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기 아발론교육 대표. 사진 아발론교육 제공
이주의 교육테마 / 아발론교육 김명기 대표 인터뷰
“지금 10대들 컸을땐 우리 영어실력 괜찮을 것
영어는 도구일 뿐…광범위한 독서가 더 중요”
“지금 10대들 컸을땐 우리 영어실력 괜찮을 것
영어는 도구일 뿐…광범위한 독서가 더 중요”
김명기 대표는 김명기 아발론교육 대표는 여러모로 화제 인물이다. 그는 한문학을 전공한 뒤 무역회사를 다니다가 영어학원을 차려 큰 성공을 거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분당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한 아발론교육은 매년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해 올해 매출액이 750억원 안팎에 이르렀으며, 전국 범위로 교육공간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전 직원을 정규직화하는 등 사람 중심의 경영원리를 도입한 것도 이목을 끌고 있다.
영어교육이 전 국민의 화두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영어교육은 왜 필요한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누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보는가?
영어가 필요한 이유는 객관적인 상황에서 온다. 세계화라는 화두가 1990년 초에 제기됐지만, 당시에는 현실이 아니었다. 지금은 말뿐인 세계화 시대가 아니라 실질적인 세계화 시대다. 무역의존도가 80% 가까워지면서 외부세계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과거에는 일부만 잘하면 됐지만, 이젠 영어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더 늘었다. 외국여행 가서 쓰는 일상회화는 수준이 낮아도 된다. ‘돈 쓰는 영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수준의 영어, 즉 ‘돈 버는 영어’의 수준은 높아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 사회가 영어에 투자하는 비용이 적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렇게 많은 돈을 쏟아부으며 영어를 배우는데 왜 영어 실력은 늘지 않나. 영어교육에 잘못이나 폐단이 있다는 말인가?
문리(文理: ‘글의 뜻을 깨달아 아는 힘’ 또는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아는 힘’)가 트였다거나 문리가 통했다는 말이 있지 않나. 영어가 안 되는 이유는 문리를 깨치는 단계까지 영어공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어학자들의 분석을 보면 4500시간 정도 한 언어에 노출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중·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시간을 따져보면 900시간 안팎이다. 총량에서 부족하다. 영어를 외국어로 배워야 하는 한국 학생들의 경우에 수업 현장을 벗어나면 다시 영어 쓸 일이 없다. 지속적으로 영어를 쓰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예전에 내가 영어공부를 혼자 할 때는 미군기지 근처에 가야 외국인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도심에서도 쉽게 외국인과 마주칠 기회가 많다. 가정에서도 학부모들이 영어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 이전 시대와는 환경 면에서 많이 다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지금 10대 중반들이 커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쯤인 10년 뒤에는 우리의 영어 실력이 그렇게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세대와도 다른 세대들이 자라나고 있다.
“영어는 배우는 것보다 익히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는, 평소 지론도 그래서 생긴 것인가. 결국 시간을 채우라는 얘기인데 영어공부 원칙치고는 너무 단순한 게 아닌가? 공자가 말한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에서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를 잘 봐라. 거기에서 시(時)자의 뜻은 시도 때도 없이 익힌다는 의미다. 새가 자꾸 날갯짓을 하면서 몸통에 흰 털이 생겨야 날 수 있는 것(‘익힐 습’(習)자의 형상화 원리)처럼 공부가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앉아 있는 습관을 들이지 못하면 어떤 공부도 하기 어렵다. 영어공부도 습관을 들여야 한다. 양질의 콘텐츠와 좋은 선생님을 확보한 뒤에 이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아발론교육은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영어학습 방법으로 학부모들 사이에 관심이 높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공부방법의 핵심인가. 다른 영어공부 방법은 없는가? 무조건 시간을 늘리는 것만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특정한 강사 개인의 능력을 강조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서 균질한 수준을 갖춘 강사를 집단적으로 보유함으로써 최적의 강의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강의를 듣기 전에 수준에 맞춰 반을 구성하고 공부 영역별로 한 반을 여러 명의 선생님들이 공동으로 책임지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한 명에게 문제가 생기더라도 조직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영어학습 수준을 단계별로 나눠, 제공하는 콘텐츠를 달리함으로써 교육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강사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인재개발원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전체 직원을 정규직화해 고용의 안정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신뢰를 강조하는 기업문화 또는 조직문화를 갖춘 것도 고속성장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영어교육에만 매달리면 오히려 지적 수준과 창의적 사고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지론도 펴고 있다고 들었다. 뜻밖이다. 영어공부는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한 도구적 성격이 강하다. 21세기는 창의성을 강조하는 시대다. ‘통섭’을 기치로 광범위한 독서를 해야 한다. 