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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이 행복은 내 행복의 거울

등록 2007-07-05 17:41수정 2007-07-05 17:45

서천석 /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서천석 /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아이랑 부모랑] 서천석의 행복비타민
이 칼럼의 제목은 ‘행복 비타민’이다. 그렇다 보니 성미 급한 부모들은 아이와 당장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뭔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그런 부모들에게 내가 묻고 싶은 것은 ‘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가’이다.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방법을 찾지 못하는 부모는 대개 자기가 행복해질 방법을 찾지 못하는 부모들이다.

부모들에게 스스로를 행복하게 할 방법을 적어보라고 하면 한참을 생각한 뒤에 몇 가지를 적는다. 갖고 싶은 옷을 백화점 세일 때 사게 됐을 때. 이렇게 적은 부모라면 아이가 갖고 싶은 게임기를 사는 것만이 행복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게 생각해야 한다. 주중에 못 본 드라마를 주말에 재방송으로 볼 때. 이렇게 적은 부모는 아이가 엄마가 없는 틈을 타서 실컷 게임을 할 때 가장 행복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어야 한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서 즐겁게 한잔하면서 우정을 나눴을 때. 이렇게 적은 부모 역시 아이가 카드 게임을 하다가 귀가 시간을 어긴 것을 눈감아줘야 한다.

물론 대개의 부모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아이는 너무나 비싼 장난감을 갖고 싶은 것은 참아야 하고, 부모가 없다고 실컷 게임을 해서는 안 되며, 아무리 재밌게 놀더라도 귀가 시간은 지켜야 한다.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갈 즈음만 되면 이런 모순을 금방 눈치 챈다. 이제 아이는 부모를 믿지 않으며 부모의 말은 그저 부모의 편의를 위한 말로 취급한다.

아이는 부모가 하는 만큼 배우지, 말하는 만큼 배우지는 않는다. 아이가 뭔가 다른 곳에서 행복을 느끼기를 원한다면 자신이 한번 실천해보자. 그런 행복이 정말로 가능한 것인지, 어떻게 하면 가능해지는지 스스로 해봐야 한다. 언젠가 아이에게 수학공부를 시키면서 괴로워하는 엄마가 어떻게 하면 아이가 즐겁게 공부를 할 수 있는지를 물어온 적이 있다. 나는 그 엄마에게 어떻게 하면 수학공부가 힘든 아이를 즐겁게 가르칠 수 있는지를 아이에게 보여주면 아이도 수학공부를 즐겁게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힘든 것을 즐겁게 하는 것은 쉽지 않고 기술과 마음가짐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런 모델을 엄마도 못 보여주면서 아이가 배우기를 원할 수는 없다. 차라리 얼마만큼을 현실적으로 기대해야 하는지 이 과정에서 배운다면 그만큼 엄마도 아이도 행복해질 것이다.

혹시 잠자고 있는 아이의 천사 같은 모습을 보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면 자신 역시 아이에게 따뜻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자. 하루 종일 아이와 집안일에 시달리고 나서 남편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건성으로 듣는 남편 때문에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이제 아이가 옆에 와서 귀찮게 조잘거리는 소리에 진심으로 집중을 해주자. 잠시라도 일을 멈추고 아이에게만 신경을 집중하자. 그것이 당신이 행복해지고 싶어서 남편에게 바라는 것이 아닌가?

서천석 /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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