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필운동 배화여고에서 2008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15일 저녁, 환한 웃음을 지으며 교문을 나서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언어 6·9월 모의고사 수준
수리 단원 통합형 문제도
외국어 듣기문제 평이
사탐·과탐 작년과 비슷
수리 단원 통합형 문제도
외국어 듣기문제 평이
사탐·과탐 작년과 비슷
2008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은 언어와 수리 ‘나’형이 지난해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됐으나 전체적으로 평이했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등급 변별력 확보를 위해 까다롭고 깊이 있는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일부 출제됐다. 유형이나 문항 배치, 단원 비중 등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 언어=상당히 쉬웠던 지난해보다는 어려워졌지만, 올해 6월과 9월 치러진 수능 모의평가와는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듣기는 토론, 일상 대화 등 다양한 유형의 담화와 음악감상, 과학, 정책 등 여러 소재를 활용했지만 평이했다. 쓰기는 예년과 달리 자료 제시형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어휘, 어법에서는 줄임말, 맞춤법 등의 문항이 나왔다. 문학은 김광균의 <와사등>, 김수영의 <사령>, 최일남의 <흐르는 북>, 천승세의 <만선> 등 모든 지문이 교과서에서 나왔다.
이남렬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장학사는 “선택지 길이가 짧아지고 유형도 새로운 게 없었지만, 비문학 지문이 좀 까다롭게 나오는 등 어려운 문제가 몇 개 있었다”고 말했다.
■ 수리=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를 보였다는 평이 많다. 문제 해결보다는 개념만을 묻는 문제가 많아 평이한 느낌을 줬다. 수험생이 부담스러워하는 ‘보기’가 있는 문항이 가형은 2개, 나형은 1개가 줄어들고, 계산이 비교적 간단해 시간적 여유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가형의 경우 지난해에는 까다로운 문제가 6~7개 가량이었는데 올해는 3~4개 문항에 그쳤다. 나형 역시 평소에 기본기를 잘 다졌으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가·나형 모두 두 가지 이상의 수학적 개념·원리·법칙을 종합적으로 적용해야 풀 수 있는 문제도 꽤 나왔다. 확률과 방정식의 연계(나형 8번), 로그함수와 포물선의 연계(가형 5번) 등 단원 간 통합형 문제도 눈에 띄었다.
■ 외국어=지난해 수능 및 올해 두 차례 모의평가에 견줘, 유형이나 출제방향의 변화를 찾기는 어려웠다. 지문의 길이는 46~48번 장문 문항처럼 지난해보다 조금 길어졌다. 단어는 몇몇 어려운 어휘들이 출제돼 중위권 학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듣기는 대체로 쉬웠지만, 읽기와 쓰기는 까다로운 문제가 일부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조금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지민 <교육방송> 대학입시 전문위원은 “요령 위주의 기계적인 풀이방법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배경 지식이나 풍부하고 정확한 어휘력, 구문 이해력을 요구하는 문항이 많아 지난해보다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메가스터디도 “추상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룬 지문이 많아서 약간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 탐구=과학탐구 영역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약간 쉽다는 평이다. 교과서의 기본 개념에 바탕해 주어진 자료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문항이나 당뇨병과 유전병, 세포 융합을 이용한 유방암 치료 등 실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을 소재로 한 문항이 여럿 눈에 띄었다.
사회탐구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지난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활용된 소재, 익숙한 자료를 변형한 문항이 많이 나왔다. 북극권의 환경 문제, 새로운 항로 개통에 대한 인식 등 시사성 있는 소재를 활용한 문제들도 예년과 다름 없이 상당수 출제됐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경향과 난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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