아이비리그에 간 한국 학생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미국 학생들처럼 영어 책을 빨리 읽고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000권을 읽은 학생과 100권을 읽은 학생이 같은 책을 읽고 이해하는 수준과 속도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만큼 독서가 중요한 것이다. 독서뿐만 아니라 문화적 소양을 기르는 것도 필수다. 예술활동과 스포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가는 추세와도 맞닿아 있다. 아발론교육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보인 대표적인 교육기업이지만, 결국 대학입시를 중심으로 한 사교육의 팽창에 기여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학교에서 영어 성적을 100점 받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은 이제 학부모들이 더 잘 안다. 대학 입시 이후를 생각하는 영어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발론교육도 중3 여름방학 이전까지는 외고 진학반과 같은 고등학교 입시와 관련한 반을 운영하지 않는다. 꿈을 대물림한다는 점에서 부모들도 30년 후를 내다보는 계산법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아발론교육은 어떤 기업이 되려고 하나? 역사적으로 보면 공교육과 사교육의 구분법은 적절하지 못하다. 관교육과 민간교육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민간교육 전문기관,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교육문화기업이 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문화와 교육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일 등을 계획하고 있다. 김창석 기자 kimcs@hanedui.com 사진 아발론교육 제공
“영어는 배우는 것보다 익히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는, 평소 지론도 그래서 생긴 것인가. 결국 시간을 채우라는 얘기인데 영어공부 원칙치고는 너무 단순한 게 아닌가? 공자가 말한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에서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를 잘 봐라. 거기에서 시(時)자의 뜻은 시도 때도 없이 익힌다는 의미다. 새가 자꾸 날갯짓을 하면서 몸통에 흰 털이 생겨야 날 수 있는 것(‘익힐 습’(習)자의 형상화 원리)처럼 공부가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앉아 있는 습관을 들이지 못하면 어떤 공부도 하기 어렵다. 영어공부도 습관을 들여야 한다. 양질의 콘텐츠와 좋은 선생님을 확보한 뒤에 이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아발론교육은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영어학습 방법으로 학부모들 사이에 관심이 높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공부방법의 핵심인가. 다른 영어공부 방법은 없는가? 무조건 시간을 늘리는 것만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특정한 강사 개인의 능력을 강조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서 균질한 수준을 갖춘 강사를 집단적으로 보유함으로써 최적의 강의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강의를 듣기 전에 수준에 맞춰 반을 구성하고 공부 영역별로 한 반을 여러 명의 선생님들이 공동으로 책임지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한 명에게 문제가 생기더라도 조직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영어학습 수준을 단계별로 나눠, 제공하는 콘텐츠를 달리함으로써 교육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강사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인재개발원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전체 직원을 정규직화해 고용의 안정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신뢰를 강조하는 기업문화 또는 조직문화를 갖춘 것도 고속성장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영어교육에만 매달리면 오히려 지적 수준과 창의적 사고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지론도 펴고 있다고 들었다. 뜻밖이다. 영어공부는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한 도구적 성격이 강하다. 21세기는 창의성을 강조하는 시대다. ‘통섭’을 기치로 광범위한 독서를 해야 한다. 아이비리그에 간 한국 학생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미국 학생들처럼 영어 책을 빨리 읽고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000권을 읽은 학생과 100권을 읽은 학생이 같은 책을 읽고 이해하는 수준과 속도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만큼 독서가 중요한 것이다. 독서뿐만 아니라 문화적 소양을 기르는 것도 필수다. 예술활동과 스포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가는 추세와도 맞닿아 있다. 아발론교육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보인 대표적인 교육기업이지만, 결국 대학입시를 중심으로 한 사교육의 팽창에 기여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학교에서 영어 성적을 100점 받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은 이제 학부모들이 더 잘 안다. 대학 입시 이후를 생각하는 영어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발론교육도 중3 여름방학 이전까지는 외고 진학반과 같은 고등학교 입시와 관련한 반을 운영하지 않는다. 꿈을 대물림한다는 점에서 부모들도 30년 후를 내다보는 계산법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아발론교육은 어떤 기업이 되려고 하나? 역사적으로 보면 공교육과 사교육의 구분법은 적절하지 못하다. 관교육과 민간교육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민간교육 전문기관,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교육문화기업이 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문화와 교육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일 등을 계획하고 있다. 김창석 기자 kimcs@hanedui.com 사진 아발론교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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