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점이나 나왔을까? 전날 수능을 치른 서울 명지고등학교 수험생들이 17일 오전 교실에서 가채점한 성적표를 보며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수능 끝난 고3교실 표정
“과학탐구와 수리 가형 때문에 완전 망했어!” “나는 총점이 20점이나 올랐는데….” 수능 다음날인 17일 고3 교실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가채점 결과, 인문계는 전반적으로 모의평가 때보다 점수가 올랐지만, 자연계는 점수가 떨어진 학생들이 많았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광성고 3학년5반 교실. 학생들은 수능시험 정답을 맞춰보고 점수를 계산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칠판에는 ‘이젠 끝, 마음껏 놀자!’, ‘군대 가자!’와 같은 문구들이 어지럽게 적혀 있었다. 가채점을 마친 학생들의 표정은 홀가분해보였다. 인문계열인 이 반 학생들은 대체로 점수가 약간 올랐다고 말했다. 이준엽(17)군은 “언어가 약간 어려웠지만 다른 것은 대체로 쉬워 가채점 결과 평소보다 점수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탐구는 어려웠다는 반응이었다. 가장 어려웠던 과목을 묻는 질문에 30명 가운데 24명이 사회탐구를 꼽았다. 그러나 자연계인 3학년2반 교실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성적이 중위권인 장대규(18)군은 “언어와 외국어는 평소와 비슷하게 나왔는데, 수리 ‘가’와 과학탐구 점수는 낮게 나왔다”고 말했다. 서효원(18)군은 “생물Ⅱ와 화학Ⅰ이 어려웠다”며 “공부한만큼 성적이 안 나와 좀 속상하다”고 아쉬워했다. 수리영역 난이도 달라 희비 교차
“가채점 결과에 일희일비 마세요” 다른 학교도 대체로 비슷했다. 서울 상문고 3학년 이동수(18·인문계)군은 “평소 언어와 수리, 외국어 세 영역의 원점수 총점(300점 만점)이 260점 정도이던 친구들이 이번 가채점에서는 280점 가량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고척고 3학년 김민정(18·인문계)양도 “인문계는 수리 ‘나’형이 쉬워 세 영역 총점이 15~20점 정도 오른 친구들이 많다”며 “그러나 자연계 친구들은 수리 가형이 너무 어려워 ‘완전 망했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 경일고 3학년 김선영(18·자연계)양은 “수리영역 때문에 인문계와 자연계 학생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며 “수리 나형의 경우 우리 반에서 하위권인 학생이 60점이나 맞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과학탐구에서는 물리가 가장 어려웠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서울 청담고 3학년부장인 배행택 교사는 “수리 가형 점수가 많이 떨어지는 바람에 실망하는 자연계 학생들이 많았다”며 “가채점 결과와 실제로 성적표에 찍혀 나오는 표준점수는 다를 수 있으니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다독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 교육기업인 메가스터디는 이날 수험생 9만7558명 대상 가채점 결과 원점수 기준으로 언어영역의 1등급 구분 점수가 지난해보다 3점이 낮아졌으며, 수리 가형은 2점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수리 나형과 외국어영역은 각각 7점, 5점이 올랐다. 이종규 이미경 최현준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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