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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속성’보다 ‘숙성’ 중요…스스로 공부하게 돕자”

등록 2009-03-01 16:10수정 2009-03-01 16:12

송재환 서울동산초 교사는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발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초등학생이 방에서 숙제를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송재환 서울동산초 교사는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발견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초등학생이 방에서 숙제를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아이랑 부모랑




‘초등공부 불변의 법칙’ 쓴 송재환 교사의 조언

교과서 매일 큰소리로 읽고
개념 직접 설명하게 시켜야
선행학습은 역효과 낼수도

흔히들 초등학교 저학년 공부는 엄마 하기 나름이라고 말한다. 엄마가 조금만 아이 공부에 신경을 써주면 아이의 성적을 올리는 일이 비교적 수월한 시기이고, 그래서 아이 성적이 알고 보면 엄마 성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 상황이 조금씩 달라진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갑자기 어려워지는 5학년부터는 엄마가 ‘떠먹여’ 줄 수 있는 부분이 크게 줄어든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조금씩 나뉘고, 학부모들이 조급한 마음에 아이들을 학원으로 돌리기 시작하는 것도 이 시기이다.

12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을 토대로 최근 <초등공부 불변의 법칙>이라는 학습법 책을 펴낸 서울 동산초등학교 송재환 (38) 교사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을 보면 예외없이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자기주도적으로 공부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저학년 때부터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체득해야 상급 학교에 진학해서도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학습효과 3배, 낭독의 힘 저학년 때에는 소리 내어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송 교사는 “혼자 조용히 눈으로 책을 보면 머리에 잘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자극하는 감각이 많을수록 공부한 내용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어 읽기책을 일주일에 10쪽 정도씩 정해 놓고 날마다 세 번씩 소리 내어 읽게 하면 암기력이 좋은 아이들은 일주일도 되지 않아 금세 내용을 줄줄 외우다시피 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외운 다양한 표현들을 말할 때나 글을 쓸 때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다. 국어뿐만 아니라 수학이나 과학, 사회 교과에서도 낭독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학교에서 다음날 배울 내용을 큰 소리로 한 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예습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 개념·원리는 ‘자기 언어화’가 중요 학교에서 배우는 개념이나 원리를 정확히 알아야 창의적으로 응용하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수학 같은 과목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 과목도 마찬가지다. 송 교사는 “사회 과목을 어려워하는 아이들 대부분은 교과서에 나오는 하나하나의 용어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해만 하면 쉬운 내용을 무턱대고 외우려고만 하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5학년 1학기에 배우는 ‘촌락 지역의 생활’에서 농촌, 어촌, 산촌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면서 무작정 외워서는 다른 사례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이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알아보려면 아이에게 직접 개념에 대해 설명해 보게 하는 것이 좋다. 교과서에 나오는 정의를 그대로 외우지 않고 자기 언어로 개념을 설명할 수 있다면 기초 개념을 충실히 이해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 보게 하면 아이가 개념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 선행학습은 공부 흥미 잃게 할 수도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 ‘필수’처럼 여겨지는 선행학습 열풍에 대해 송 교사는 “오히려 공부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거나 주의력이 산만해질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학원에서 다들 앞선 내용을 배우고 오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수박 겉핥기’ 공부만 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정말 선행학습이 필요한 아이들은 한 학급에 2~3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학원에서 어설프게 앞선 내용을 배우고 오면 학교 수업은 학교 수업대로 재미없고, 그렇다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도 않은 어정쩡한 상태가 되는 거죠.”

앞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보니 무작정 외우려 하거나 문제만 풀려고 하기 쉽고, 자칫 ‘공부는 어렵고 힘든 것’이라는 생각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송 교사는 “초등학교 때는 속성보다 숙성이 중요한 때”라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아이가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이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정민영 기자 minyoung@hani.co.kr

■ 효과적인 암기법 7가지

공부를 잘하려면 암기력이 뛰어나야 할까? 꼭 그렇지는 않지만 암기를 빼놓고 공부를 생각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송재환 교사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모두 기억력이 유별난 것은 아니지만 기억을 잘하는 요령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송 교사가 추천한 효과적인 암기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잠자기 전 20분을 최대한 활용하라
자기 전에 공부하면 그 시간 이후 기억해야 할 것이 없기 때문에 억제를 받지 않아 효과적이다.

2.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반복해라
우리의 기억은 1시간이 지나면 절반 이상을 잊는다. 배운 내용을 최단 시간 안에 한 번 반복하는 것이 좋다. 쉬는 시간에 바로 전 수업 내용을 간단하게 읽어보는 습관을 들인다.

3. 시각화하라
문장보다 도표, 그림, 사진, 삽화 등을 통해 기억하면 오래 기억할 수 있다.

4. 앞글자만 따서 외우라
과학이나 사회 과목에서 유용하다. 태양계 행성들의 이름을 ‘수금지화목토천해명’으로, 조선시대 왕 이름을 ‘태정태세문단세…’처럼 외우는 것이 그 예다.

5.개인적인 의미를 두어 외우라
무의미한 것보다는 자기 주변의 사물이나 일상과 연결시켜 외우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생활 속 물건이나 경험을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면 좋다.

6.학습 내용을 녹음해서 반복해서 들으라
중요한 부분, 핵심적인 부분, 헷갈리는 부분 등을 재미있는 목소리로 녹음한 뒤 반복해서 들으면 암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 영어단어나 표현 등을 외우는 데 효과적이다.

7. 붙여두라
화장실이나 책상 앞에 붙여놓고 외우는 것도 효과적이다. 잘 외워지지 않는 공식이나 문법은 자주 보는 곳에 붙여놓고 틈나는 대로 눈에 익힌다.

◇자료 출처 : <초등공부 불변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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