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학업 성취도와 상관관계 없다“ 논문·책 잇따라
아이들에게 숙제는 학습능력 향상에 필요한 방식일까?
이 문제에 관해 권위자인 해리스 쿠퍼 미국 듀크대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초등학생에겐 숙제가 읽기를 제외하곤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중학생이 매일 1시간30분, 고등학생이 매일 2시간 넘게 숙제를 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근 ‘방과후 숙제’에 대한 새로운 논문과 책들이 출간되면서, 미국 교육계에서 숙제의 효용성 논쟁이 불붙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학교들은 요즘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숙제를 학생들에게 내주고 있다. 그러나 숙제 분량이 적절한지, 부모들이 자녀들의 숙제에 너무 많이 개입하는지 아니면 너무 신경을 안 쓰는지, 숙제란 복습의 개념인지 아니면 새로운 걸 배우는 차원인지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최근 <교육연구리뷰>에 새 논문을 실은 쿠퍼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연구를 해보니 학업 성취도와 숙제 사이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숙제의 허상>이란 책을 펴낸 앨피 콘은 “초등학생들이 숙제를 통해 학습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는 건 충격적이다”라며, 어린아이들이 숙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몸과 마음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 큰 문제는 대다수 교사들이 어떤 숙제가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향상시켜 주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린다 달링 해먼드 스탠퍼드대 교수(교육학)는 “많은 교사들이 적절한 숙제를 내주는 기법이 부족하다. (잘못된 숙제는)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오히려 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찬수 기자 pc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