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 에를브루흐 글·그림. 웅진주니어/8천원.
못생긴 다섯 친구
두꺼비, 박쥐, 쥐, 거미.
이 볼품 없고 징그러운 동물들은 마음마저 배배 꼬여 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끔찍하게만 느껴지니 그럴 수밖에. 못생겨서 서러운 이들은 “우리는 모두 최악이야!”라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고, “이 쓰레기를 뒤져 먹는 놈아”라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들이 잊고 지내던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준 친구는 뜻밖에 하이에나다. 못생긴 걸로 치자면 이들보다 조금도 빠지지 않는 하이에나는 “남들이 잘생겼니 못생겼니 말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 뭐든 해야 해! 자신을 위해서, 또 남을 위해서!”라고 말하며 색소폰 연주를 들려준다.
색소폰 연주에 감동을 받은 친구들은 한 가지씩 자기의 숨은 재주를 뽐낸다. 쥐는 외투 깊숙한 곳에서 기타를 꺼내 멋지게 연주를 시작하고, 거미는 노래로, 박쥐는 휘파람으로 화답한다. 잠자코 있던 두꺼비도 수줍게 말한다. “난 팬케이크를 맛있게 구울 수 있어!” 이 못생긴 다섯 친구들은 저마다 가진 재능을 발휘해 함께 할 수 있는 멋진 일을 꾸민다.
외모는 껍데기일뿐 누구나 자신만의 능력을 가진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볼프 에를브루흐 글·그림. 웅진주니어/8천원.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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