 푸는 과정과 비슷할 때가 많거든요.” 교과서나 문제집에 나오는 기본 문제는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 “시그마 1부터 10까지의 합은 55다, 이런 기본 문제는 그냥 외웠어요. 어려운 문제를 풀 때는 이런 기초 지식이 시간을 절약하는 데 도움을 주거든요.” 기초 지식을 활용해 심화 문제를 풀 수 있는 수준이 되자 성적이 향상되기 시작했다. “아직 점수 기복이 심해요. 그래서 저는 안주하지 않아요. 늘 막막하던 고1 때를 생각하며 ‘대포’처럼 밀고 나가죠.”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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