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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칠판 앞 수업 뒤흔든 개혁, 개인맞춤 시대로

등록 2006-10-29 21:17수정 2006-10-29 21:23

피디에이(PDA), 엠피3, 노트북에 이어 유엘피시가 유러닝의 새로운 수단으로 등장했다. 지난 9월 일산 한국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이러닝 국제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유엘피시를 써보고 있다.
피디에이(PDA), 엠피3, 노트북에 이어 유엘피시가 유러닝의 새로운 수단으로 등장했다. 지난 9월 일산 한국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이러닝 국제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유엘피시를 써보고 있다.
96년 에듀넷이후 물적인프라 확보
교육용 콘텐츠 개발보급 급물살 타
자발적 참여·방과뒤학습 효과 검증
학교벽 넘어 평생교육 도구로 기대

[e러닝 10년] 3부-① 걸어온 길, 걸어갈 길

‘정보기술 강국’답게 최근 10년 동안 이러닝, 곧 ‘정보통신기술(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을 활용한 교육’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학생과 교사의 정보통신기술 활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이러닝 인프라 역시 어느 나라 못지 않게 훌륭하다.

우리의 이러닝은 단순히 첨단 기술을 교육에 활용하는 차원에 머물지 않고 있다. 그동안 교육 혁신을 실천하기 위한 여러 방법 가운데 돋보이는 핵심수단으로 이러닝이 적극적으로 선택되고 활용되고 있다. 한 실례로 지난해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전국 초등학생 9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를 보면, 초등학생 10명 가운데 7명꼴로 “학교 수업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을 활용할 때 수업 효과가 더 높다”고 응답해 이러닝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새로운 교육혁신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러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고, 앞으로 어떤 미래 청사진을 그려 나가게 될까?

●이러닝 정책 변화와 교육 현장에 미친 영향

우리나라 초·중등 교육에 처음으로 정보통신기술이 도입된 것은 1970년대다. 당시 문교부가 ‘전자계산기 교육계획’을 수립·발표함으로써 컴퓨터 교육이 시작됐다. 1980년대를 지나면서 피시가 일반화되기 시작하고, 모뎀을 통한 통신이 가능해지면서 교육정보화가 태동한다. 1996년 9월 개통한 에듀넷(edunet.net)은 본격적인 교육정보화의 등장을 알린 사건. 우리나라 최초의 교육정보 포탈 서비스인 에듀넷은 교사와 학생들에게 교수-학습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1997년부터 추진된 ‘교육정보화 종합추진계획(1단계:1997-2000, 2단계:2001-2005)’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이러닝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물적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면서 인프라를 활용한 교육용 콘텐츠 개발 및 보급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교수-학습 방법 개선을 위한 다양한 교육용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의 개발·보급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교육용 콘텐츠는 2000년 이전 8비트 컴퓨터에서 486 컴퓨터까지 사용된 컴퓨터보조학습(CAI) 프로그램이 그 효시. 이후 1990년대 후반 교실마다 컴퓨터와 대형 모니터로 구성된 교단선진화 장비가 보급되면서 본격적으로 새로운 개념의 교수용 콘텐츠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전국적인 인프라 구축과 광범위한 콘텐츠 개발이 진행되면서 정부는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정보화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학교홈페이지 구축, 교수용 소프트웨어 개발, 정보통신기술 교수학습과정안 개발 등이 학교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실천됐다. 현재 각급 학교는 교육부 권고에 따라 국민공통기본교과 10개 교과 수업의 약 10%를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진행하고 있다.

교육정보화가 학교 현장에 몰고온 변화는 생각보다 컸다. 전통적인 대면 학습에 의존하던 수업에서 다양한 교육용 콘텐츠를 활용한 수업이 시행되면서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다. 이에 교사들은 다양한 교육용 콘텐츠를 활용하여 다채롭고 흥미로운 수업시간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기 시작했다. 피시를 중심으로 학생들의 프로젝트 학습과 협동 학습이 용이해지면서 학생들의 자발적인 수업 참여도 활발해졌다. 인터넷을 통해 다른 학교 아이들과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다른 나라 학생들과 인터넷 채팅을 통해 지식의 범위를 확장시켜가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교육정보화 활용은 학교에서 멈추지 않는다. 학생들은 방과 뒤에 인터넷을 통해 예습·복습을 하고, 숙제를 준비한다. 공부를 하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사이버상에서 바로 질문할 수 있는 사이버선생님 서비스를 활용해 답을 얻어낸다. 피디에디(PDA), 휴대폰 등 휴대용 정보통신기기를 활용해 움직이는 지하철 및 버스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종종 만날 수 있다.

교육정보화는 학교도서관도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 학교도서관은 단순한 도서 및 수업자료 제공 공간에서 정보교육 활동, 교과 연계학습활동을 사이버 공간에서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교실로 바뀌었다. 또한 다른 도서관과 연계 시스템이 구축돼, 어떤 자료라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러닝의 미래

지금까지 추진된 이러닝 사업에 대해 전인교육의 미비, 콘텐츠의 질적인 문제 등의 의문점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교사, 학생들에게 기대만큼의 교육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남는다. 교육용 콘텐츠 보급을 확대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교사나 학생들이 요구하는 수준, 예를 들어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 등에는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런 지적들에도 불구하고, 이러닝이 학생들의 학습 방법 및 교사들의 교수 방법을 놀라울 정도로 변화시켰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정보통신기술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현재, 이러닝은 애써 무시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아니라, 우리가 필연적으로 마주해야 하는 하나의 사회적 도구가 되고 있다.

실제로 학교와 학원에 머물러 있던 교육은 이러닝을 통해 가정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제 많은 학생들이 사이버 가정학습, 교육방송 수능강의 등을 통해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이러닝은 건강장애학생들의 학습을 돕기 위해 병원에까지 확대됐다. 정부는 만성질환으로 인해 장기입원 혹은 장기통원치료 중인 건강장애학생들의 학습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국 병원 어디서든 인터넷을 통해 개별학습 지도가 가능한 화상강의 시스템을 지난 8월부터 시범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병원뿐 아니라 군대 등 사회 곳곳에서 이러닝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면 이러닝은 학교수업의 보조학습이자 대체학습 도구로서 학습격차 해소와 평생교육 실현에 첨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학술정보원 황대준 원장은 “이러닝 활성화는 단순히 웹상에서 구현되는 교육용 콘텐츠의 확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교육내용과 방법을 혁신하고, 급변하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지식을 상시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학습체제를 구현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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