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의 희망 직업 조사에서 ‘의사’가 전년보다 두 계단 상승한 2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과학자나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신산업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 학생들도 증가 추세다. 다만 희망 직업이 없는 학생들의 증가 추세는 이어졌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지난 6월5일부터 7월18일까지 전국 1200개 초·중·고교의 학생과 학부모, 교원 등 총 3만8302명을 대상으로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를 실시하고 26일 그 결과를 공개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지난 2007년부터 해마다 전반적인 초·중·고교별 진로교육 현황과 인식을 묻는 조사를 해왔다.
올해 조사 결과, 초등학생의 희망 직업 1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운동선수(13.4%)인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의사(7.1%)로 지난해 4위에서 두 계단 올랐다. 3위는 교사, 4위는 창작자(크리에이터)였다. 중학생의 희망 직업 1위는 교사(9.1%)였다. 2위는 의사(6.1%)로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유지했고 3위는 운동선수, 4위는 경찰관·수사관으로 나타났다. 고등학생의 경우, 1위는 교사(6.3%), 2위는 간호사(5.9%), 3위는 생명과학자·연구원(3.7%)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등학생들 가운데서도 의사의 인기 순위는 지난해 7위에서 올해 5위로 상승했다. ‘의사 선호’ 현상이 학생들의 희망 직업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컴퓨터공학자나 생명과학자 등 신산업 관련 직업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 또한 강해지고 있다. 고등학생의 경우 생명과학자·연구원의 인기 순위가 지난해 9위에서 올해 3위로 큰 폭으로 올랐고, 컴퓨터 공학자·소프트웨어 개발자도 지난해 5위에서 올해 4위로 상승했다. 교육부는 생명과학자, 웹 개발 및 운영자, 정보통신(IT)공학자, 컴퓨터·모바일게임 개발자,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개발자 등 신산업 분야 직업을 희망한다는 학생 비율이 2013년에 견줘 중학생은 1.5배, 고등학생은 3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조사에 참여한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관계자는 “사회 변화에 맞춰 학생들의 관심사가 다양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공무원은 초·중·고교생 조사에서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인기가 시들해진 모습이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중학생 희망 직업 순위 10위에 올랐는데 올해는 17위로 하락했다.
“희망하는 직업이 없다”고 답하는 초·중·고교생의 비율은 증가 추세를 유지했다. 희망 직업이 아직 없는 것으로 조사된 학생은 초등학생 20.7%, 중학생 41%, 고등학생 25.5%로 고등학생을 빼고 전년(초등학생 19.3%, 중학생 38.2%, 고등학생 27.2%)보다 증가했다. 이 비중은 2015년(초등학생 9.7%, 중학생 27%, 고등학생 18.3%)이후 꾸준히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학생들에게 희망직업이 없다고 응답한 이유를 물으니 초(43.9%)·중(54.6%)·고교생(40.2%) 모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몰라서”라고 답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몰라서’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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