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물가 인상률에 따라 정하는 2024학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선을 5.64%로 공고했다. 다만 국가장학금 지원 연계 등을 통한 사실상의 등록금 동결 기조는 이어간다.
교육부는 26일 ‘2024학년도 대학·대학원 등록금 인상률 산정방법’을 공고하며, 내년 대학 등록금 인상률 법정 상한선을 5.64%로 공고했다. 물가 인상에 따라 2011년 등록금 상한제가 도입된 뒤 가장 높은 수준이다. 등록금 인상 상한률은 직전 3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로 정해진다. 올해는 3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3.76%를 기준으로 삼았다. 지난해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는 4.05%였다.
다만 교육부는 등록금 동결 기조를 내년에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교육부는 가계의 학비 부담 완화를 위해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해왔다”며 “특히 내년에는 고물가, 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 각 대학에서 등록금 동결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국가장학금Ⅱ유형 예산을 3500억원으로 올해보다 500억원 증액해 등록금 동결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1년 등록금 상한제와 함께 도입된 국가장학금 Ⅱ유형은 등록금을 동결·인하한 대학에만 지원돼 그동안 대학들이 등록금을 동결하는 가장 큰 요인이 돼왔다. 정부가 학생에 직접 장학금을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Ⅰ유형에 견줘, Ⅱ유형은 대학들이 자체 기준에 따라 장학금 대상을 선정할 수 있으며, 좀 더 소득 수준이 높은 학생도 장학금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교육부의 등록금 동결 기조에도 일부 대학은 등록금을 법정 한도 내에서 인상할 여지도 있다. ‘2023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엔 4년제 대학 17곳이 국가장학금을 포기하고 등록금을 올렸다. 지난 7월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세미나에 참석한 전국 4년제 대학 총장 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10명 중 4명(41.7%)이 내년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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