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올바른 습관이 예방 첫걸음

등록 2007-03-18 17:31수정 2007-03-18 17:39

지난해 3월 서울 한 초등학교 1학년생들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엄마손’을 든 채 횡단보도를 건너는 체험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해 3월 서울 한 초등학교 1학년생들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엄마손’을 든 채 횡단보도를 건너는 체험을 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스쿨 존’ 교통사고 여전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아이의 등·하굣길이 불안하다.

어린이 보호구역(스쿨 존)이 현재 1천곳 넘게 늘었지만, 어린이들의 교통사고는 다른 나라들에 견줄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04년 회원국 통계를 비교해 보니, 교통사고로 숨진 14살 이하 어린이가 인구 10만명당 3.1명이나 됐다. 미국(3.5명)에 선두를 내줬지만, 스웨덴(0.9명)의 3.4배, 일본·독일(1.3명)의 2.4배나 된다.

OECD 국가 중 높은 수준
초등 1·2학년이 사망자 절반 넘어
손들고 건너기 등 습관 중요
지역사회 동참 ‘모둠하교’ 눈길

학교 근처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도 어린이 교통사고는 3월 새 학기가 되면 급증하기 시작해, 6월까지 40건 넘게 발생한다. 어린이 보호구역을 최근 꽤 늘렸는데도 몇 년 동안 비슷한 추세인 점을 보면, ‘학기 동안 아이들이 많이 다니니까 그러려니’ 하고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더구나 초등 1~2학년 저학년생들이 많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2001~2005년 교통사고로 숨진 초등학생 707명 가운데 1학년생이 242명(34.2%), 2학년생이 147명(20.8%)으로 절반을 넘는다.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어려서 올바른 보행 습관을 들이는 것이 평생 자녀의 안전을 지켜준다고 말한다. 17년째 교통안전 문화 운동을 해 온 허억(47)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아이들에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올바른 습관을 길러 주기만 해도, 교통사고를 상당 수준 예방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학교에서 교통 안전교육은 그동안 꽤 강화돼 왔다. 서울시교육청 양금정 장학사는 “교통 안전생활 교육을 특별히 잘 하는 학교를 꼽기 힘들 정도로 학교들이 너나없이 교통안전에 힘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년 동안 안전교육 시범학교로 운영해 온 서울 강서구 내발산초등학교 최병술 교장은 “갖가지 교육 프로그램으로 교통안전 의식을 높였다고 자평한다”며 “그렇다고 아이들이 습관으로 굳혔다고까지 자신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안전교육 위주에서 나아가, 행정자치부, 경찰청과 함께 어린이 보호구역을 924곳 더 늘리겠다고 한다. 방지턱을 만들고 교통안내판을 정비하는 데 1822억원을 들일 계획이다.
나라별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 2001-2005년 초등학교 학년별 교통사고 사망자
나라별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 2001-2005년 초등학교 학년별 교통사고 사망자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저마다 몸에 교통안전 습관을 익히게 하려면, 학부모들의 관심이 필수다. 어머니안전지도자회 이복희 강사는 “학부모들도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법을 숙지하고 아이가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익히도록 하는 게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아동안전운동단체 세이프키즈코리아(safekids.or.kr)가 초등 신입생의 교통안전 운동에 집중해 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 단체는 2002년부터 해마다 3월이면 ‘엄마손 들고 안전하게 길 건너기 캠페인’을 한 달 동안 벌인다. 노란색 플라스틱으로 만든 ‘엄마손’을 쥐어 주며, 횡단보도를 건널 때 손을 쳐들고 운전자와 눈을 맞추는 습관을 들여주자는 것이다. 전국 초등학교 500여곳에서 초등 새내기들과 학부모들에게 어린이 교통안전 수첩을 나눠주며 교육도 한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올해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첫선을 뵈인 ‘걸어다니는 통학 버스’(워킹 스쿨버스) 운동은 지역사회, 자원봉사자의 참여를 제안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운전자’격인 인솔자가 1학년 아이들을 모이게 한 뒤 집 방향별로 모둠 지어 함께 하교하는 것이다. 집이 가까와진 아이가 손을 들어 인솔자에게 알리고 행렬을 빠져나가거나 버스에서 내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미국, 영국, 뉴질랜드에선 몇 년 전부터 해왔다고 한다. 학부모에게만 도움을 요청하는 데서 나아가, 예컨대 동네 노인들도 도와줄 수 있다는 게 이 단체의 제안이다. 허억 사무처장은 “어린이가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는 일을 확 줄이려면, 학교와 학부모는 물론, 지역 시민과 자원봉사단체들도 함께 나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아이에게 말해 주세요

“차량이 섰는지 꼭 보렴.”
도로를 건너기 전 일단 선 다음, ‘차량 멈춤’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이끈다. 초록불이 켜진 뒤도 그냥 지나치는 차량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건널 때는 손을 들고 운전자를 바라보렴.”
운전자 눈에 잘 띄게 손을 든 채 건너면서, 운전자를 바라보라고 일러준다.

“횡단보도 오른쪽으로 곧장 건너렴.”
차량이 보행자 왼쪽에서 다가오므로 횡단보도는 오른쪽으로 통행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절반쯤 지나면 차량과 가깝게 되지만 이미 멈춰 있으므로 대각선으로 건널 필요는 없음을 알려준다. 대각선으로 건너면 거리가 더 멀어져 어린이가 뛸 수도 있다. 더 위험하다.

“차량 사이로 건너면 위험하단다.”
주·정차된 차량 사이나 버스 앞·뒤로 뛰어 건너지 말라고 일러준다. 사고 위험이 천천히 걸을 때보다 18배나 높다.

“시험지는 가방에 넣고 다니렴.”
시험지, 성적표, 공처럼 소중한 물건은 꼭 가방에 넣고 다니도록 가르친다. 이런 물건이 도로에 떨어지면 아이들은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 수 있다.

정리=이수범 기자, 도움말=세이프키즈코리아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