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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예비 고1, 정신없이 놀 때 아니다…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등록 2023-12-11 17:06수정 2023-12-12 02:36

예비 고1 겨울방학 체크 포인트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1월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1월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겨울 방학이 고등학교 성적을 좌우하고, 대입까지 영향을 미친다는데 어떻게 보내라고 해야 할지 막막해요. 지금은 밤낮이 바뀌고, 아이가 마냥 놀기만 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지내면 안 되잖아요? 아이가 후회 없는 고교 생활과 대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고 싶은데….”

예비 고1 아들을 둔 학부모 이민영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앞으로 3년이 정말로 중요한데, 정작 아들은 규칙적인 생활은 물론 학업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는커녕 입시에 대한 근심도, 고민도 없다. 아이가 3년 내내 저런 마음가짐과 습관으로 생활할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예비 고1 학생들이 입학 전 알아야 할 사항과 효율적인 겨울방학 학습법을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과 함께 살펴봤다.

■ 자신의 공부 습관과 취약과목 점검

자신의 MBTI는 알면서 공부습관이 무엇인지는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 중요한 건 자신의 공부습관과 취약과목을 비롯해 기초 실력에 대한 점검이다. 만약 벼락치기형 공부 방법을 고수한다면 고1이 되어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는 학업 수준과 학습량은 물론 다양한 비교과 활동까지 챙겨야 하기에 벼락치기가 안 통한다. 미리 계획을 세워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지금부터 겨울방학까지는 예습, 복습을 기본으로 학습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습관을 만들어 놓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또한, 중학교 때 취약했던 과목을 보완하지 못한 상태로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교과 공부는 더욱 힘들어진다. 선행학습에 앞서 자신의 취약 부분을 점검하는 것 역시 필수다. 우연철 소장은 “중학교에서 배운 주요 과목의 핵심 개념들을 확실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충분한 자기화 과정을 거치지 않는 공부는 실력으로 남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교 1학년 때는 문·이과 계열 구분 없이 국어, 수학, 영어, 통합사회, 통합과학, 한국사, 과학탐구실험 등의 과목을 학습한다. 국·영·수 외에 ‘공통과목’을 미리 접해보는 것도 좋겠다. 무엇보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한두 개 특정 과목만 잘해서는 안 되는데, 통합과학이나 통합사회는 보통 학기당 4단위, 연간 8단위를 차지하고 있어 고교 1학년 내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연철 소장은 “고1 과정 예습은 국어, 수학, 영어뿐 아니라 사회, 과학 과목도 병행되어야 하는데, 모르는 부분은 중등과정 내용으로 복습하는 것이 좋다”며 “과도한 예습은 피하고, 한 학기 분량이나 혹은 중간고사 범위 정도까지 단원정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한 학원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 광명/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한 학원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 광명/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학업 성취도 B 이하였다면 중학교 복습을

예비 고1 학생들의 중학교 마지막 겨울방학은 중학교 3년 동안 공부한 내용을 최종 정리하면서 고등학교 3년을 어떻게 공부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기간이어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이 기간 대부분을 고등학교 선행학습에 투자한다.

유성룡 소장은 “중학교 3년 동안 늘 100점을 받았다면 고등학교 과정의 선행학습이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 못했거나 중학교 교과 학업 성취도가 B 이하였다면 선행학습 대신 중학교 3학년 동안 배운 교과 학습을 완벽하게 습득하는 시간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등학교 교과 과정은 중학교 교과 과정의 연장선에서 이뤄진다. 특히 3월 중순 고고 1학년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2024년 첫 학력평가의 시험 과목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으로, 출제 범위가 모두 ‘중학교 전 범위’다. 따라서 중학교 3년 동안 모든 교과목의 학업 성취도가 항상 A였던 학생이 아니라면 이번 겨울방학 때 3월 고교 학력평가를 목표로 중학교 과정을 복습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 하루 5시간 학습 계획 세우고 실천

