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 두 풍경 이날 오후 시험을 보지 않고 ‘일제고사 반대 시민모임’이 주최한 체험학습에 참가한 학생·학부모·시민단체 회원 등이 경기 여주군 강천면 굴암리 남한강 둔치를 걸으며 주변 경관을 감상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여주/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교과학습 진단평가(일제고사)를 치른 31일 전국에서 1400여명의 학생이 시험을 거부하고 체험학습을 떠났다. 시·도 교육청은 체험학습을 안내하거나 허락해 주는 등 시험을 방해한 교사들을 이번에도 중징계할 방침이다.
서울지역에서는 이날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서울시민모임’ 등이 주최한 체험학습에 학생 240여명과 학부모 8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오전 9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등 6곳에서 버스를 나눠 타고 경기 여주군 신륵사로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전북지역에서도 240여명의 학생이 섬진강 등으로 생태체험학습을 떠났다. 지난해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때 교장이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승인해 줘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전북 장수중에서는 전교생 212명 가운데 41명이 결석했다. 김인봉 장수중 교장은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체험학습을 승인해 주기로 결정했는데 학생들이 사전에 신청서를 내지 않고 20%가량 결석을 했다”며 “신청서를 내면 결석으로 처리되지 않는데 학생들이 곤란한 처지에 놓일 학교를 배려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남지역에서는 136명의 학생이 시험를 치르지 않고 체험학습을 다녀왔으며, 경기 128명, 충남 110명, 강원 107명, 전남 87명, 경북 80명, 대구 50명, 광주 50명, 충북 49명, 울산 46명, 제주 40명, 인천 33명, 대전 32명, 부산 25명의 초·중학생이 체험학습에 참여한 것으로 교육운동 단체들은 집계했다.
또 청소년운동 단체인 ‘무한경쟁교육,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청소년 모임 세이 노(Say! No)’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이 진행해 온 ‘일제고사 반대 오답선언’에 전국에서 580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홍성희 초등교육정책과장은 “일제고사 거부를 유도한 교사는 지난해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때와 똑같은 기준으로 처벌할 방침”이라며 “다만, 징계 수위를 결정할 때 학교별로 실제 체험학습에 참여한 학생 규모를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규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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