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대입전형 주요 일정
대교협 밝혀…‘본고사형 논술’도 실시 안해
어길경우 제재수단 없어 규제 실효성 의문
어길경우 제재수단 없어 규제 실효성 의문
내년에 실시되는 2010학년도 대입에서도 ‘3불’(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본고사 금지) 원칙이 계속 유지된다. 국·영·수 중심의 ‘본고사형 논술’도 치르지 않기로 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8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2010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발표했다. 지난해까지는 교육인적자원부가 행정예고를 거쳐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을 ‘고시’했으나, 올해부터는 이명박 정부의 대입 자율화 조처에 따라 기본계획 수립 업무가 전국 4년제 대학들의 협의체인 대교협으로 넘겨졌다.
기본사항을 보면, 초·중등교육의 정상화와 공정하고 합리적인 학생 선발을 위해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 본고사는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또 교과부의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이 올해부터 폐지됐지만,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 및 사교육비 증가 등의 우려를 감안해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 고사가 과거 국·영·수 중심의 지필고사와 같은 본고사 형태의 시험이 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을 기본사항에 담았다.
대교협 대학입학전형위원회 위원장인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은 “(3불을) 충분한 사전예고 없이 없앨 경우 교육현장의 혼란과 사교육비 증가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기존과 같이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1학년도 이후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학들 사이의 의견 차이가 워낙 커 공통 분모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많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교협은 ‘3불 금지’ 등 기본사항을 어기는 대학이 나올 경우 대학입학전형위원회와 대학윤리위원회의 조사를 거쳐 시정 권고, 징계 등의 조처를 취하기로 했다. 그러나 교과부와 달리 대교협은 행·재정적 제재 수단이 없어 ‘자율 규제’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이 밖에 고교생이 방학을 이용해 대학이 개설한 강의를 들으면 대학 진학 뒤 학점으로 인정받는 ‘대학과목선이수제’ 이수 실적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입학전형 자료로는 활용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시행된 대입 자율화 1단계 조처로 학교생활기록부 및 수능 반영 여부가 자율화됨에 따라, ‘대학은 대입전형에서 학교교육의 과정과 결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학생부 반영비율을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은 기본사항에서 빠졌다.
모집시기를 보면, 2010학년도 입시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정시와 수시, 추가모집으로 나뉘어 이뤄진다. 다만, 수시 1학기 모집은 폐지된다. 수능시험은 내년 11월12일 치러지고 성적은 12월9일 통보된다. 대교협은 2010학년도 대학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오는 11월 말까지 취합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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