매일 규칙적이던 생활에서 가장 흐트러지기 쉬운 시기가 방학이다. 특히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이 시기는 학교에서의 학업 부담이 적고, 그만큼 자유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 더욱 그렇다. 생활계획표를 세워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단, 이때는 기상 및 취침 시간 등 단순히 생활 흐름을 유지하는 계획보다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유성룡 소장은 “하루 공부 시간은 학생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국어와 영어는 최소 1시간씩, 수학은 1시간30분 정도는 학습계획표에 담아 실천했으면 한다”며 “고교 수학과 영어의 기본 개념을 기본서 바탕으로 익히는데 하루 최소 1시간30분 정도 시간을 배정해서 한다면, 하루 5시간 정도 하는 셈이어서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하루 학습 시간보다 중요한 건 생활과 학습 패턴을 느슨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다. 적어도 매일 일어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만큼은 규칙적으로 정해 지키는 것이 좋다. 아울러 오늘 계획을 내일로 미루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우연철 소장은 “3월 고등학교 입학까지 최장 12주의 주간 계획표를 세울 수 있는데, 과목별 학습 분량을 정해 주간으로 나눈 다음 매주 해야 할 분량만큼 하루 단위로 구분해 실천하도록 한다”며 “요일별로 단원이든, 구분된 페이지든 목표 분량에 맞춰 학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간 계획표를 잘 지키기 위해 특정 요일에 하루나 반나절 정도는 아무 계획 없이 비워두는 것도 방법이다. 대부분 계획한 대로 학습 목표량을 맞추기 어려우므로 이 시간을 활용해서 부족한 과목의 목표치를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연철 소장은 “주간이 끝나는 시점에서 부모님께 검토를 받는 것도 학업 의지를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주간 목표 달성에 따른 약간의 포상이나 휴식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중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중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 동아리 선택-수업-수시의 만능 키, 독서

새 학년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은 한 달이 정신없이 지나간다. 그중 3월 초·중순에 선택하는 동아리는 대입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기에 어떤 동아리가 나에게 적합한지 미리 고민해두면 도움이 된다. 요즘은 선호가 높은 동아리는 가입 경쟁이 치열하다. 한 분야만 정해두지 말고, 2개 정도 혹은 연관성 있는 분야를 알아 두는 것이 좋다.

책은 동아리 가입과 활동뿐 아니라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동아리 가입 준비를 위한 독서라면 관심 분야별 2권가량을 읽어두길 권장한다. 독서를 통해 동아리 관련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면접에서 유리하다.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독서를 등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책 읽기의 기본이 되어 있으면 학교 교과 과정의 주제 탐구 능력을 ‘증명’하기에 수월하기 때문이다.

처음 책을 선택하는 요령은 특정 키워드 검색으로 쉽게 읽을 수 있어 보이는 책을 선택하거나, 그 분야의 유명한 사람의 책을 읽는 방식을 취하면 된다. 그렇게 한 권의 책을 다 읽은 다음, 그 책을 통해 생긴 궁금증이나 주제를 토대로 두 번째 책을 선택해서 읽자. 관심 분야 및 전공의 적합성을 찾는 데에도 이런 독서 방식이 도움이 된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문과, 이과를 나누지 않고 공통 과정을 밟으면서 자신의 흥미에 따라 심화하고 싶은 분야에 맞는 과목을 직접 선택해 공부한다. 다시 말해 고1 때는 주로 공통과목을 이수하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전공 적합성에 대한 고민이 당장 시급한 건 아니다. 하지만 비교과영역에서는 다르다. 진로가 막연한 것보다는 대략적인 계열 정도는 좁혀 놓는 것이 동아리 선택이나 진로 활동을 계획하는 데 수월할 수 있다.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해서도, 효율적인 고등학교 생활 및 대입 준비를 위해서도 진로에 대한 고민은 중요하므로 겨울방학 동안 고민을 충분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연철 소장은 “예비 고1의 겨울방학을 다양한 교과의 전반적인 이해와 관심 분야에 대한 적합도를 높이는 데 투자한다면 고교 진학 후 달라진 환경에 빨리 적응하고 학업에 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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