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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20년 뒤 내 모습은…’ 인생지도 그리게 해주자

등록 2008-02-03 17:11수정 2008-02-03 17:13

양운택의 진로교사 다이어리
양운택의 진로교사 다이어리
진로교육 / 양운택의 진로교사 다이어리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43년 전인 고교생 때부터 외교관이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그는 지금 세계 외교무대의 중심에 우뚝 섰다. 박지성 선수는 초등학교 때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일기를 썼다. 김연아 선수도 마찬가지다.

학교현장에서 느끼는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구체적인 꿈이 없다는 것이다. 꿈이 없으면 목표의식이 없고, 학습에 적극성이 없어진다. 조금만 힘든 상황에 부딪혀도 의욕을 상실한다. 스스로의 삶에 주인의식이 있어야만 미래를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막막해하지 말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이 자기 진로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주는 게 중요하다.

먼저, 인생지도부터 그리게 해주자. 돌마고등학교(경기 성남 분당)에선 매년 2월, ‘인생지도 그리기’를 한다. 인생 전체적인 관점에서 고교생활을 설계하는 진로교육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학교에 배정받은 후부터 졸업 후 20년까지의 인생지도를 그리게 된다.


학생들은 입학 전에 과제를 받는다. 과제의 내용은 ①자신의 비전 설정 ②비전 달성을 위한 미래의 직업 결정 ③직업세계 진입을 위한 희망학과 및 학교 결정 ④원하는 학과와 학교 진학을 위한 학습계획 등을 적는 것이다. 입학식 후 담임선생님은 이 자료들을 놓고 학생들과 미래 설계를 함께 해본다.

담임 선생님은 이를 개인별 프로파일에 정리해둔다. 물론 이 인생지도가 의미 있으려면 학교생활 속에서 진로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갖게 해야 한다.

학기가 시작되면 토요일마다 15개 항목으로 된 ‘주간 자기생활평가’를 해본다. 자기 관리 능력을 향상시켜보는 것이다. 또 매달 쉬는 토요일에는 진로탐색지를 나눠주고 스스로 직ㆍ간접적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보도록 한다. 예를 들어 1학년에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자신의 장점은 무엇인지 등을 적어 오는 숙제를 내주고, 2학년에겐 특정 직업세계에 대한 조사를 해 오도록 하는 것이다.

여건이 된다면 학교 차원에서 ‘진로의 날’을 만들어 전문직업인 초청 특강을 하거나 ‘직업 학교’를 통해 특정 직업을 체험하게 하는 것도 좋다.

각 학년 학기말(2월 중)은 집중도가 떨어지는 시기다. 이 중 2일을 자기계획 반성(종업식 2일 전) 및 다음 학년 계획(종업식 1일 전)일로 정해 1년 동안의 자기 계획에 대한 반성을 하고, 다음 학년 진로 및 학습 계획을 세워보도록 도와주자. 졸업하는 학생들에겐 그동안의 학교생활에 대한 소회와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타임캡슐을 학교 역사관에 보관하고 졸업하게 해주자. 졸업 20년 후 ‘학교방문의 날’(홈 커밍데이)에 개봉하는 것인데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재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왕자>에는 “사람들에게 배를 만들게 하고 싶다면 목재와 못을 가져오게 하지 말고, 저 멀리 수평선 너머에 우리들의 꿈을 실현할 터가 있음을 알게 하라”는 말이 나온다. 곧 새학기를 시작할 학생들에게 자신의 인생지도를 그리게 하고, 그 인생지도에 대한 관심이 학교생활 내내 지속되도록 도와주자.

돌마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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