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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인터넷 늪’ 빠진 아이 구출하세요

등록 2009-01-11 16:30

아이들에게 올바른 컴퓨터 사용 습관을 들이게 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조절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아이들에게 올바른 컴퓨터 사용 습관을 들이게 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조절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아이랑 부모랑
컴퓨터 사용규칙·일지 만들고
주로 하는 내용 상세히 파악을
가족 대화·여가활동도 늘려야

“주말에 거의 15~20시간 정도 컴퓨터를 합니다. 이렇게 오래 하는데도 성이 차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성적이랑 시력도 많이 떨어지고, 시간을 줄이려고 해도 실패하고 걱정이 되어서 글 올립니다.”

한 인터넷 사이트 상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각종 인터넷 중독 관련 사이트에 가 보면, 이런 내용의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처럼 인터넷 중독은 이제 더는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2007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를 보면, 만 9~12살 어린이의 11%가 중독에 이를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위험 사용자’로 분류됐다. 전문적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사용자’도 1.5%나 됐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아이가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겨울방학이 되면 부모의 고민거리가 또 하나 는다. 조금이라도 컴퓨터를 더 하려는 아이와 신경전을 벌이기 일쑤다. 서울시청소년미디어센터 부설 미디어중독예방센터(mediajoongdok.com) 조희원 상담실장의 도움말로 자녀에게 올바른 컴퓨터 사용 습관을 길러 주려면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 조절 능력이 보약

아이가 컴퓨터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면 버럭 화를 내며 강압적으로 전원을 끄거나 잔소리를 늘어놓는 부모들이 많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아이와의 관계만 해칠 뿐, 올바른 컴퓨터 사용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 욕구를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시간이 되면 아이가 자발적으로 컴퓨터를 끄도록 해야 한다.

그러자면 컴퓨터 사용 시간을 강압적으로 통제할 것이 아니라 자녀와 합의해 사용 시간을 미리 정해둬야 한다. 컴퓨터 사용 시간과 이용 내역 등을 적는 ‘컴퓨터 사용일지’와 약속을 잘 지켰을 때의 보상과 어겼을 때의 벌칙 등을 담은 사용규칙을 만들어 가족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등학생의 경우 하루 사용 시간은 1시간 정도가 적당하며, 2시간을 넘겨서는 안 된다. 컴퓨터 옆에 알람을 둬 사용 시간을 알 수 있도록 하고, 아이가 스스로 시간 조절을 하는 것을 어려워할 경우 시간 관리 소프트웨어를 활용한다. 인터넷 중독 예방교육 전문 단체인 놀이미디어교육센터 누리집(gamemedia.or.kr)에서 컴퓨터 사용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블루실드 라이트’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가족 사용일지’를 만들어 온 가족이 함께 작성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사용일지를 보면서 토론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알아야 이긴다

요즘 아이들에게 인터넷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놀이문화 중 하나다. 따라서 부모도 인터넷에 대해 알아야 한다. 내 아이가 어떤 사이트를 주로 이용하는지, 무슨 게임을 하는지, 게임이 어떤 구조로 이뤄져 있는지, 아이들은 게임을 통해 어떤 만족감을 얻는지 등을 알아야 인터넷 사용에 따른 아이의 행동과 습관을 이해할 수 있고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아이가 컴퓨터를 할 때는 혼자 하게 내버려두지 말고 가끔 곁에서 지켜보면서, 게임을 할 때 자기도 모르게 흥분하거나 욕을 하지는 않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게임에 몰입하고 있으며, 앞으로 게임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채팅의 경우,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알고 지내는 사이가 아니라 온라인에서만 만나는 사이라면, 왜 만나는지,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등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자칫 아이가 사이버 폭력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범죄에 이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가족간의 활동을 만들자

아이가 인터넷에 빠지는 것을 막으려면 인터넷보다 더 즐거운 가족 여가활동을 자주 하는 것이 좋다. 가족들이 상의해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컴퓨터와 텔레비전을 끄는 날로 정하고, 그날만큼은 영화 관람, 운동 등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를 통해 컴퓨터 말고도 재미있는 여가활동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아이가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또 아이 스스로도 인터넷이 아닌 다양한 취미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컴퓨터를 거실 등 가족이 공유할 수 있는 장소에 두고, 가족이 함께 즐기고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일도 필요하다. 평소에 자녀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아이의 고민과 스트레스에 대해 관심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

■ 치료도 필요하다

인터넷 때문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갈등이 지속되면 전문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인터넷 중독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할 증상이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kado.or.kr/IAPC), 서울시립광진청소년수련관 아이윌센터(iwill.or.kr) 등 상담기관에서 상담 및 진단, 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학부모정보감시단(cyberparents.or.kr), 놀이미디어교육센터 등에서는 부모와 아이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 예방교육을 하며, 누리집에서 인터넷 등 미디어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어린이용 인터넷 게임 중독 척도
어린이용 인터넷 게임 중독 척도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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