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자료로 활용” 방침 재확인…“자격시험을 점수에 반영하겠다니” 비판
서울대가 2008학년도 정시모집(일반전형)의 공인 영어능력시험 반영 논란(<한겨레> 12일치 3면)에도 불구하고 토익·토플 등 영어능력시험 점수를 참고자료로 삼겠다는 방침을 고수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 쪽은 이에 대해 구체적 입장 표명을 않고 있다.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부 비교과 영역에서 출결·봉사활동 등은 필수항목으로, 어학능력(자격증·인증 취득)은 비필수 항목으로 평가하되, 학생부에 기재된 토익·토플 같은 어학능력 점수는 비교과 영역 비필수 항목으로 기본점수를 정해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일 토익·텝스·토플 점수를 전형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김 본부장은 “토플· 토익을 안 봐도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면 비교과 영역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결·봉사활동을 비롯한 비교과 영역의 여러 필수항목에서 두루 잘하면 비교과 평가에서 만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토플 등 영어시험 점수 활용이 초·중·고교생의 학교 밖 사교육을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교사의 평가가 주된 기준이므로 공인된 어학시험 점수를 받기 위해 따로 사교육을 받을 필요는 없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이형빈 이화여고 교사는 “학생부 비교과 영역 가운데 수치화하기 쉬워 변별력 있게 작용할 항목은 출결·봉사활동 등이 아니라, 문제의 토플 등 어학능력 점수가 될 수밖에 없다”며 “고교 교육과정 밖의 영어능력시험 점수를 국립대가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반영하겠다는 것은 파급력이 크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서울대의 정시모집 토플·토익·텝스 점수 반영과 관련해 “비교과 영역 전형요소는 개발 중인 단계로 알고 있으며, 현재로선 다른 대학들의 구체적인 전형계획안이 나오면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비교과 영역 평가와 관련한 세부계획은 내년 3월 발표한다고 밝혔다.
허미경 최현준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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