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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이유미의 숲 이야기] ‘겨우살이’

등록 2007-03-04 19:06

겨우살이가 살아가는 법

식물도 제각각 개성 넘치는 모습들을 하고 살아갑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식물들이 있지만 겨우살이는 아주 여러 면에서 톡톡 튄답니다.

겨우살이는 가장 대표적인 기생식물입니다. 다른 식물(기주식물이라고 합니다)의 양분을 빼앗아 먹고 살아가지요. 하지만 겨우살이는 동시에 스스로 광합성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반기생식물이라고 부릅니다.

한 과학자가 실험을 했답니다. ‘겨우살이는 기생식물이지만 스스로 광합성을 하니 만일 기주식물에서 양분을 공급받을 수 없다면, 아무리 얌체라도 거꾸로 자신이 만든 양분을 그간 신세졌던 기주식물에게 나누어주지 않을까?’ 그래서 양분을 차단했더니, 다 말라죽도록 나누어주지 않더랍니다. 정말 욕심 많지요?

이밖에도 겨우살이는 참나무나 팽나무 같은 큰 나무줄기의 양분이 이동하는 통로에까지 기생뿌리를 내려보내요. 이런 나무는 목재로 쓰려 해도 질이 떨어지지요. 또 씨앗을 나무줄기에 붙이기 위해, 과육을 새에게 주지 않고 곧바로 배설하는 이기적인 식물이기도 하지요.

이런 겨우살이가 너무 얄미워서 한동안 미워했지요. 그런데 겨우살이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암 치료 효과가 있다는 소문 때문이지요.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답니다. 옛날 어른들도 눈이 밝아지고 몸이 개운해지며 머리카락과 치아를 단단하게 해 아이를 낳은 여성에게 좋다고 하며 다양한 곳에 이용했지요.

서양에선 겨우살이를 매우 좋은 일의 상징으로 여깁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성탄절 파티 때 문 위에 겨우살이를 달아두는데, 손님들이 그 아래를 지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풍속도 있지요.


겨우살이는 착한 식물인지 나쁜 식물인지 모르겠어요, 다만 식물을 아주 조금 알면서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겨우살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이즈음, 봄 기운이 완연한 산으로 가 보세요. 아직 잎이 나지 않은 높은 나무 끝을 바라보면 마치 초록색 새집처럼 달려 있는 것이 겨우살이입니다.

국립수목원 연구원 ymlee99@fo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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