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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교과 수업시간 학교서 자율조정”

등록 2009-04-30 20:07

입시교육 강화 부추기는 교과부
총 수업시간의 20%내 허용 추진…수능 위주 편성 불보듯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부터 전국 모든 학교가 연간 총 수업시간의 20% 범위 안에서 특정 교과의 수업시간을 자율적으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교육운동단체들은 고등학교는 물론 중학교에서까지 국어·영어·수학 위주의 입시교육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과부는 30일 학교장에게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성을 주는 것을 뼈대로 한 ‘학교 자율화 추진방안(시안)’을 발표했다.

시안을 보면, 내년부터 전국 모든 초·중·고교에서 국민공통 기본교육 과정에 대해서도 교과별 연간 총 수업시간의 20% 범위 안에서 수업시간을 증감해 편성할 수 있게 된다. 국민공통 기본교육 과정이란 교과부가 학년별로 가르쳐야 할 교과와 수업시간을 정해 놓은 것으로, 초등 1학년부터 고교 1학년까지 10년 동안에 해당한다. 고교 2·3학년 때는 시·도 교육청과 학교, 학생들이 선택한 교과를 배운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현재 교육과정 편제상 1년에 136시간(주당 4시간)이 배정된 국·영·수 수업을 27시간(136시간의 20%) 늘려 163시간까지 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학교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과목의 경우 수업시간을 20%씩 줄일 수 있다.

시안은 특히 자율학교에 대해서는 교과별 수업시간의 35%까지 증감해 편성할 수 있도록 더 큰 폭의 자율성을 줬다. 교과부는 기숙형공립고, 사교육 없는 학교 등을 모두 자율학교로 지정해, 현재 전체 학교의 2.5%(282곳)인 자율학교를 내년까지 20%(2500여곳)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안에서 교과부는 특별활동(봉사·자치 활동 등)을 재량활동과 통합해, 학교에서 원하는 교과를 심화·보충하는 시간으로 집중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특별활동 시간도 교과수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고1의 경우, 재량활동은 204시간, 특별활동은 68시간이 배정돼 있다.

교과부는 1일부터 12일까지 부산·서울·대전·광주에서 잇따라 토론회를 열어 시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5월 말께 최종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종원 교과부 교육자치기획단장은 “교육 과정·교원 인사 등 핵심 권한을 학교장에게 부여해 학교교육의 다양화를 유도하고,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 등을 통해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율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어 “중·고교 교육과정을 대학입시가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과부 발표대로 교육과정 자율화가 이뤄질 경우 수능 과목 수업은 늘고 다른 교과는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며 “학교 자율화는 결국 교육의 획일화와 입시교육 강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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