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직업에 따른 고교 계열별 진학 비율
상위직·고소득일수록 진학률 높아
법조인이나 기업체 고위 임원 등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종 종사자의 자녀가 단순노무직 등 하위 직종 종사자의 자녀보다 8배 이상 특목고에 많이 입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펴낸 〈교육격차:가정배경과 학교교육의 영향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아버지 직업이 하위직인 자녀의 특목고 진학 비율은 1%에 지나지 않는 반면, 상위직 자녀의 진학 비율은 8.47%나 됐다. 사무직·서비스근로자 등 중위 직업군 종사자 자녀는 2.28%가 특목고에 진학했다. 이는 전국 174개 중학교 졸업생 8691명의 고교 진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부모 학력과 소득도 특목고 진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버지 학력이 대학원 이상인 자녀는 7.1%가 특목고에 진학해 전체 평균 진학률(1.9%)보다 3.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가 대학원 이상 학력을 가진 자녀의 특목고 진학률은 12%나 됐다. 또 부모의 월 평균 소득이 500만원대인 자녀의 특목고 진학률은 5%로, 100만원 미만인 경우의 진학률(0.5%)보다 10배나 높았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자녀의 대학 진학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월 평균 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가구 10.4%의 자녀가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의대, 치대, 한의대 등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반면, 100만원 미만인 가구는 이들 대학 진학률이 0.5%에 그쳐 20배 차이가 났다. 100만원대 가구의 상위권 대학 진학률은 1%, 200만원대는 2.7%, 300만원대는 4.3%, 400만원대는 6.4%, 500만원대는 8.7%로, 부모 소득과 명문대 진학률이 정확하게 정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교육개발원 류방란 연구위원은 “가정 배경의 영향력과 교육 격차의 수준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커지는 만큼 교육 격차가 고착화하기 이전인 초기 단계부터 하위 계층 학생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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