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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그리며 공부… 어느새 내용이 ‘쏙쏙’

등록 2007-04-22 18:51수정 2007-04-22 19:02

마인드맵 학습 개발업체인 시냅시스가 마련한 마인드맵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다양한 주제로 마인드맵을 그려 보고 있다. 시냅시스 제공
마인드맵 학습 개발업체인 시냅시스가 마련한 마인드맵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다양한 주제로 마인드맵을 그려 보고 있다. 시냅시스 제공
마인드 맵 활용 공부
좌뇌와 우뇌기능 최대한 발휘

중학교 2학년인 정인영(14·서울 강동구 명일동)양은 초등 6학년 때부터 ‘마인드맵’을 활용해 공부했다. 초등 6학년 담임 선생님이 마인드맵 그리는 방법을 알려준 것이 계기였다. 그때 정양이 처음 만든 것은 ‘자기 소개 마인드맵’이었는데, 특기와 적성, 성격, 취향은 물론 가족과 친구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간추린 뒤 이를 ‘지도’ 형태의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마인드맵 그리기에 재미를 붙인 정양은 위인전을 읽은 뒤 위인의 삶을 그리거나 평소 어렵게 느꼈던 사회 과목의 한 단원을 마인드맵으로 표현하기에 이르렀다. 정양은 “중심 주제를 파악해 이미지로 표현한 뒤 그와 관련된 주요 개념들을 나뭇가지처럼 그려가다 보면,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고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도 알게 된다”고 말했다.

마인드맵은 이미지와 핵심어, 색과 부호를 사용해 방사형으로 그림을 그려가는 학습 방법이다. 마인드맵 학습 개발업체인 시냅시스(mindmap.or.kr)의 손대용 팀장은 “마인드맵은 좌뇌와 우뇌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두뇌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두뇌 계발 프로그램으로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두뇌 계발까지는 아니어도, 마인드맵이 자기 주도적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게 학습 전문가들의 견해다. 박동혁 아주대학습능력개발실장은 “같은 내용을 가지고 저마다 다른 마인드맵을 그리게 되니 학습 내용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고, 개념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 개념 사이의 ‘관계’도 고려하게 돼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념 사이 관계 포착하는 ‘눈’ 생겨

예를 들어 빛의 네 가지 성질이 직진, 반사, 굴절, 분산이라는 내용을 학습한다면, 빛의 성질을 중심에 놓고 각각의 성질을 방사형으로 그린 뒤, 해당 성질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개념들을 붙여나간다. “햇빛은 프리즘을 통과하면 여러 가지 색으로 갈라지는데, 이것을 빛의 분산이라 한다”는 줄글을 그저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하다 보면, 프리즘이 무엇인지 그 원리까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이렇게 그린 마인드맵은 한 번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학년이 높아지면서 빛의 성질과 관련 있는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학습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추가로 알게 된 내용을 기존 그림에 보탤 수도 있고, 기존 그림이 그보다 포괄적인 개념의 하부 개념이라면 새로 그린 그림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각 개념 사이의 관계를 포착하는 ‘눈’이 생긴다.

책 읽기나 암기 과목 학습에서 흔히 쓰이던 마인드맵은, 최근 수학처럼 얼핏 보면 ‘그림’과 관계가 적어 보이는 과목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최길용 수와길 출판사 대표는 최근 중·고교 수학에 마인드맵 개념을 도입한 수학사전 <매쓰로드(Math Road)>를 펴냈다. 15년 동안 수학 강사로 활동했던 최씨는 기존 수학 교과서가 수학의 한 가지 개념을 학년이 높아지면서 ‘단계별’로 학습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때로 학생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점에 주목했다. “초등부터 고교 1학년까지, 국민 공통 기본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수’라는 한 가지 개념에 대해 자연수는 1학년, 정수는 2학년, 실수는 3학년, 허수는 4학년… 식으로 세분화해 단계적으로 가르칩니다. 물론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수’라는 수학적 개념의 일부라는 ‘통합적’ 사고를 하기가 어려워요. 1차 함수를 배운 뒤 1년쯤 지나서 2차 함수를 배우면, 앞서 배운 내용을 잊기 마련이고요. 그래서 수학 교육과정을 ‘개념’ 중심으로 정리해 지도를 그려 보았습니다.”

최씨는 이런 방식을 다른 과목들에까지 적용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중·고교 국어 교과서를 보면, 중 1, 2, 3학년에 모두 ‘시’ 단원이 있는데, 학년별로 학습 목표는 다르지만 결국은 시를 이해하는 다양한 길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학년에 국한되지 말고, 교과서에 나오는 시 단원을 묶어 보고 스스로 마인드맵을 만들어 본다면, 공부에 새로운 길이 열릴 수도 있을 겁니다.” 마인드맵을 특정 과목이나 한 단원에 한정하지 말고 ‘학년’과 ‘과목’을 가로질러 작성해 보라는 조언이다.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 초보자를 위한 마인드맵 작성법

① 끊어 읽기: 지문을 읽으면서, 한 호흡에 한 가지 내용만 담기도록 끊어 읽는다.

“빛은/ 공기나 물, 유리와 같은 물질 속에서는/ 곧게 나아간다.”

② 핵심어 찾기: 한 호흡 안에서 한 가지 핵심어를 찾아 밑줄을 긋는다.

“빛은/ 공기나 물, 유리와 같은 물질 속에서는/ 곧게 나아간다.”

③ 구조화 하기: 파악한 내용을 토대로 나뭇가지 그림을 그려 본다.

④ 마인드맵 그리기: 구조화를 토대로 자기만의 그림을 그려본다. 익숙해지면 ③을 생략해도 된다.

도움말: 시냅시스, 정리 이미경 기자


<매쓰 로드-수학 개념 사전>은 ?
매쓰 로드-수학 개념 사전
매쓰 로드-수학 개념 사전

중·고교 수학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246가지 수학 ‘개념’을 사전식으로 정리한 책이다. 개념별로 관련 문제가 수록돼 있지만 문제집은 아니다. 그렇다고 참고서로 분류하기도 애매한, 그래서 참신해 보이는 학습서다. 이 책은 저자가 작성한 ‘수학 지도’(그림 참조)와 함께 볼 때, 의미가 온전히 살아난다. 지금 공부하는 수학 개념의 위치가 지도에서 어디쯤인지 찾아보면, 자신이 왜 이 개념을 학습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수와길 펴냄. 총 3권, 각 권 1만1000원. 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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