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사자가 있어 더 행복한 도서관

등록 2007-03-18 15:40

<도서관에 간 사자>
<도서관에 간 사자>
<도서관에 간 사자>

이야기는 큰 사자 한 마리가 도서관에 들어서면서 시작된다. 맙소사! 어린이들이 가득한 도서관에 사자가 나타나다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다. 그런데 웬걸, 도서관은 평온하기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사자는 도서관을 무척 사랑하는 ‘착한’ 사자다. 도서관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킁킁 냄새를 맡기도 하고, 새로 들어온 책에 머리를 비벼보기도 한다. 이야기방 바닥에 누워 그대로 잠이 들어버리거나, 아이들과 함께 얌전히 앉아 선생님이 책 읽어 주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여느 도서관 아이들과 다름 없이 천진난만하기만 하다.

더군다나 이 사자는 도서관을 참 잘 고른 것 같다. 이 도서관 관장인 메리웨더는 규칙만 지킨다면 누구나 도서관에 와도 좋다고 생각하는 멋진 선생님이다. 설령 그게 사자라 하더라도. 대출 창구 직원 맥비씨가 사자를 발견하고는 부리나케 관장실로 달려가 호들갑을 떨지만, 메리웨더 관장은 오히려 “도서관에서 뛰면 안 된다”며 맥비씨에게 주의를 준다. 그리고 되묻는다. “그래서 그 사자가 규칙을 어겼나요? 그렇지 않다면 그냥 내버려 두세요.” 그러고 보니 사자는 도서관에 썩 잘 어울리는 동물이다. 커다란 발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걸어다닐 수 있고, 도서관에서는 절대 으르렁거리지 않는다. 이야기 시간에는 아이들에게 편안한 등받이가 돼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 일도 척척 돕는다. 꼬리로 백과사전에 묻은 먼지를 떨어내는가 하면, 반납일이 지났다고 알리는 편지 봉투에 침을 발라 붙인다. 키가 작은 아이들을 등에 태워 책꽂이 맨 위 칸의 책을 뽑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도서관은 사자가 있어 더 행복해 보인다.

그런데, 어느날 사자는 일을 저지른다. 메리웨더 관장이 도서관에서 일을 하다 다치자 맥비씨를 불러오려고 큰 소리로 으르렁거린 것이다. 규칙을 어긴 사자는 스스로 도서관을 떠난다. 이제 아이들은 다시는 도서관에서 사자의 몸에 기댄 채 책을 읽을 수 없을까?

글로는 사자의 생각이 단 한 줄도 드러나 있지 않지만, 이야기를 읽다 보면 사자가 기뻐하고 슬퍼하고 행복해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읽어낼 수 있다. 이 책을 본 아이들은 누구나 도서관을 아주 행복한 공간으로 여기게 될 것 같다. 미셸 누드슨 글, 케빈 호크스 그림, 홍연미 옮김. 웅진주니어/9500원.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김건희 ‘논문 표절 조사결과’ 수령…2월 12일까지 이의신청 1.

[단독] 김건희 ‘논문 표절 조사결과’ 수령…2월 12일까지 이의신청

[속보] 검찰, ‘윤 체포 저지’ 김성훈·이광우 구속영장 또 반려 2.

[속보] 검찰, ‘윤 체포 저지’ 김성훈·이광우 구속영장 또 반려

전광훈 광화문파 vs 손현보 여의도파…음모론 부메랑 맞은 극우 3.

전광훈 광화문파 vs 손현보 여의도파…음모론 부메랑 맞은 극우

윤석열 내란 사건 재판장은 누구…이재용 불법승계 혐의에 ‘무죄’ 4.

윤석열 내란 사건 재판장은 누구…이재용 불법승계 혐의에 ‘무죄’

[단독] 공수처, 윤석열이 뭉갠 검사 3명 이어 4명 신규 임명 요청 5.

[단독] 공수처, 윤석열이 뭉갠 검사 3명 이어 4명 신규 임명 요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