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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고리타분 박물관? 알고 가면 보물창고

등록 2007-07-12 20:13

박물관은 인류 문화의 보고이자 가장 훌륭한 체험학습 공간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수수깡을 이용해 옛날 집을 만들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박물관은 인류 문화의 보고이자 가장 훌륭한 체험학습 공간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수수깡을 이용해 옛날 집을 만들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아이랑 부모랑] 방학특집 교실 밖 교실 ① 박물관

박물관은 인류의 삶과 역사, 문화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보물 창고’다. 박물관이 최적의 자기주도학습 장소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박제화된 느낌 때문인지, 박물관은 왠지 딱딱하게만 다가온다. 고지식한 ‘샌님’ 같은 박물관, 좀더 친하게 지낼 수는 없을까?

■ 아는 만큼 보인다=박물관에 가기 전에 전시물과 관련된 책을 먼저 읽는 것이 좋다. 오명숙 ‘새롭게 보는 박물관학교’ 대표는 “책을 읽고 박물관에 가면 책에서 본 내용을 실물로 확인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그만큼 더 많이 생각을 하게 된다”며 “책을 읽고 가면 그냥 가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적인 박물관을 지루하게 여기기 쉬운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그림책이나 이야기책을 먼저 읽고 가면 훨씬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주제를 정하자=국립중앙박물관 같은 종합박물관을 뺀 대부분의 박물관은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체험학습 전문 교육기관인 ‘모든학교’의 김정주 체험학습연구소장은 “한 박물관에서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볼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자녀가 가봐야 할 박물관이 어디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일차적으로 자녀가 관심 있는 주제의 박물관이나 학교 공부를 위해 필요한 박물관 등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미리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주제와 전시물 내용을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 골라서 보자=박물관교육 연구모임인 ‘박물관이야기’ 오현애 회장은 “한번에 박물관에 전시된 모든 것을 보겠다고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도서관에 가면 필요한 책을 골라 서가에서 꺼내 보듯이 박물관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찾아 보라는 얘기다. 김정주 소장은 “수백에서 수천개에 이르는 전시물을 한꺼번에 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그 박물관에서 가장 대표적인 유물 또는 체험학습을 간 아이가 반드시 봐야 하는 유물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그것에 대해서만이라도 자세히 알아보고 온다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꺼번에 다 관람할 수 없다면 다음에 또 와서 관람하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오명숙 대표도 “미리 부모가 아이에게 박물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전시물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 뒤, 보고 싶은 것을 고르게 할 필요가 있다”며 “도자기, 금관, 철로 만든 것 등 주제를 제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순서대로 보자=전시물을 보는 데도 순서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고고관의 고구려실을 예로 들면, 고구려실 설명에 앞서 제시돼 있는 고대국가에 대한 전시설명문을 먼저 읽는다. 설명문은 앞으로 전시될 내용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다음으로 영상실에서 고대국가의 특징을 살펴본다. 이어 연대표에서 고구려가 언제 세워졌는지 살펴보고, 대표유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여기까지 준비가 됐다면 고구려실의 전시물을 당시 사람들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유물부터 오늘날과 비교해가면서 본다. 오명숙 대표는 “유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은 어떤 집에서 어떤 음식을 어떻게 만들어 먹었는지 알아보고, 신분의 높고 낮음을 파악해볼 수 있는 유물이나 당시 국가간의 교류상황을 보여주는 유물 등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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